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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22) 공공재도 만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공동 창업한 것으로 유명한 스티브 워즈니악이 최근 이색적인 발언으로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의 IT잡지 와이어드는 ‘애플이 안드로이드 폰을 만들어야 한다’는 워즈니악의 다소 충격적인 주장을 보도했다. 워즈니악의 주장은 애플에 경쟁업체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라는 것으로, 마치 코카콜라에 펩시콜라를 코카콜라 병에 담아 판매하라는 말과 같다. 물론 워즈니악은 애플의 발전을 염원하는 차원에서 이러한 주장을 펼쳤을 것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진영과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창업자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애플과 애플의 제품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일이 현실화되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애플에서 만드는 안드로이드 폰. 어쩌면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스마트폰이 등장하여 사람들의 생활에 일대 혁신을 가져오지 않을까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애플에서 안드로이드 폰을 만드는 것은 가능할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애플의 의지만 있다면 언제라도 가능한 일이다. 안드로이드 폰의 핵심 요소인 운영체제(OS)가 오픈소스, 다시 말해 공개 소프트웨어(open source software)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열람 가능 ‘오픈소스’ 모바일 OS 개발을 꿈꿔오던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 업체 구글(Google)은 2005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안드로이드사를 인수하였다. 이후 구글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IT기업들을 규합하여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OHA)’라는 개방형 휴대전화 동맹을 결성하였고, 이 동맹을 통해 개발한 소프트웨어 안드로이드(모바일 OS)를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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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6) 우리나라 고대는 노예제 사회였는가?
노예제 문제는 한국사의 대표적인 난제다. 그리스·로마시대의 노예(slave)에 해당하는 신분은 ‘노비’(奴婢)이기 때문에 조선시대에 노비가 전체 인구의 3~4할을 차지하였다는 사실을 접하면 무척 당혹스럽다. 예를 들면, 17세기 초의 호적에서 산음현은 41.7%, 단성현은 무려 64.4%의 인구가 노비였다. 기원전 5세기 아테네에서 노예가 전체 인구의 대략 3~4할이었고 남북전쟁 전 미국 남부에서도 3분의 1 정도였기 때문에 만약 노비가 모두 노예라면, 적어도 조선 전기는 전형적인 노예제사회였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서양사의 기준에서 보면 고대에서 발전을 멈추어 버렸다는 뜻인가? 중세에 속하는 조선시대가 노예제 사회였다면 그보다 앞선 고대는 도대체 어떠한 사회였다는 말인가? 서양의 고대와 마찬가지로 노예제 사회였는가? 노예는 친족과 단절된 ‘사람 재산’ 노예는 두 측면에서 정의할 수 있다. 첫째는 다른 사람의 ‘재산’이 된 사람, 둘째는 친족관계(공동체)로부터 단절된 사람이다. 노예는 주인의 재산이기 때문에 친족관계로부터 분리할 수 있는 동시에 친족관계에서 단절되었기 때문에 주인의 뜻대로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재산이 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에서 발생한 포로를 처리하는 방법에서 기원하였다고 추측되는데 포로를 죽이거나 대가를 받고 풀어주는 대신 일을 시키기로 한 것이다. 공동체의 규칙을 어겨서 ‘사회적 죽음’을 당한 자도 노예가 되었는데 죽이지 않고 살려두었다는 점에서는 전쟁포로와 마찬가지였다. 범죄를 저지르거나 채무를 갚지 못한 자들로서 공동체 안에서 살지만 사회적으로는 공동체 밖으로 추방된 자들이었다. 우리나라의 고대에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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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사랑도 한계효용과 한계비용의 게임…첫사랑은 그저 아련할 뿐
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건축학개론’을 통해 본 사랑의 경제학적 가치 건축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승민(엄태웅 분). 여느 때처럼 야근으로 사무실에서 밤을 새운 어느 날 어디선가 본 듯한 여자(한가인 분)가 불쑥 찾아온다. “나 기억 안 나? 대학교 1학년 때, 음대 다녔던….” 승민은 그제서야 15년 전을 떠올린다. 첫사랑 서연이다. 영화는 그녀가 승민에게 집을 지어달라고 의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용주 감독의 ‘건축학개론’은 풋풋한 대학교 새내기 시절 서로에게 첫사랑이었지만 끝내 알아채지 못한 채 사랑을 이루지 못한 두 남녀가 30대 중반에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는 영화 속 캐치프레이즈처럼 누구나 한번쯤 아프고 설레었던 시기로 시계바늘을 돌리고 있다. 애틋한 첫사랑의 기억 건축과 1학년인 승민(이제훈 분)과 음대생 서연(수지 분)은 ‘건축학개론’이라는 수업에서 처음 만난다. 같은 동네(서울 정릉)에 사는 둘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 대한 수업 과제를 하다 자연스레 가까워진다. 서연은 어느 날 승민에게 자신이 살고 싶은 미래의 집을 그려 보이며 나중에 내 집은 네가 꼭 지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날 승민은 버스정류장에서 자신에게 기대 잠든 서연에게 몰래 ‘도둑 키스’이자 첫 키스를 한다. 승민은 서연에 대한 마음을 점점 키워가지만 서연은 돈 많고 인기 좋은 건축학과의 다른 남자 선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어느 날, 선배가 술에 취한 서연을 부둥켜안고 그녀의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한 뒤 승민은 애틋한 첫사랑에 종언을 고한다. 돌이켜 보면 사소한 오해가 빚은 ‘참사’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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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21) 21세기 최고의 비정규직 '전문직 프리랜서'
