초등학생 시절 나의 물음은 '나는 작은 대한민국이다'였지만
BTS는 지금 나에게 큰 대한민국이 되어 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할 때 동포와의 만남 자리에 항상 보이는 문구가 있다. 바로 ‘여러분이 대한민국입니다’라는 말이다. 이 문구를 뉴스에서 처음 봤을 때 나는 깜짝 놀라며 한 가지 기억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시절 교육청 글쓰기에 내가 투고한 글의 제목이 ‘나는 작은 대한민국이다’였다. 어린 시절부터 외국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많았던 내가 그들을 살갑게 대하며 영어로 소통할 때나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 항상 들었던 말은 ‘너는 참 예의가 바르구나, 영어를 참 잘하는구나, 바이올린을 참 잘 연주하는구나’라는 말이 아니었다. 신기하게도 그들에게 비친 나의 모습은 ‘한국 애들은 참 예의 바르네, 한국 애들은 영어를 참 잘하네, 한국 애들은 악기를 참 잘 다루는구나’였다.BTS는 지금 나에게 큰 대한민국이 되어 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왜 내가 하는 모든 것을 한국 애들이 하는 걸로 얘기하는 걸까?라는 신기한 마음에서 썼던 글은 나에게서 한국을 보는 외국인의 시선을 담은 내용이었다. 그래서 결론은, 나의 모습은 외국인에게는 작은 대한민국이었던 것이다. 지금 나는 고등학교 12학년. 미국 유학생으로서 초등 시절 품었던 그 물음에 대한 답을 먼 이국 땅에서 듣고 있다. 바로 BTS(방탄소년단)!
그들이 내 어린 시절의 신기한 기억에 대한 답을 주고 있다. 내가 미국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Where are you from?”(너 어느 나라에서 왔니?)이다. 코리아라는 답 뒤에 항상 ‘Do you know BTS?’(그렇다면 방탄소년단을 아니?)라는 질문이 공식처럼 따라 붙는다. 내가 한국에서 온 한국인이라는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나에게 BTS의 모습은 없다. 또한 BTS에게도 나와 닮은 구석은 없다. 하지만 미국 친구들은 나에게서 BTS를 본다.
미국에서 BTS는 대단하다. BTS를 아는가?라고 물을 때 나는 자랑스럽다. 초등학생 시절 나의 물음은 ‘나는 작은 대한민국이다’였지만 BTS는 지금 나에게 큰 대한민국이 되어 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사람들은 BTS를 보고 또 얘기한다. ‘한국 사람은 참 재능이 뛰어나다’고. 역시 BTS도 작은 대한민국인 것이다. 나는 작은 대한민국이고, BTS도 작은 대한민국이며, 당신도 역시 작은 대한민국이다.
손예지 생글기자(Faith Bible Christian School 10년) yyyy0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