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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시대를 앞서 간 허균의 '호민(豪民)론'
민주주의의 핵심은 무엇일까? 사람들마다 의견은 다르지만 내 생각에는 참여라고 생각한다. 정치 참여와 관련하여 호민을 소개한다.시대를 앞서간 지식인 허균은 자신의 책 허균문선에 “천하에 두려워할 것은 백성뿐”이라며 백성을 원민(怨民) 항민(恒民) 호민(豪民)으로 나눴다. 그에 따르면 원민은 윗사람들이 하는 일에 그저 따르기만 하는 사람이다. 항민은 지배계급에 대한 원망을 품지만 행동에 나서지는 않는 사람이다. 호민은 자기가 받는 부당한 대우와 사회의 부조리에 도전하는 사람이다. 그중 허균이 중요하게 생각한 부류는 호민이다.허균은 호민의 예로 궁예(후고구려 건국자), 견훤(후백제 건국자)을 언급했다. 허균 그 자신도 서얼 철폐라는 부당한 대우에 맞서 서자들과 함께 칠서의 난을 일으켰다. 구한말 동학농민운동, 독립협회의 만민 공동회와 관민 공동회 그리고 100년 전의 3·1운동에 참여했던 시민 모두 호민들이다. 최근의 호민들은 촛불혁명에 나선 시민들이라 볼 수 있다. 과거에는 특정 지배계층만이 정치에 참여해 피지배층을 지배했다. 신분의 이름은 조금씩 달랐지만 권력을 가졌고 견제할 시민들이 없었다. 그러나 그때도 호민들은 잘못된 정치에 항거하여 호민의 역할을 다하였다.우리나라는 해방 후 미국에 의해서 민주주의가 전파되었다. 민주주의의 우월성은 역사가 증명한다. 하지만 아무리 민주주의 사회라도 시민의 참여와 견제가 없으면 멋대로 흘러가기 쉽다. 그러한 까닭에 많은 시민이 스스로 호민이 되어 군부 독재에 맞섰고 그 결과 지금의 민주주의와 시민 사회, 인권 확대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민주화를 위한 운동이 많이 일어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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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중국 덩샤오핑의 '실사구시' 의미
가짜 뉴스들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일하는 방식은 하나만 존재할까? 우리는 어떻게 인생을 스스로 살아갈 수 있을까?우리는 마오쩌둥 사후의 중국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1976년 9월 9일, 중국의 공산주의 혁명가, 대약진운동 추진자, 문화대혁명 주도자인 마오쩌둥이 사망하였다. 강력한 실권자가 사망하면서 문화대혁명이 종료되고 권력에 공백이 생겼다. 마오쩌둥의 측근들인 화궈펑과 덩샤오핑은 공동의 적인 문화대혁명 주도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 투쟁에 나섰다.화궈펑은 위대한 지도자 마오쩌둥의 말은 모두 옳다는 범시론을 주장하였다. 덩샤오핑인 마오쩌둥은 위대한 사상가였지만 그가 한 말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라는 실사구시론을 펼쳤다. 당시 중국인들은 문화대혁명의 공포를 경험한 터라 실사구시론을 지지했고 당 간부들도 이에 따랐다.덩샤오핑은 이후 흑묘백묘(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다)를 내세우며 자본주의를 혼합한 개혁개방을 내세웠다. 그는 중국이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하고 개혁개방이 부진할 때 자신이 직접 지역으로 가 개혁개방의 필요성을 연설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중국은 크게 성장하였고 덩샤오핑은 현재 중국인들의 정신적 지주 중 한 명이 되었다.중국인들은 흔히 “중국이 잘살게 된 것은 덩샤오핑의 덕”이라는 말을 한다. 나 또한 현대인들은 덩샤오핑을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많은 정보들과 뉴스 중에 진짜를 알기 위해서는 사실에 입각해 진리를 탐구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우리가 스스로 진짜 소식을 파악하려고 해야 한다. 공부든 업무든 일을 하는 방식에 있어 유연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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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금융의 날'을 맞아 생각해보는 금융의 역할
매년 10월 마지막 화요일은 금융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금융의 날’이다. 국민의 저축 정신을 기르고 저축, 보험, 증권 사업을 증진하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지만 처음부터 ‘금융의 날’은 아니었다. 금융의 날의 시초는 ‘저축의 날’이었다. 1964년 ‘저축의 날’(9월 25일)을 대통령령으로 제정해 시행했다.그러다 1973년 3월 30일 ‘증권의 날’과 ‘보험의 날’이 흡수 통합되고 2016년부터는 ‘저축의 날’이 52년 만에 ‘금융의 날’로 이름이 바뀌었다. 금융위원회는 당시 이름이 바뀐 이유를 “국민의 재산형성 방식이 저축뿐만 아니라 펀드 투자로 다양화되고, 금융의 역할도 확대된 기류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하였다. 금융 환경의 변화에 오직 저축만 장려하기보다는 펀드나 투자, 개인 간 대출과 같은 다양한 방식의 금융 환경을 적절히 고려한 것으로 이해된다.금융의 날이 되면 금융위는 금융의 날 기념식을 연다. 올해도 역시 10월 마지막 화요일인 10월 29일 금융의 날을 맞아 기념식이 열린다. 기념식에서는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정부포상도 수여된다. 금융혁신 부문과 서민금융 부문 그리고 저축부문 등으로 나눠 시상한다. 금융혁신 부문과 서민금융 부문은 금융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주로 상을 받는다. 반면 저축부문은 일반인에게도 상이 많이 돌아간다. 금융위가 제시한 저축부문 포상 기준을 보면 근검·절약·저축생활을 몸소 실천하고 주위에 저축을 적극 권장하는 등 국민의 저축심 함양과 저축 증대에 기여한 공이 큰 자, 저축우수사례로 일반 국민에게 널리 홍보할 만한 저축유공자 및 미담자가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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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KOTRA가 개최한 외국인을 위한 한국 문화 체험 행사
