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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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철학·과학·수리 넘나들며 해석 가능한지 평가
연세대학교 인문논술은 매년 다른 주제를 다루지만, 그 안에 흐르는 출제 철학은 일관됩니다. 하나의 시험지 안에서 철학·문학·사회과학·통계·수리까지 넘나들며, 수험생에게는 단순한 암기력이 아니라 교차 해석 능력을 묻습니다. 문제의 표면은 늘 달라지지만, 그 속에 숨은 구조와 대비의 방식은 꾸준히 반복됩니다.연세대학교 인문논술은 해마다 다른 얼굴로 등장하지만, 그 속에 흐르는 논리의 뼈대는 놀라울 만큼 견고합니다. 3개년간 기출을 나란히 펼쳐놓고 읽다 보면, 출제진이 수험생에게 묻고 싶은 것은 결국 하나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단편 지식의 소유 여부가 아니라, 상이한 학문 언어를 횡단하며 관점을 세우고, 자료를 근거로 그 관점을 검증하며, 계산의 결과를 사회적 언어로 번역하는 힘입니다. 말하자면 철학과 사회과학, 통계와 수리, 그리고 때로는 영어 텍스트까지 한 호흡으로 묶어 서사의 줄기를 뽑아낼 수 있는지를 본다는 뜻입니다.2023학년도 1번 문항군은 한 제시문을 ‘기준 틀’로 삼아 다른 제시문을 설명하게 합니다. 해석의 방향이 정해지면 비교는 수월해집니다. 기준이 서면 관점의 공통분모와 차이를 명료하게 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4학년도 1-1은 이 방향을 뒤집어, 구체적 경험의 서사를 매개로 두 이론을 재단하게 했습니다. 추상적 개념을 사례로 검증하는 변주입니다. 결국 두 해가 요구한 사고의 규율은 동일합니다. 관점을 정의하고, 동일한 사실을 서로 다른 언어로 해석해본 뒤, 어느 언어가 무엇을 더 잘 설명하는지 근거를 들어 말하라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떤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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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연세대, 8일 논술시험 한 번 더 본다
2025학년도 수시 자연계열 논술 전형에서 ‘문제 유출’ 논란을 겪은 연세대가 다음 달 8일 추가 시험(2차 시험)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지난 10월 치러진 1차 시험 합격자 261명을 그대로 뽑되, 2차 시험에서 같은 인원을 추가로 선발한다는 계획이다.연세대는 27일 입장문을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다음 달 8일 치러지는 2차 시험엔 1차 시험 응시자 전원이 응시할 수 있다. 1차 시험 합격자는 예정대로 261명을 선발해 다음 달 13일 발표한다. 2차 시험 합격자는 12월 26일 이전에 발표할 예정이다.연세대 수시 선발 인원이 늘어난 만큼 현 고1이 응시하는 2027학년도 모집 인원은 줄어든다. 교육부는 현행 ‘신입생 미충원 인원 이월 및 초과모집 인원 처리 기준’에 따라 모집인원을 초과 선발한 대학에 시정·변경 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 2년 뒤 적용된다. 교육부는 “대학 과실로 인한 초과 모집에 해당하므로 2027학년도 모집 인원 감축 명령이 가능하다”고 밝혔다.연세대가 이런 결정을 내린 데는 재시험만 치르거나, 수시 합격자 없이 그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면 그 어떤 경우라도 수험생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학 측은 “수험생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교육부와 협의했고, 법적으로도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선발 인원이 기존의 ‘두 배’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1·2차 중복 합격자를 감안하면 최종 합격자는 261명과 522명 사이가 된다.2차 시험 합격자 발표가 수시 1차 등록 마감일인 12월 18일 이후에 이뤄지기에 중위권 대학 수시 1차 선발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세대 1차 시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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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수리문제, 논술 평가의 결정적 요소 아니다
지난호(2024년 3월 18일 자)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연세대 신유형의 자료 해석과 수리논술 유형을 2023학년도 2번 세트를 중심으로 다뤄보겠습니다.연세대학교의 신유형은 2020학년도부터 출제된 유형을 뜻합니다. 2019학년도까지는 소문항으로 나누기보다 1·2번 문항을 보통 1000자 내외로 출제했고, 수리논술과 관련된 문항이나 영어 제시문의 출제가 없었습니다.그러나 2020학년도부터는 수리논술과 영어 제시문을 전 계열 공통으로 출제하고 있고, 그에 따라 수리적 역량과 영어 제시문의 논지 이해력 등에 균형적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합격을 기대할 수 있게 변화했습니다. 또 문항도 각 1·2번이 소문항 2개씩으로 분할되어 있는데, 이번 호와 다음 호에 이어서 다룰 2번 세트는 대체적으로 자료 해석과 수리논술을 포함하고 있습니다(1번 세트는 일반적인 한글 및 영어 지문으로 비교, 평가, 분석 등의 유형).연세대 수리논술 역대 기출문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2020학년도(시험 2019년) 모의논술은 실질적으로 수리논술이 없었으나, 2020학년도 실제 시험에서는 2개 교시에서 조건부확률과 확률밀도함수 문제가 출제됐습니다. 2021학년도 수시 문제부터는 출제 범위가 확률과통계에서 수학2로 이동했습니다. 선택과목인 확률과통계가 아니라 공통과목인 수1·2에서 출제해 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없애고자 한 의도가 엿보입니다. 문제의 난이도 관점에서는 21학년도가 가장 어려웠고, 이후 매년 쉬워지는 추세였습니다.기본적으로 수학의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을 평가하는 논리적 사고 전개 능력을 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모습입니다. 수학 고난도 문제풀이의 해결력은 합격을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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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설명과 평가'는 연세대 논술의 핵심 유형