최근 들어 전문직이라고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는 ‘무한경쟁’이다. 전문직종의 종사자들조차 무한경쟁의 시대로 내몰리면서 대표적 전문직인 의사들조차 과잉공급을 우려해 의대정원 축소를 정부에 요청하는가 하면, 대구지역에서는 연간 단 한 건도 수임하지 못한 변호가 무려 31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한때 사윗감 1순위였던 법조인 의료인들이 예전과 같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누리지 못하게 되었다. 이는 비단 법조인과 의료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흔히들 ‘사’자 직업으로 불리면서 전문직이라는 직군에 포함되었던 세무사, 회계사 등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무한경쟁의 한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문직의 위상을 과시하며 자신의 능력을 보다 더 다양한 영역에서 발휘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최고의 기업에서 훈련받았거나 자신만의 고유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지만 어느 단체에도 소속되어 일하지 않고 프로젝트 단위로 활동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오늘은 A기업 프로젝트에서 일하다가도, 내일은 B기업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들이 바로 슈퍼 비정규직이라 불리는 ‘전문직 프리랜서’들이다. 전문가 집단도 무한경쟁 전문직 프리랜서들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근무 형태를 취함으로써 무한경쟁의 울타리를 탈출한 사람이다. 대부분의 전문직 프리랜서들도 한때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기업에서 혹은 자신만의 사업체를 운영하며 고액의 연봉을 받은 사람이었다. 지금은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에 다양한 기업을 파트너로 삼아 자신의 능력을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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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5) 고대 국가의 성립과 경제적 변화
고대사의 가장 중요한 ‘발명’은 국가이다. 국가는 현대인이 만든 것이 아니라 고대인이 만든 발명품이며 우리는 여전히 국가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렵다. 고대사가 매력을 갖는 이유는 인간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가 처음 만들어진 시대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고대사를 대할 때마다 처음 등장하는 사회제도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왜 생겨나게 되었는지를 질문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국가는 군사력에 비교우위를 지니고 자신이 지배하는 영토 안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조세’를 징수하는 조직이라고 정의된다. 이러한 특이한 조직이 생겨나게 된 것은 사회의 필요와 군사력 보유 집단의 이익추구 때문이었다. 농업이 시작된 이후 토지와 물의 이용에 대한 분쟁이 빈번해지고 수리시설의 건설이나 관리와 같이 소규모 집단으로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경제문제가 생겨났다. 또한 대외적으로 사회를 방어할 필요가 생겼으며 대내적으로 사회 구성원 간의 폭력행사를 제한함으로써 질서를 수립할 필요가 증대하였다. 이러한 조건에서 군사기술에 특화된 집단이 사회의 구성원에게 ‘조세’납부를 강제하는 동시에 분쟁을 조정할 제3자적 역할을 자임함으로써 국가가 성립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국가의 등장은 경제성장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은 분명하지만, 구성원을 가혹하게 수탈하는 단기적 전망을 가지고 있는가 또는 경제성장을 통해서 수입 증가를 도모하는 장기적 전망을 가질 것인가에 따라 경제적 성과에 미치는 효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국가 등장은 경제성장에 유리 한국사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국가인 고조선은 기원전 8세기께 이미 중국과 교류하였으며, 한반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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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사양산업의 눈물…파업 탄광촌에 피어난 소년 발레리노
