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공연장에 자리한 카오스재단 강연장에서 김성훈 서울대 분자의학바이오제약학과 교수의 ‘단백질 : 3차원의 마술사’ 강연이 열렸다. 강연장에는 오전부터 내린 봄비에도 불구하고 청중 200여명이 찾아 자리를 꽉 채웠다. 퇴근 후 들른 직장인부터 학교 수업을 마친 중·고등학생까지 강연장을 찾은 이들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이들의 관심사는 하나, ‘기초과학’이다. 과학 강사로 일하고 있는 홍모씨(55)는 “카오스재단 강연은 활동하고 있는 석학들에게서 그 분야의 가장 ‘핫한’ 소식을 들을 수 있어 좋다”며 “다른 곳에선 이런 질 좋은 강연은 돈을 내고 들어야 하는 것이 많은데 무료여서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카오스재단 강연은 2014년 11월26일 재단법인 카오스(KAOS)가 시작했다. 재단 설립자는 국내 첫 인터넷 쇼핑몰인 인터파크를 세운 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회장이다. 언뜻 과학과 연이 없어 보이는 그이지만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졸업 후 못다 이룬 기초과학에 대한 꿈을 펼치기 위해 사재를 출연해 재단을 세웠다. 재단은 수학과 기초과학에 관한 다양하고 깊은 지식을 대중 강연과 지식 콘서트, 출판 등으로 대중에게 알리는 것이 주업무다. 학생(만 12세 이상)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과학에 대해 학기당 주 1회 2시간, 10주간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한다.
기초과학을 사랑하는 회장님은 또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다. 서 회장은 지난해 7월 공익 재단인 ‘서경배과학재단’의 문을 열고 기초과학, 특히 생명과학 연구에 대해 장기적·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서 회장은 3000억원 규모의 개인 보유 주식을 출연했다. 서 회장은 “과학을 포기하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일념하에 앞으로 1조원을 재단에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단은 생명과학 분야의 기초연구 분야에서 신진 과 학자의 연구 프로젝트를 공모하고 있다. 국내외 한국인 신진 연구자 3~5명을 매년 공개 선발하고 과제당 5년 기준 최대 2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일부에서는 회장들의 기초과학 투자에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 등의 효과가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재단을 설립한 이들조차 이 지적을 부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때문에 사재를 출연해 재단을 운영한다는 ‘우문현답’을 내놓고 있다.
서 회장은 “과학은 기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테크놀로지 또는 엔지니어링과 사이언스는 매우 다르기 때문에 회사와 아예 관계가 없다”고 못 박았다. 서 회장은 “(재단 운영을) 과학에 대한 접근으로 봐달라”며 “5년의 지원은 이론을 정립해 나가는 과정이고 연구 결과물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식 카오스재단 사무국장은 기업, 즉 민간이 기초과학에 투자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사회 변화’를 들었다. 김 사무국장은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통해 실증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과 질문 및 토론 중심의 문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점이 여러 개 들어와야 상권이 생기듯이 과학이란 문화 공간도 우리만으로는 문화 운동 확산이 어림없다”며 다른 기업과 민간의 참여를 권고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이들의 관심사는 하나, ‘기초과학’이다. 과학 강사로 일하고 있는 홍모씨(55)는 “카오스재단 강연은 활동하고 있는 석학들에게서 그 분야의 가장 ‘핫한’ 소식을 들을 수 있어 좋다”며 “다른 곳에선 이런 질 좋은 강연은 돈을 내고 들어야 하는 것이 많은데 무료여서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카오스재단 강연은 2014년 11월26일 재단법인 카오스(KAOS)가 시작했다. 재단 설립자는 국내 첫 인터넷 쇼핑몰인 인터파크를 세운 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회장이다. 언뜻 과학과 연이 없어 보이는 그이지만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졸업 후 못다 이룬 기초과학에 대한 꿈을 펼치기 위해 사재를 출연해 재단을 세웠다. 재단은 수학과 기초과학에 관한 다양하고 깊은 지식을 대중 강연과 지식 콘서트, 출판 등으로 대중에게 알리는 것이 주업무다. 학생(만 12세 이상)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과학에 대해 학기당 주 1회 2시간, 10주간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한다.
기초과학을 사랑하는 회장님은 또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다. 서 회장은 지난해 7월 공익 재단인 ‘서경배과학재단’의 문을 열고 기초과학, 특히 생명과학 연구에 대해 장기적·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서 회장은 3000억원 규모의 개인 보유 주식을 출연했다. 서 회장은 “과학을 포기하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일념하에 앞으로 1조원을 재단에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단은 생명과학 분야의 기초연구 분야에서 신진 과 학자의 연구 프로젝트를 공모하고 있다. 국내외 한국인 신진 연구자 3~5명을 매년 공개 선발하고 과제당 5년 기준 최대 2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일부에서는 회장들의 기초과학 투자에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 등의 효과가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재단을 설립한 이들조차 이 지적을 부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때문에 사재를 출연해 재단을 운영한다는 ‘우문현답’을 내놓고 있다.
서 회장은 “과학은 기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테크놀로지 또는 엔지니어링과 사이언스는 매우 다르기 때문에 회사와 아예 관계가 없다”고 못 박았다. 서 회장은 “(재단 운영을) 과학에 대한 접근으로 봐달라”며 “5년의 지원은 이론을 정립해 나가는 과정이고 연구 결과물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식 카오스재단 사무국장은 기업, 즉 민간이 기초과학에 투자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사회 변화’를 들었다. 김 사무국장은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통해 실증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과 질문 및 토론 중심의 문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점이 여러 개 들어와야 상권이 생기듯이 과학이란 문화 공간도 우리만으로는 문화 운동 확산이 어림없다”며 다른 기업과 민간의 참여를 권고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