지난 시간 연세대학교 23학년도 기출문제 1-1번은 ‘설명’을 요구하는 문항이었습니다.[문제 1-1] 제시문 (나)를 바탕으로 기술에 대한 제시문 (가)와 제시문 (다)의 주장을 설명하시오.설명은 “어떤 일이나 대상의 내용을 상대편이 잘 알 수 있도록 밝혀 말함”을 뜻합니다. (나)를 바탕으로 설명하라는 요구는 각각의 제시문을 (나)의 설명과 개념으로 재해석해 풀어내라는 의미라고 볼 수 있겠네요. 예를 들어 ‘민주주의’라는 제도를 설명할 때 [정치적]인 관점으로 설명하라고 한다면 존엄성과 권리, 시민의 주체성과 권력분배라는 개념을 동원해 풀어낼 거예요. 하지만 [경제적]인 관점으로 풀어낸다면 자유, 효율성, 장기성 등의 개념을 사용하겠지요 설명이라는 문제를 대할 때에는 기준 제시문이라는 프레임을 적극 사용해 대상을 새롭게 풀어내겠다고 생각해보면 본질적으로 출제 의도에 맞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가) 제시문은 ‘묵자’의 주장을 설명합니다. 묵자는 사람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유용한 것을 만드는 기술이 훌륭하다고 주장하며, 기술은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의로운 일에 써야 함을 역설합니다. 묵자의 ‘유용하지 않은 기술’을 풀어낸다면 (나) 제시문의 순수 기술 개념을 사용하면 될 것 같지요? 아래의 내용을 활용해봅시다.(나) 반면에 그 자체로서는 수익성이 없지만, 원인을 발견하고 이치를 밝히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방대한 기술들이 있다. 순수하게 사물의 본성 그 자체를 제대로 알기 위해 사용되는 이러한 기술들은 세상을 밝게 비추는 빛과도 같은 지식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지식은 그 자체로서는 당장 눈에 띄게 큰 역할을 하지 못할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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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연세대 모든계열 영어지문·수리논술이 변별력 갈라
이번에는 지난 호에 이어 연세대학교 2021학년도 기출문제의 문제 2번 세트를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시간 1번 세트에서는 <다>의 영어제시문을 포함하여 분석과 평가 위주의 유형을 풀었습니다. 2번 세트는 연세대학교의 특징적 문항 중 하나인 자료해석과 수리문제를 포함합니다. 연세대학교는 논술고사에서 다면적 사고를 평가하려 하는데, 2019학년도부터 출제되는 ‘신유형’은 다면적 비교의 비교적 정형화되었던 물음을 탈피하여 영어를 포함한 문해력과 비판적 사고능력, 수리논리적 사고 측정에 무게를 실어가는 중입니다. 특히 2022학년도(작년)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수리문제의 변별력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초심자들에게 제일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연세대학교 경영경제계열이 아닌데 수리논술을 풀어야 하나요?”였습니다. 연세대학교는 인문논술을 인문계열과 사회계열로 출제하나, 문항의 출제유형은 모든 계열에서 동일합니다. 저처럼 철학과를 가고 싶은 학생이라고 하더라도 수리논술을 풀어야 하며, 경영학과를 지원하는 학생도 영어 제시문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연세대학교 인문논술을 준비하려고 한다면 수능최저자격이 없더라도 영어와 수학 공부 또한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오늘도 마찬가지로 답안과 해제는 다음 시간에 공개합니다. 문제 풀이 과정에서 질문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아래 이메일로 문의하도록 하세요. (imsammail@gmail.com)[문제2-1]<제시문 라>의 연구는 국민 1인당 소득이 상위 25%인 국가들만 대상으로 수행되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민 1인당 소득이 하위 25%인 국가들의 소득 불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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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 길잡이 기타
연세대·서울시립대 등 수능 이전에 논술…'수시 납치' 조심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9월 모의평가 가채점 기준으로 정시에 지원할 대학을 점검한 뒤 그보다 한 단계 높은 대학으로 수시 지원전략을 확정지을 때다. 이때 수시 논술 및 면접일정도 꼼꼼하게 체크해봐야 한다. 대학별고사 일정이 겹치지는 않는지, 대학수학능력시험 전에 논술 및 면접전형을 실시하는지 여부도 점검 대상이다. 2022학년도 수시모집 논술 및 주요 대학 면접 일정에 대해 안내한다. 수능 이전 대학별고사 실시 대학 지원, 9월 모평 분석 이후 판단해야수시는 6번의 지원 중 한 곳이라도 합격하면 수시 합격 대학에 무조건 등록해야 한다. 