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week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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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품격 낮은 대중문화 넘쳐나는 건 인간사회의 한 단면에 불과…자본주의 도입 후 예술가 대거 등장
자본주의가 ‘천박한 물질주의’를 조장한다고 비난하는 사람이 많다. 자본주의가 사람들로 하여금 고차원적이고 고상한 것보다는 감각적이고 쾌락적인 것만을 추구하게 하고, 물질적으로는 풍요롭게 하지만 사람들의 영혼과 정신은 파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술이 쇠퇴하고 허접스럽고 천박한 대중문화가 판을 친다는 것이다.그것은 정말 오해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저질 출판물이나 영화, 포르노와 같은 천박한 대중문화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자본주의 사회의 한 단면에 불과할 뿐이다. 오히려 자본주의가 도입되고 발전하면서 예술이 더 발달했으며 많은 사람이 고상한 문화를 더욱 즐기게 됐다.인간의 삶에서 먹고 마시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고상한 정신적인 욕구가 있다. 그런 정신적인 욕구도 물질적인 토대가 있어야 쉽게 충족시킬 수 있다.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하는 생활환경에서는 정신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문화를 창조해갈 수 없다. 물론 수도승처럼 모든 물질적인 것을 벗어나 완전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런 생활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물질적인 생활조건을 개선하려고 노력한다.그렇다고 사람들이 물질적인 면만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니다. 먹고 마시는 것에 중점을 두는 그런 생활은 그야말로 권태롭고 공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권태로움과 공허함에서 벗어나고자 음악 미술 문학 등의 예술활동을 하며 즐겼다. 이런 과정에서 사회 분업의 결과로 음악가 미술가 문학가라는 새로운 직업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이런 예술 행위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저 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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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통화제도는 간섭주의의 일종…과도한 통화팽창이 경기변동 초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소득불평등이 심화됐기 때문에 발생했고 소득불평등은 다시 자본주의 탓이라는 것이 시중에 떠도는 주장이다. 이런 불분명한 논리에 따라 미국에서는 금융위기 직후에 ‘월가를 점령하라’는 정치적 구호가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은행을 포함한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보수가 너무 많지 않은가 하는 논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리고 《21세기 자본》을 쓴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를 포함한 일부 경제·경영학자는 소득세 최고 세율을 인상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미국에서 소득불평등이 2008년을 전후해 급격히 악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소득불평등이 그때보다 훨씬 더 나빴던 때도 경제가 위기에 빠진 적은 많지 않다. 그러므로 소득불평등을 포함한 불평등이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틀린 것이다.북한과 옛 소련 등 공산주의 사회의 불평등이 자본주의 사회의 불평등보다 더 큰 게 사실이다. 그러므로 자본주의가 소득불평등을 악화한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자본주의가 완전히 평등한 사회를 이루지는 못하지만 더 평등한 사회를 구현하겠다고 피케티처럼 각종 정부 정책을 통해 시장 간섭을 한다면 역설적이게도 불평등은 더 악화될 공산이 크다.어떤 국가도 간섭주의 또는 사회주의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상할 수 있는 불평등(왜냐하면 완전한 자본주의에서도 천부적인 재능, 외모 등으로 불평등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보다 현실에서의 불평등은 훨씬 악화될 수밖에 없다. 현실의 소득불평등을 악화시키는 것 중 하나가 인플레이션이다.지폐의 생산과 유통이 국가 독점이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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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경제적 자유 보장돼야 민주주의 발전…성공한 중산층이 '건전한 민주화' 견인
