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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유럽의 병자' 오명 벗는 핀란드…스타트업들이 재도약 앞장선다
수년간 극심한 경제 불황으로 ‘유럽의 병자’ 취급을 받아온 핀란드가 부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키아를 선봉장으로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불리던 핀란드는 2010년대 들어 노키아의 몰락과 인구 고령화로 불황에 빠졌다. 한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핀란드가 6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뤄낸 배경엔 건설업 호황과 소비 심리 회복이 있다는 분석이다.노키아 몰락으로 국가경제 ‘휘청’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핀란드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1.2%를 기록, 2010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동기 대비 2.7% 성장한 것으로 독일이나 스웨덴을 앞지른 것이다. 노키아는 1999년 세계 휴대폰 시장 1위를 차지하며 핀란드 국민 기업으로 사랑받았다. 당시 연매출은 210억달러,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30%에 육박했다. 정부도 노키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핀란드 IT산업도 동반 성장 효과를 누렸다. 1991년 6%에 불과하던 핀란드 IT산업 비중은 21세기 들어 23%로 높아졌다.하지만 애플이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들면서 노키아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 결국 노키아는 휴대폰 사업부문을 2014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했다. 이후 핀란드는 특별한 경제 성장 동력을 찾지 못했고 급기야 유로존에서 탈퇴해 경기를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노동 가능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데 임금이 오르는 것도 핀란드 경제에 악재였다. 전문가들은 핀란드 전체 인구 중 노동인구 비율이 2012년 65%에서 2030년에는 58%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대로 임금은 2007년에서 2014년 사이 25% 인상됐다.건설 인프라 투자가 경제에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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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현대건설이 떠나면 절대 안 됩니다"…이란 대통령이 눈물로 부탁한 사연은?
■ 체크포인트도로, 철도,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이 경제 발전에서 왜 중요한 기능을 하는지 토론해 보자.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고속도로는 ‘우리 국토의 대동맥’이라 불린다. 주요 도시를 여럿 거쳐갈뿐 아니라 한국 경제가 본격 성장가도에 오른 1960년대 지어졌다는 점에서 역사적 상징성까지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이런 큰 도로를 어떻게 짓느냐”며 반대가 거셌던 당시 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해 낸 곳은 국내 건설업체인 현대건설이다.1947년 5월25일 세워진 이 회사는 최근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현대 창업주 고(故) 정주영 회장의 상징인 ‘불굴의 도전정신’은 현대건설의 역사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광복 직후와 6·25 전쟁 이후 폐허 위에 도로를 닦고, 다리를 연결하고, 건물을 세워왔다. 일찌감치 중동으로 진출해 오일 달러를 벌어들이며 한국의 경제 성장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에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했다. 재계에서 이 회사의 역사를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70년”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고속도로·한강다리·발전소까지 척척현대건설은 전후 복구사업에 이어 1960년대 토목 분야를 중심으로 전기, 플랜트, 건축 전 분야의 시공 경험을 쌓으며 기술력을 높여갔다. 그 결과 국내의 핵심 인프라 중에는 현대건설의 손을 거쳐 완성된 것들이 많다. 여의도 면적의 30배 규모인 서산 간척사업은 현대건설의 기상천외한 아이디어 덕분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사례다. 영토를 넓히기 위해 1977년 시작된 이 간척사업은 막바지 단계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물살이 너무 빨라 6.5㎞ 방조제의 물막이 공사가 진행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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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정치적 압박만으론 고용 못한다"…미국 기업들 '일자리 전쟁'서 줄줄이 이탈
제너럴모터스(GM) 포드자동차 시스코시스템스 코카콜라 등 미국 주요 제조업체가 잇달아 감원에 나서고 있다. 제조업 일자리 창출과 유지에 진력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하는 것이다. 이는 기업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미국 기업들로선 경쟁력을 높이려면 감원 등 인력 구조조정을 해야 하고, 멕시코 등 해외로 공장을 이전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이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흔들리면서 미 기업들이 제 갈 길을 찾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시스코·코카콜라·GM 등 줄줄이 감원지난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에어컨 업체인 캐리어는 인디애나폴리스 공장 근로자 1400여 명 중 632명을 오는 7월까지 감원하겠다고 인디애나 주정부에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멕시코 이전설이 나돌던 이 공장을 찾아 “캐리어가 인디애나에 남기로 했다”며 “일자리를 지킬 가능성은 100%”라고 밝혔다. 