정시는 아예 지원조차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수시납치’라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수시납치는 정시에서 더 수준이 높은 대학에 합격할 만한 수능성적을 받았음에도 수시에서 하향지 원으로 수시 합격 대학에 어쩔 수 없이 등록해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수시 지원 시 항상 이 같은 수시납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수능 이후에 논술, 면접을 실시하는 전형은 수시납치를 피할 수 있다. 수능 가채점 후 수시 지원 대학보다 높은 수준의 대학에 정시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면 수시 논술 및 면접에 불응시함으로써 일부러 불합격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문제는 수능 전 논술 및 면접 실시 전형이다.논술전형의 경우 연세대, 서울시립대(자연), 홍익대, 경기대(인문), 성신여대(자연) 등이 수능 전에 논술을 실시한다. 학생부 전형 면접은 주요 21개 대학 내에서 연세대 추천형, 고려대 계열적합형, 성균관대 학과모집, 이화여대 고교추천, 한국외국어대 면접형 등이 수능 전에 면접을 실시한다.이 같은 수능 이전 논술 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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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 길잡이 기타
9월 모평 가채점 백분위로 정시·수시 목표대학 정해야
9월 10일(금)부터 대학입시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실시한다. 9월 모의평가 직후 가채점 결과를 기준으로 수시 지원 대학 및 학과를 최종 결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입시기관별 9월 모평 예측 등급컷, 백분위 등을 참고해 본인의 전국 위치를 점검하고 정시 목표 대학을 우선적으로 확정 짓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입시기관별 정시 지원 가능 점수와 함께 대학별 입시 결과도 꼭 참고해야 할 중요한 자료다. 대학 공식 발표 자료인 ‘어디가’의 지난해 주요 15개 대학 수시·정시 입시 결과를 분석해본다. 정시 국·수·탐 백분위 평균, SKY대 인문 98.7~92.5점, 자연 99.5~91.5점대입정보포털 ‘어디가(www.adiga.kr)’는 매해 전국 대학의 수시 및 정시 입시 결과를 발표한다. 대학 공식 발표 자료이기 때문에 가장 공신력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대학별 발표 기준이 50%컷, 70%컷으로 통일되면서 대학 간, 대학 내 학과 간 입시 성적을 비교하기 편해졌다. 특히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정량평가 중심인 정시에서 동일 기준 비교는 지원 시 큰 도움이 된다.국어, 수학, 탐구 백분위 평균(100점 만점), 70%컷 기준으로 서울대 인문은 최고 98.7점(소비자학 전공) 최저 96.8점(국어교육과)의 분포를 보였다. 자연은 최고 99.0점(의예과) 최저 92.5점(지구과학교육과)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인문 최고는 97.3점(심리학과) 최저 92.5점(식품영양학과(인문))이었고, 자연은 최고 99.5점(의예과) 최저 93.5점(실내건축학과(자연))으로 확인된다. 고려대 인문 최고는 97.3점(경영대학) 최저 94.1점(역사교육과)이었고, 자연은 98.8점(의과대학)~91.5점(보건환경융합과학부)의 분포를 보였다.한 가지 특이한 점은 지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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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생글이 통신
D-100이 깨진 지금, 자신을 믿고 맘 편히 준비하세요
정시 일반전형으로 연세대 경영학과 21학번으로 입학한 생글기자 14기 주호연입니다. 어느덧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두 자릿수가 남았다고 합니다. 분명 1년, 300일, 200일 이럴 때는 시간이 많이 남아 보이더니 두 자릿수대로 줄어들면 유독 얼마 안 남은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모두 정도는 다르지만, 수능이 가까워짐에 따라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할까 하는 불안감이 들 것입니다. 오늘은 이런 시기에 어떻게 멘탈 관리를 하면 좋을지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정시를 목표로 하더라도 수시 지원 포기 말아야첫 번째로 하고 싶은 얘기는 여러분의 성적이 얼마나 나쁘든 수시를 준비하고 지원하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지원한 학과가 수능 이후에 결과가 발표됐을 때 유달리 합격 커트라인이 낮을지는 그 누구도 단언할 수 없습니다. 제가 다닌 학교는 특성상 정시가 유명한 학교였고, 내신 경쟁이 치열해 일찍이 정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도 2학년까지는 상승곡선을 그리면 된다고 하며 수시 준비를 열심히 했습니다. 하지만 성적은 하락했고 정시로만 대학을 가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모의고사에서 나온 점수로 갈 수 있는 대학들이 수시로 갈 수 있는 대학에 비해 범위가 넓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로 선생님들과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만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 상담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성적이 좋지 않아도 현역으로서 수시를 포기하는 것은 정시를 망치는 지름길이라는 뜻밖의 답변을 들었습니다. 수시와 정시를 같이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정시를 망쳐도 돌아갈 ‘최후의 보루’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정시만 준비하는 사람에게 정시를 망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