지난 9월 28일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개최한 ‘Get to Know KOREA’ 행사가 경기 파주에서 열렸다. KOTRA는 무역진흥과 국내외 기업 간의 투자 및 산업·기술 협력의 지원을 통해 경제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설립된 정부투자기관이다. ‘Get to Know KOREA’는 KOTRA 산하 외국인 투자 유치 전담 기구인 Invest KOREA가 외신기자와 외국투자기업의 임직원 및 가족을 초대해 한국을 알리고 한국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행사로서 2008년부터 매년 시행돼 오고 있다.이번 행사에는 파이낸셜 타임스, 소시에테 제네랄, 에르메스 등 15개 기업에서 총 40명이 참여하였다. 오전에는 파주에 있는 헤이리 예술 마을에서 전통 물레를 이용한 도자기 만들기와 도자기 페인팅을 하며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오후에는 오두산 통일 전망대로 이동해서 한국 분단의 역사와 통일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북한 지역을 직접 눈으로 보는 의미 있는 경험도 하였다.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행사에 참여한 프랑스인 가족은 “가족들과 함께 한국 문화를 체험해 보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중국계 미국인 부부는 “이렇게 가까이 북한 마을을 바라보니 특별한 느낌”이라고 말하면서 중국과 미국이 한국과 북한에 미치는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에 대한 의견을 다른 참석자들과 공유하기도 하였다. 오두산 통일 전망대에서 북한을 바라보며 나눈 대화를 통해 외국인들이 북한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외국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한국인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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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존엄사'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와 가치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게 하는 행위. 이를 존엄사라고 한다.2012년 출간된 조조 모예스의 <미 비포 유>는 존엄사라는 사회적 문제를 로맨스로 풀어낸 책이다. 이 책에는 한순간의 사고로 ‘C5/6 사지마비 환자’가 된 윌 트레이너와 그를 간병하는 간병인 루이자가 등장한다. 사지마비 환자인 트레이너가 돌아갈 수 없는 자신의 과거를 그리워하며 현재의 자신을 미워하고 자책하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트레이너는 소위 말하는 성공한 사람의 부류에 속한다. 그는 사지마비로 인해 존엄사를 택했고, 그 기간 동안 루이자라는 간병인을 만나게 된다. 루이자는 그의 생활에 밝은 빛을 내주었고 존엄사에 대한 선택을 바꾸려 하지만 트레이너는 자신의 선택을 이어나간다는 내용이다.이 책은 2016년 영화로도 상영됐다. 영화의 <미 비포 유>는 트레이너와 루이자의 로맨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책의 <미 비포 유>는 타인이 바라보는 시각, 존엄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내 아들은, 내 목숨과 같은, 아름다운 청년은, 이런…. 한 덩이 나무토막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미치도록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이는 트레이너의 부모님이 말한 대사다. 이 대사를 통해 트레이너의 결정이 자신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먼저 생각하고 트레이너의 삶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존엄사를 바라보는 타인의 불편한 시선들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이다.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존엄사라는 주제를 많은 이들이 알아가는 중이다. 존엄사를 담아낸 책은 물론 드라마, 영화 등이 제작되고 있고, 그만큼 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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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보존vs 개발…아마존 열대우림을 둘러싼 논쟁
두 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산불로 전 세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지구 산소의 20% 이상을 생성해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고 있으며 지구 생물 종의 3분의 1이 존재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그 생태적 가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다.아마존의 불길이 거침없이 번지자 환경단체와 국제사회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에게 조속한 진화를 촉구해왔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주권 침해라고 반발하며 국제사회의 염려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다 뒤늦게 산불 진화에 군병력을 투입했다. 