그는 캐리어의 공장 이전 포기 대가로 10년간 총 700만달러 규모의 세제 혜택을 약속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공장 이전 및 자동화로 감원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스티븐 모리스 인디애나폴리스 공장장은 주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이번 감원은 급변하는 사업에서 기업이 직면한 도전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리어는 최저임금이 하루 3달러90센트로 미국의 3분의 1수준인 멕시코 몬테레이로 공장을 옮길 것으로 전해졌다.포드자동차도 지난 17일 미국 아시아 등에서 사무직 1400명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주력 제품인 픽업트럭의 미국 내 수요가 둔화돼 생산 축소 및 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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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핵무기 버리고 경제·개방 택한 이란…'개혁파' 로하니 대통령 연임 성공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제12대 대통령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꺾었다. 2015년 미국 등 서방 진영과의 이란 핵포기 협상 타결을 이끌어낸 그를 이란 국민이 다시 선택했다. 핵·미사일 개발로 군사력 증강에 의존한 강경주의보다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 발전을 더 원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슬람 보수세력을 껴안으면서 아직 남아 있는 서방의 대(對)이란 제재를 풀고 꾸준히 경제를 성장시키는 게 2기 로하니 정권의 숙제다.극단주의 멀리 하고 국제사회와 교류 선택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19일 치러진 제12대 대통령선거에서 57.1%(2354만9616표)를 득표해 결선투표 없이 당선됐다. 경쟁자인 이슬람 보수파 에브라임 라이시 후보는 38.3%(1578만6449표)에 그쳤다.로하니 대통령은 당선 연설에서 “이란 국민은 극단주의를 멀리하고 국제사회와 교류하는 길을 선택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표현했다”며 “과거로의 회귀를 거부한 결과”라고 말했다. 테헤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바하레 씨(30)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로하니는 여러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데 성공했다”며 “전보다 그를 더 신뢰하고 있으며,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개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로하니 대통령은 1948년 이란 중북부 셈난주(州)에서 태어나 이란 최고 명문대인 테헤란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1995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칼레도니언대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 셈난주 중앙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개혁파인 모하마드 하타미 정부에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이란 핵협상 대표를 맡았다.그는 2013년 대선에서 하타미 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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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타
인간에 '속살' 보여준 목성 "지구만한 초대형 폭풍 관찰"
태양계 다섯 번째 행성인 목성은 고대 로마의 신 ‘주피터’로 불린다. 태양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이 행성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왔다. 질량이 지구의 318배지만, 부피는 1400배 이상으로 밀도가 지구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정도만 알려졌을 뿐이다. 지난해 7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탐사선 ‘주노’가 목성에 도착한 뒤 상황이 바뀌었다. 주피터 아내 이름을 딴 주노는 2011년 발사돼 5년 만에 28억㎞를 날아 목성에 도착했다. 1년8개월간 목성 주위를 37바퀴 돌면서 목성 형성 과정을 밝히는 임무를 수행했다. NASA는 주노가 목성에 도착한 이후 새롭게 밝혀진 사실들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6일자에 소개했다.목성의 대기는 거대한 가스 구름으로 덮여 있다. 목성의 적도에 해당하는 지역에서는 지구보다 큰 소용돌이 폭풍이 일고 있다. 주노는 목성의 남극과 북극 지방에서도 반경 600~1000㎞인 폭풍이 무리를 지어 발생하는 사실을 알아냈다. 질서가 전혀 없는 카오스 상태에 가깝다. 가장 규모가 큰 폭풍은 반지름이 1400㎞인 경우도 있었다. 지구에서 발생한 가장 큰 폭풍보다 10배 이상 큰 규모다.목성의 적도 부근에선 암모니아 가스가 용솟음치는 현상도 일어난다. 이 암모니아 가스는 최대 360㎞까지 치솟는다. 지구 적도 부근에서 가열된 대기가 상승했다가 대류 활동으로 중위도 지역에서 하강하는 ‘해들리 순환’과 매우 유사하다.목성 가스 구름에선 강력한 자기장이 뿜어져 나온다. 주노에 실린 마이크로파 측정 장비로 목성의 자기장을 측정한 결과 일부 지역에선 지구보다 10배나 센 자기장이 생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구에서 자기장은 외핵의 액체가 회전하면서 생겨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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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130개국 불러 '신실크로드' 과시한 시진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판 마셜플랜’으로 불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베이징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다.