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의 왕’ 다이아몬드가 인류 역사에 등장한 것은 기원전 800년께다. 지금의 인도 지역에 거주하던 드라비다족이 처음 발견하여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다이아몬드가 발견 당시부터 보석의 왕으로 추앙받았던 것은 아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광물 중 가장 높은 경도를 자랑하는 다이아몬드는 그 단단함 때문에 초기에는 연마할 수 없어 원석의 상태로 사용되었고, 용도도 주로 치료용이나 부적 정도였다. 그렇다 보니 지금의 화려함을 찾기 힘들어 유색 보석인 루비나 에메랄드보다 낮게 평가받았다.
15세기 들어서야 다이아몬드로 다이아몬드를 다듬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럽 왕가들 사이에 장신구나 예물로 쓰이기 시작하였다. 17세기 이탈리아의 한 세공업자에 의해 브릴리언트 컷이라는 연마 방법이 개발되면서 다이아몬드는 ‘보석의 왕’이라는 지금의 명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다이아몬드 가격 결정 ‘4C’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체 중 단위당 가격이 가장 높은 자리에까지 오른 다이아몬드는 ‘4C’라는 기준에 의해 그 값어치가 결정된다. 이때 4C는 캐럿(Carat), 투명도(Clarity), 색깔(Color), 커팅 방법(Cut) 등을 의미한다. 중량을 뜻하는 캐럿은 다이아몬드의 무게를 나타내는 단위로, 1캐럿은 다이아몬드 0.2g과 같다. 다른 기준이 동일한 경우 캐럿에 의해 다이아몬드의 가치가 결정되는데, 캐럿이 큰 다이아몬드를 발견하기 어려워 캐럿이 클수록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높아진다. 투명도는 다이아몬드에 불순물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에 따라 등급이 결정된다.
투명도의 등급은 FL(flawless)부터 I3까지 총 11단계로 구분된다. 최상급인 FL은 확대경을 통해서도 불순물이나 흠을 거의 찾을 수 없는 완벽에 가까운 다이아몬드이고, I3는 육안으로도 불순물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흠이 없는 선명하고 투명한 다이아몬드일수록 빛을 받았을 때 휘광이 찬란해져 투명도는 다이아몬드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다이아몬드의 색깔은 일반적으로 무색에 가깝지만 탄소 이외의 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면 다른 색을 띠기도 한다. 질소가 포함된 다이아몬드는 노란색을 띠고 붕소가 섞인 다이아몬드는 푸른빛을 낸다. 색에 따른 등급은 알파벳 D에서 Z+까지 순서에 따라 매겨지는데, 무색에 가까울수록 아름다운 빛을 발휘하기 때문에 D, E, F 등급을 ‘컬러리스(colorless)’라 하여 최고로 친다.
46억달러 부가가치 창출
다이아몬드를 커팅하는 방법으로는 브릴리언트 컷, 페어즈 컷, 마퀴즈 컷, 브리올렛 컷, 에메랄드 컷 등이 있는데,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브릴리언트 컷(brilliant cut)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브릴리언트 컷은 다이아몬드를 58면체의 형태로 연마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이는 다이아몬드가 58면체일 때 통과하는 빛의 속도가 가장 낮기 때문으로, 빛의 속도가 떨어지면 빛의 굴절과 파장이 커져 더욱 더 오묘한 광채를 발휘하게 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바로 커팅 방법이다. 중량, 투명도, 색깔 등은 땅속에서 다이아몬드가 생성될 때 결정되는 것으로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커팅은 유일하게 인간의 능력으로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는 영역이다. 또한 다이아몬드가 보석의 왕으로 불리며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이유는 그것이 내품는 영롱하고 휘황찬란한 무지개 색의 빛 때문으로, 이를 좌우하는 것은 커팅을 얼마나 정교하고 세밀하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이아몬드산업에서 보석세공원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보석세공원은 보석의 원석을 절단하고 연마하여 반지나 목걸이 등의 장신구를 만드는 사람을 말한다. 한마디로 탄소덩어리에 불과한 다이아몬드를 갈고 닦아 보석으로 만드는 장본인이 보석세공원인 셈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다이아몬드 원석의 시장 규모는 2010년을 기준으로 125억달러에 이르지만, 나석(원석을 연마한 것)의 경우 그 시장규모가 171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석세공원의 손을 거친 후 46억달러(4조7000억원)가량의 새로운 경제적 가치, 즉 부가가치가 다이아몬드에 추가된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다이아몬드 산업이야 말로 엄청난 고부가가치 산업이고, 그 중심에 보석세공원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탄소덩어리를 보석으로
보석세공원이 직업으로서 가지는 또 하나의 가치는 부가가치가 국민소득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부가가치란 생산 과정에서 새롭게 추가된 가치를 말한다. 즉, 각 생산 단계마다 생산된 상품의 가치에서 재료나 중간재 등에 투입된 비용을 제외한 것이 부가가치다. 예컨대 농부가 밀 5만원어치를 생산하여 제분업자에게 팔았다고 하자. 제분업자는 이를 빻아 10만원어치의 밀가루를 만들었고, 제빵업자가 이를 사와 빵 20만원어치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판매하였다. 이 경우 농부는 5만원(=5-0만원), 제분업자는 5만원(=10-5만원), 제빵업자는 10만원(=20-10만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한 셈이고, 이를 모두 합친 부가가치 총액은 20만원(=5+5+10만원)이 된다.
한편 국민소득은 한 경제에서 일정 기간 동안 생산한 최종 재화 및 서비스의 시장가격을 모두 합한 것으로, 위의 경우 국민소득은 최종 재화인 빵의 시장가격 20만원이 된다.