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빌리 엘리어트’ 를 통해 본 파업의 경제학 열한 살 소년은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낡은 글러브를 건네받았다. 소년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형 모두 이 글러브로 권투를 배웠다고 했다. 소년이 사는 곳은 영국 북부의 한 탄광촌. 이곳의 남자들은 대부분 복싱을 하면서 석탄을 캤다. 소년의 친구는 “그 글러브는 너무 오래되고 낡았다”고 타박했지만 소년 빌리(제이미 벨 분)는 망설임 없이 복싱 체육관에 들어선다. 하지만 빌리의 눈에 먼저 띈 것은 뜻밖에도 발레수업 모습. 영화는 그가 체육관 한쪽 발레교실의 피아노 소리에 발걸음을 멈추는 데서 시작된다. 영국 탄광마을의 발레소년 이야기 ‘빌리 엘리어트’(2000년 개봉)다. 파업의 경제학 아버지는 빌리에게 하루치 복싱 교습비 50센트를 주면서 신신당부한다. “힘든 상황에서 어렵게 만든 돈이다. 아껴 써야 해.” 그도 그럴 것이 탄광촌은 기약 없는 파업에 돌입한 상태였다. 영국 정부가 174개 국영 탄광 중 적자를 낸 20곳을 폐쇄하고 2만여명의 광부를 해고한 데 대한 탄광노조의 대응이었다. 광부인 아버지와 형도 파업에 참여하면서 빌리네 집엔 수입이 뚝 끊겼다. 계속된 파업으로 집에 쌓아둔 석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아버지의 걱정에 빌리의 형은 이렇게 말한다. “걱정 마세요. 조금만 더 버티면 우리가 이겨요.” 형이 이렇게 자신한 이유는 파업이 산업과 경제에 줄 수 있는 타격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통상 노조가 조직적으로 작업을 거부하면 협상 주도권은 노조에 쥐어진다. 파업은 기업의 생산량을 줄여 이윤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기업이나 정부는 노조의 요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영화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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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20) 정보의 비대칭성 해결하는 손해사정사
수명이 점차 길어지면서 일상생활의 여러 불안 등을 제거할 목적으로 보험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또한 보험의 높은 사회보장적 기능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는 보험회사들을 규제와 감독을 통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으며, 보험상품과 계약 방식에서도 보험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구축하고 있다. 보험이 이처럼 여러 제도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것은 보험이 내포하고 있는 사회적 공익성에 근거한 것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는 보험의 운영과정에서 내포되어 있는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시장실패를 바로 잡기 위해서이다. 정보의 비대칭성이란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당사자들 사이에 정보 수준의 차이가 존재하여 이로 인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말한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은 크게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역선택이란 정보를 상대적으로 덜 갖고 있는 사람이 바람직하지 못한 상대방과 거래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역선택은 보험 가입 시에도 흔히 목격된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회사가 찾는 고객은 쉽게 말해 건강한 고객들이다. 하지만 건강보험에 관심이 많은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평소에 건강에 자신이 없는 병약한 사람들이 더욱 관심이 높을 것이다. 즉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은 고객들이 해당 상품에 더욱 관심이 많은 것이다. 이러한 역선택을 피하기 위해 현재 많은 보험회사들이 특정 상품에 가입 전 해당 고객이 건강한 사람인지 혹은 해당 보험상품에 가입할 만한 조건을 갖춘 고객인지를 사전에 확인하는 절차를 두고 있다. 이러한 보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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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4) 선사시대: 농업의 시작
문자기록이 없는 시대를 선사시대라고 부른다. 인류는 문자의 발명으로 두뇌 외부에 고성능 기억장치를 가지게 되어 낮은 비용으로 지식을 전달하고 축적할 수 있게 되었다. 선사시대는 이러한 문자 기록의 이익을 전혀 누릴 수 없는 시대이며, 따라서 모든 것이 느리다. 인류의 기원을 탐구하는 인류학자에게는 선사시대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는 구석기시대가 중요하겠지만, 경제사의 관점에서는 신석기시대의 농업 시작이 더 중요하다. 사람의 가장 기초적인 생존 조건인 식량 획득 방법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으며, 그로 인해 단순하고 규모가 작았던 사회 조직이 대규모의 복잡하고 위계적인 조직으로 바뀌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농업의 시작은 ‘신석기혁명’이라고 불리며, 저명한 사회생물학자인 E 윌슨도 “모든 진보를 압도하는 가장 거대한 진보”이며 “훗날의 군장사회와 대군장사회, 이윽고 국가와 제국까지도 거기에서 비롯되었다”라고 단언하였다(『지구의 정복자』 2012). 고고학적인 연구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조, 기장, 피와 같은 잡곡이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신석기 중기에 해당하는 기원전 3000년부터였지만, 농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기원전 1000년부터 시작되는 청동기시대였다. 벼농사가 시작된 것도 기원전 1000년부터라고 추정되고 있다. 초기의 농업은 돌도끼로 벌목을 한 다음에 불을 붙여 경지를 만들고 씨앗을 심어 수확한 후에 15~20년 이상을 묵히는 방식이었다(장기 휴경). 청동기시대에도 농기구는 청동기가 아닌 돌과 나무로 만든 것을 사용하였는데, 청동기를 이용하여 쓰기 좋은 목제 농기구를 만들었으며(그림 참조), 휴경 기간도 5~10년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