거래할 자유와 기업할 자유를 기반으로 하는 자본주의는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린다기보다 빈부 격차만 늘릴 뿐이라는 반(反)시장적 비판의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민주(民主)란 다수의 합의로 공공정책을 결정하는 정치질서를 의미한다. 자유시장에 대한 이런 불신 때문에 ‘경제적 자유’는 억압해도 되지만 참정권을 의미하는 ‘정치적 자유’와 언론·출판·집회의 자유를 의미하는 ‘시민적 자유’는 어떤 이유로든 제한해서는 안 될 절대적 가치로 여기는 게 좌파 사상이다. 그러나 경제적 자유를 가볍게 보는 태도는 시장질서에 대한 무지와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다.자유시장은 시민적 자유와 민주주의가 번창할 수 있는 유일한 토양이라는 걸 직시해야 한다. 투자와 창업을 결정하고 가정의 살림살이를 관리하는 사람들은 자동차, 냉장고 등 상품에 대한 의사를 돈으로 표현한다. 시장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방법을 배우고 학습하는 사람들이 정치에서도 표로 의견을 표현하고 합당한 정당과 정치인을 선택하는 방법을 깨닫지 못할 이유가 없다.경제적 자유화는 의사결정을 수많은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분산시킨다는 뜻이다. 그런 분산의 결과, 다양한 생각과 삶의 목적 등 다원적 사회가 형성되는데 이는 권위주의 대신 다원적 대의제 민주정치의 전망을 높여준다. 흥미로운 건 경제적 자유는 경제적 번영을 거쳐 민주 발전을 일군다는 점이다. 경제적 자유 없이는 어떤 사회도 번영을 기대할 수 없다. 인류가 척박한 원시시대를 극복하고 문명화된 길을 연 건 사유재산제와 시장의 발달 덕이었다. 한국이 1960년대 1인당 소득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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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자원이 공동 소유되면 누구도 자산가치 유지위한 노력 안해…부 늘수록 환경개선 비용 더 부담…선진국일수록 맑은 공기 누려
‘환경 파괴의 주범은 자본주의.’ ‘지구를 파괴하는 자본주의에 맞서라.’ ‘자본주의에 침묵하는 환경 운동은 틀렸다.’인터넷 검색창에 ‘자본주의 환경’이라는 키워드를 쳐보면 자본주의가 환경을 파괴한다는 위와 같은 제목의 글들이 넘친다. 이를 보면 사람들이 자본주의와 환경의 관계를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인간의 욕망과 이익 추구에 기반하고 있는 자본주의는 그 내부에 반(反)환경 DNA가 내장돼 있기 때문에 환경 및 생태계 보호와는 양립할 수 없다고 하는 내용이다. 따라서 이들이 내세우는 대안도 대부분 자본주의에 맞서 싸우고 (생태)사회주의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에서의 시장과 가격 메커니즘 대신에 사회주의에서의 계획경제와 통제가 환경을 더 잘 보호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그런데 이것은 너무나 순진하고 단순한 생각이라는 것이 역사적으로도 증명됐다. 독일을 보자. 통일 전 서독 사람들은 사회주의 동독이 서독보다 환경보호를 잘하고 있다는 환상을 갖고 있었다. 실상은 전혀 달랐다. 통일이 돼 동독 지역의 환경 관련 실태를 돌아본 결과는 경악 그 자체였다. 공장 주변 등 눈에 보이는 곳에는 나무가 심어져 있는 등 환경이 잘 보전돼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땅 밑에는 엄청난 양의 오염물질이 매장돼 있었던 것이다.1990년 동독은 서독에 비해 아황산가스를 11.5배나 더 많이 배출했으며, 분진은 8배나 높았을 정도로 대기오염이 심각했다. 산림은 36%가 확실하게 손상됐으며, 이는 서독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였다. 그것만이 아니다. 1989년 기준으로 전체 강(江)의 3%만이 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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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영업시간·점포간 거리 제한 등 경쟁 차단하는 규제정책…사농공상(士農工商) 앞세운 조선시대 '시장 적대적 DNA' 흔적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문장이다. 허생원, 조선달, 동이 이렇게 세 사람이 봉평장을 보고 대화장에 가기 위해 밤길을 걷는 정경을 그린 것인데, 소설 시점은 1936년 여름이다. 지금은 여름 지나 추석이 코앞이지만 가을메밀이 한창이고 달빛은 청량하니 이 문장을 다시 읽고 음미해도 좋을 것이다. 소설 속 허생원의 직업은 5일장을 찾아다니며 장사하는 장돌뱅이다. 5일장은 하이에크의 표현을 빌리면 자생적 질서에 해당한다. 국가를 포함한 그 누구의 의도적 계획의 산물이 아니라 생존과 번영을 위한 교환 본능에 따라 사람들이 모여 시장이 형성되고, 처음에는 보름 또는 열흘에 한 번씩 장이 열리다 5일에 한 번으로 최적화한 것이다.이 자생적 질서가 교묘하고 놀라운 것은 특정 지역의 장날을 중심으로 이웃하는 읍면에서 순차적으로 5일장이 열린다는 점이다. 그래서 소설 속 허생원처럼 장사꾼들은 오늘은 봉평장, 내일은 대화장, 모레는 제천장…그리고 닷새 후에는 다시 봉평장으로 돌아가며 장사를 계속할 수 있었다. 그러다 교통이 편해서 사람이 더 많이 모이는 5일장은 상설시장으로 발전했다.시골에 열리는 장이라 해서 향시(鄕市)라고도 했던 5일장이 정확히 언제부터 자생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성종실록’에 기록이 있음을 볼 때 향시는 이미 1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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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상품과 원자재 가격 모두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생산비용이 가격 결정' 생각은 마르크스 노동가치설의 변종
우리 사회에서 정말 사라지지 않는 뿌리 깊은 오해가 있다. ‘비용이 가격을 결정한다’는 믿음이다. 다시 말하면 재화 생산에 들어간 비용 즉 생산요소 가격에 의해 재화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재화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궁극적인 요인은 소비자의 수요다. 소비자 수요가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생산요소 가격이 재화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다. 재화 가격이 생산요소 가격을 결정한다.비용이 가격을 결정한다는 생각은 마르크스의 노동가치설의 변종이다. 노동가치설은 상품 가격(가치)이 생산에 투입한 노동량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론으로 애덤 스미스와 데이비드 리카도에 이어 카를 마르크스가 계승 발전시켰다. 