특히 이번 브라질 열대우림의 산불 원인이 가축을 키우기 위한 목초지와 경작지를 확보하려고 농부들이 일부러 산에 불을 지른 것으로 밝혀져 아마존을 보호 대상이 아니라 개발 대상으로 보고 반환경적 정책을 펴온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향한 전 세계의 비난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소를 키우는 목축업은 아마존 열대우림을 훼손하는 것 외에도 대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구 전체 온실가스의 14.5%가 가축들에 의해 배출되며 이때 소 떼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그 양의 41%나 된다. 현재 브라질은 세계 1위 소고기 수출국으로 브라질산 소고기가 전 세계 소고기 수출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의 소고기 산업은 아시아 지역, 특히 중국과 홍콩에서의 수요를 근간으로 하며 미국 농무부 자료에 의하면 2018년 브라질 소고기 총 수출량의 44%가 중국과 홍콩으로 수입됐다. 이제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육류의 과잉섭취를 줄이는 등 세계인의 식탁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할 것 같다.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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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내 고장'의 소중함을 일깨운 대구 중구 골목길 투어
얼마 전 학교 2학년 현장 체험 학습에서 대구 중구 골목길 투어를 다녀왔다. 우리 학교는 제 2코스, 근대문화 골목을 다녀왔는데, 동산 청라언덕, 선교사주택, 만세운동길, 계산성당, 민족시인 이상화와 국채보상운동을 주창한 서상돈의 고택 등이 있는 핵심 코스라고 했다.먼저, 동산 청라언덕을 방문했다. 처음 입구만 봤을 때는 크지 않아 보였는데 골목골목 들어가다 보니 이곳은 대구의 기독교가 뿌리내려 정착하고 지금의 동산의료원이 있던 곳이었다. 문화해설사 선생님께서 이곳이 ‘동무생각’이라는 유명한 노래의 배경이라고 해서 더욱 실감났다. 청라언덕에는 사과나무가 군데군데 있는데, 대구를 사과 주산지로 만든 원조나무의 씨앗이 발아해 자란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챔니스 주택이라는 의료 박물관을 잠깐 둘러봤는데,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서 사용했던 1890~1900년대 의료기기가 있었다. 이것이 우리나라가 지금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의 시초라고 했다. 열악한 상황에서 선교와 진료를 한 선교사들이 존경스러웠다. 청라언덕에는 3·1운동 만세운동길도 있었는데, 해설사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새삼 독립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염원하고 노력했는지 생생하게 느껴졌다.두 번째로 계산성당을 방문했다. 계산성당은 경상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눈에 띄는 점은 다른 성당과 다르게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 당시 순교한 우리나라의 성인들을 스테인드글라스로 새겼다는 것이다. 예전에 왔을 때는 내부를 보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계산성당의 숨겨진 역사를 듣자 ‘살아있는 근대 역사의 보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체험학습 중 외국인 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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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빅 브러더'에 저항하는 '사이버펑크' 운동
원래 우리말로 큰형님, 두목을 뜻하는 ‘Big brother(빅 브러더)’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가 출간된 이후로 독재자를 뜻하는 상징적인 어휘가 되었다. <1984>에 등장하는 가공의 국가인 오세아니아의 권력자가 바로 빅 브러더인데, 그가 실존인물인지 가상의 인물인지는 소설의 내용이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다. 사람들은 빅 브러더라 불리는 권력에 의해 감시되어 일상생활을 통제당하고 사고마저도 제한당한다. 억압적인 체제 속에서 자유와 진실을 추구하던 주인공은 고문 끝에 인간성을 잃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내용을 통해 전체주의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다.과연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1990년대 인터넷 보급은 개인의 의사소통 확장에 많은 기여를 했다. 하지만 몇몇 국가조직들은 개인정보의 효율적 관리라는 명목으로 서버로 집중되는 정보의 감시와 검열 시스템을 구축했다. 2013년 전직 미국 정보기관 요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은 정보기관들이 전 세계 유명인사와 일반인들의 통화기록 및 인터넷 사용정보 등의 개인정보를 프리즘이라 불리는 비밀정보수집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해온 사실을 폭로했다. 우리나라도 몇 년 전 카카오톡을 통해 개인 간의 대화가 정부, 정보기관에 넘겨지고 있다는 말들이 떠돌기도 했다.암호(cipher)에 저항을 상징하는 펑크(punk)를 붙여 만든 합성어인 사이버펑크는 대규모 감시와 검열에 맞서 자유를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암호기술을 활용하는 사람이다. 사이버펑크 운동가들은 개인이 휴대전화나 컴퓨터로 어떤 행위를 하든지 정부나 거대기업은 감시나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고대부터 권력자들은 정보를 독점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