■ 체크포인트‘중국판 마셜플랜’ 으로 불리는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과 앞으로의 전망을 생각해보자.베이징서 ‘일대일로 포럼’ 열려시 주석은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처음으로 일대일로 포럼을 제안했다. 다보스포럼 개막 연설에서 “보호주의는 스스로를 어두운 방 안에 가두는 것과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노선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중국이 세계화의 수호자가 될 것임을 자처했다.일대일로 포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29개국 정상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 등 130여 개국의 고위 인사 1500여 명이 참석했다.45분간 이어진 개막연설에서 시 주석은 중국이 국제사회를 이끌어나가겠다는 자신감을 숨김없이 표출했다. 그는 “인류 사회는 큰 변화와 조정의 시대를 맞았고 도전이 빈발하는 시대에 놓여 있다”며 “일대일로를 통해 평화, 번영, 개방, 창신, 문명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1000억위안 규모의 일대일로 기금을 추가로 조성해 주변국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2014년 말 400억달러(약 45조1600억원) 규모의 일대일로 기금을 조성했다.중국 중심 경제공동체 건설 야심일대일로 구상은 시 주석이 취임 첫해인 2013년 9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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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타
응급처치에 급급한 '갑갑한' 미세먼지 정책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달 초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온 국민의 관심사인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2019년까지 총 496억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공교롭게도 이와 비슷한 사업은 3년 전에도 진행됐다. 미래부는 초미세먼지 특성을 실시간 분석하고 고효율 정화장치를 만들겠다며 초미세먼지 피해저감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여기에는 3년간 85억원이 투자됐다. 정부는 앞서 2007년에도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찾기 위한 연구 용역을 벌였다. 하지만 미세먼지 원인을 묻는 국민의 질문에 정부는 아직도 속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원인 규명 늦어져정부는 2014년 미세먼지에 대해 국민의 관심이 커지자 과학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초미세먼지 피해저감사업단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당시 사업단은 국내에서 검출된 미세먼지 종류를 분석하고 이를 막을 필터 개발에 집중했다. 미세먼지 분석 모델 역시 독자적으로 구축하기보다는 해외 모델을 국내 실정에 맞게 보완하는 쪽으로 목표를 설정했다.비슷한 일은 그보다 7년 전에 일어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007년 한국외국어대를 연구 주관기관으로 하는 ‘미세먼지 배출원 분석 및 배출자료 개선을 위한 연구 보고서’를 냈다. 11개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여한 이 보고서는 국내 미세먼지 배출원을 비롯해 다양한 해외 분석 모델의 장단점까지 비교했다.전문가들은 10년 넘게 미세먼지 연구가 이뤄졌지만 사실상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한다. 원인을 먼저 분석하고 대책을 찾는 방식이 아니라 원인도 모른 채 응급처치에만 몰두했다. 이 때문에 올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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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타
200번째 우주유영 주인공은 우주에서 534일 산 여자 우주인
두 명의 우주비행사가 국제우주정거장(ISS) 바깥으로 나가 200번째 우주유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2일(현지시간) ISS에 머물고 있는 미국 우주비행사 페기 휫슨과 잭 피셔가 ISS 바깥으로 나가 고장난 부품을 교체한 뒤 우주선으로 복귀했다고 발표했다.한국시간으로는 이날 밤 10시8분 ISS의 문을 열고 나간 두 사람은 2조원짜리 과학실험장치인 알파 자기분광기에 전력과 데이터를 공급하는 부품을 교체한 뒤 4시간13분 만에 복귀했다. ISS 선장인 휫슨은 이날 생애 아홉 번째 우주유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는 ISS에 머문 미국 우주비행사 가운데 가장 많은 기록이다.이번 우주유영을 지휘한 휫슨 선장은 베테랑 여성 우주인으로 손꼽힌다. 그는 지난달 24일 우주에서 가장 오래 머문 미국인의 기록(534일)을 갈아치운 데 이어 가장 긴 시간 우주를 걸은 여성 우주인이 됐다. 그는 이번까지 포함해 모두 57시간35분간 우주를 걸었다. 반면 이번에 우주 산책에 함께 나선 피셔는 우주유영이 처음이었다.피셔는 원격으로 조종되는 로봇팔을 타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보고 “기가 막힌다”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두 사람의 활동은 NASA 자체 TV채널을 통해 전 세계에 중계됐다.두 우주인의 이날 우주유영은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다소 늦춰졌다. 피셔가 입은 선외활동복(EMU)에 전력과 산소를 공급하는 장치에 물이 새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결함은 이들이 ISS 바깥으로 나가기 직전 잠시 앉아 있던 밀폐실에서 발견됐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보통 6시간30분가량 진행하던 유영 시간도 4시간으로 줄였다. 휫슨 선장을 비롯해 다섯 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