노동가치설은 1870년대에 이르러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카를 멩거와 영국 경제학자 윌리엄 제본스의 ‘한계효용이론’에 의해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1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산에 투입한 비용이 재화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다. ‘커피 원가는 얼마 되지도 않는데 스타벅스가 커피값을 너무 비싸게 받는다’ ‘기업들이 원가에 비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 ‘피서지에서 상인들의 바가지요금이 횡행한다’ 등과 같은 주장을 흔히 들을 수 있다. 심지어 제품 제조에 들어가는 생산요소 비용이 올랐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제조업자의 설명을 자주 듣곤 한다.재화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고 답한다. 그러나 이런 사람 중에서도 실제로는 기업이 원가에다 이윤을 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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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국제 원자재값 떨어져도 물가 하락에 영향 미쳐…인플레·현금보유 동시 진행으로 부동산 등 개별 재화는 상승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9개월째 0%대를 기록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진다. 디플레이션 우려는 한국은행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오래전부터 제기되고 있다. 디플레이션에 관한 한 일본도 상황은 비슷하다. 불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물가가 하락하자 일본 내외의 경제분석가들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디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이들은 대개 인플레이션도 나쁜 것으로 여긴다. 디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둘 다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근본적인 의문은 지금의 국내 경제 상황을 과연 디플레이션으로 규정할 수 있느냐다.먼저 디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의 정의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디플레이션이란 통화 공급량이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반대로 통화 공급량이 증가하는 것을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오늘날 케인스 추종자를 포함해 대부분의 일반인은 ‘전반적인 물가 하락’을 디플레이션으로 정의하지만 그것은 틀린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물가 상승’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틀리기는 마찬가지다.물가 하락(상승)은 통화 공급량 감소(증대) 때문일 수 있고 다른 원인의 결과일 수도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이든 물가 하락(상승)은 결과이지 그 자체가 디플레이션(인플레이션)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가 하락(상승)을 디플레이션(인플레이션)으로 정의하는 것은 디플레이션(인플레이션)의 원인을 모호하게 해 그 해결을 어렵게 한다.재화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일곱 가지를 꼽을 수 있다. 가격에 대한 기대, 개별 재화의 수요·공급 등과 같은 것은 비화폐적 요인이고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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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석기시대 환경에 적응된 경제 태도
사람의 두뇌에는 경제를 인지하고 다루는 다양한 성향(이론)이 각인돼 있다. 이 중에는 보기 듣기 말하기 능력처럼 본능적으로 갖고 태어나 별도의 학습 없이도 습득한 선호와 믿음이 있다. 예를 들어 생산보다 나눔을, 자유보다 평등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와 경쟁에 대한 혐오, 부자에 대한 의심과 질시 등이 경제에 대한 본능적 지식에 기초한 성향이다. 이런 선천적인 경제지식을 ‘민속경제학’이라고 한다. 경제학을 배우지 않은 대중이 가진 경제지식이다.이런 경제지식은 자유 경쟁 재산 인격존중 약속이행 등을 기반으로 하는 현대 자본주의의 태도에 매우 적대적이다. 그래서 인간심성은 본능적으로 친(親)사회주의, 반(反)시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유주의 거성 하이에크의 말이다. 자유와 재산권은 태어날 때부터 가진 천부인권이라는 주장은 틀렸다고 보는 이유다. 자유와 시장 관련 도덕·인지적 정서는 셈하기 읽기 쓰기 능력처럼 각별한 시간과 노력을 들인 후천적 학습을 통해서 비로소 습득할 수 있다. 친자유시장 정서·믿음·지식은 후천적 학습을 의미하는 ‘문화적 진화’의 산물이라는 게 데이비드 흄, 애덤 스미스 등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의 핵심적 진화사상이다. 만약 인간이 본능적으로 친시장 성향이라면 자유주의는 자동적으로 성공할 수 있고 모방을 통해서 확산될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는 경제활동도 아주 자유로울 것이다.따라서 왜 인간의 정신구조가 본능적으로 반시장적인가의 문제를 주목해야 한다. 인간의 정신성향은 생물학적 진화사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신생 인류의 본능과 심리적 구조가 형성됐던 원초적 환경이 이 문제의 해결을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