이는 각 생산 단계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를 모두 합한 것과 일치하는데, 이를 통해 모든 생산 단계에서 창출된 부가가치의 합이 국민소득과 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각 경제주체가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국가와 국민의 경제적 수준이 향상될 수 있다는 얘기로, 보석 세공이 얼마나 가치 있는 직업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어린 시절 슈퍼맨 영화를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 적이 있다. 슈퍼맨이 흑연을 손에 쥐고 눈에서 레이저를 뿜어내자 흑연이 빛나는 다이아몬드로 변한 것이다. 실제로 흑연은 원자 배열만 다를 뿐 다이아몬드와 같이 탄소로 이루어져 있어 높은 열과 압력을 가하면 다이아몬드가 될 수 있다.
현실에서도 흑연을 이용하여 다이아몬드를 만들려는 노력들이 있어 왔고, 몇몇 기업이 실험에 성공하여 흑연을 이용해 실제로 인조 다이아몬드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실험실에서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다이아몬드는 보석이 아닌 산업용으로만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칭송해 마지않는 보석으로서의 다이아몬드는 오로지 천연에서 얻어진 것만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보석세공원의 손을 거치지 않은 다이아몬드는 그저 단단한 탄소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연마하여 빛나는 보석으로 재탄생시키고, 또 거기에 막대한 부가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보석세공원이다. 어쩌면 보석세공원이야 말로 진정한 슈퍼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보석세공원
보석의 원석이나 귀금속을 가공하여 장신구를 만드는 사람을 말한다. 금속공예 또는 산업디자인과를 전공하면 도움이 되며,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발급하는 보석가공기능사, 귀금속가공기능사 등의 국가기술자격증이 있다. 이외에 보석과 관련한 직업으로 보석감정사, 보석디자이너 등을 들 수 있다.
● 부가가치
생산과정에서 새롭게 추가된 가치를 말한다. 기업이 다른 기업으로부터 구입한 원재료나 중간재를 활용하여 새로운 상품을 만들었다면, 해당 상품의 가격에서 원재료나 중간재의 구입비용을 뺀 것이 부가가치이다.
정원식 < KDI 전문연구원 kyonggi96@kdi.re.kr >
15세기 들어서야 다이아몬드로 다이아몬드를 다듬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럽 왕가들 사이에 장신구나 예물로 쓰이기 시작하였다. 17세기 이탈리아의 한 세공업자에 의해 브릴리언트 컷이라는 연마 방법이 개발되면서 다이아몬드는 ‘보석의 왕’이라는 지금의 명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다이아몬드 가격 결정 ‘4C’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체 중 단위당 가격이 가장 높은 자리에까지 오른 다이아몬드는 ‘4C’라는 기준에 의해 그 값어치가 결정된다. 이때 4C는 캐럿(Carat), 투명도(Clarity), 색깔(Color), 커팅 방법(Cut) 등을 의미한다. 중량을 뜻하는 캐럿은 다이아몬드의 무게를 나타내는 단위로, 1캐럿은 다이아몬드 0.2g과 같다. 다른 기준이 동일한 경우 캐럿에 의해 다이아몬드의 가치가 결정되는데, 캐럿이 큰 다이아몬드를 발견하기 어려워 캐럿이 클수록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높아진다. 투명도는 다이아몬드에 불순물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에 따라 등급이 결정된다.
투명도의 등급은 FL(flawless)부터 I3까지 총 11단계로 구분된다. 최상급인 FL은 확대경을 통해서도 불순물이나 흠을 거의 찾을 수 없는 완벽에 가까운 다이아몬드이고, I3는 육안으로도 불순물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흠이 없는 선명하고 투명한 다이아몬드일수록 빛을 받았을 때 휘광이 찬란해져 투명도는 다이아몬드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다이아몬드의 색깔은 일반적으로 무색에 가깝지만 탄소 이외의 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면 다른 색을 띠기도 한다. 질소가 포함된 다이아몬드는 노란색을 띠고 붕소가 섞인 다이아몬드는 푸른빛을 낸다. 색에 따른 등급은 알파벳 D에서 Z+까지 순서에 따라 매겨지는데, 무색에 가까울수록 아름다운 빛을 발휘하기 때문에 D, E, F 등급을 ‘컬러리스(colorless)’라 하여 최고로 친다.
46억달러 부가가치 창출
다이아몬드를 커팅하는 방법으로는 브릴리언트 컷, 페어즈 컷, 마퀴즈 컷, 브리올렛 컷, 에메랄드 컷 등이 있는데,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브릴리언트 컷(brilliant cut)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브릴리언트 컷은 다이아몬드를 58면체의 형태로 연마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이는 다이아몬드가 58면체일 때 통과하는 빛의 속도가 가장 낮기 때문으로, 빛의 속도가 떨어지면 빛의 굴절과 파장이 커져 더욱 더 오묘한 광채를 발휘하게 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바로 커팅 방법이다. 중량, 투명도, 색깔 등은 땅속에서 다이아몬드가 생성될 때 결정되는 것으로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커팅은 유일하게 인간의 능력으로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는 영역이다. 또한 다이아몬드가 보석의 왕으로 불리며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이유는 그것이 내품는 영롱하고 휘황찬란한 무지개 색의 빛 때문으로, 이를 좌우하는 것은 커팅을 얼마나 정교하고 세밀하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이아몬드산업에서 보석세공원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보석세공원은 보석의 원석을 절단하고 연마하여 반지나 목걸이 등의 장신구를 만드는 사람을 말한다. 한마디로 탄소덩어리에 불과한 다이아몬드를 갈고 닦아 보석으로 만드는 장본인이 보석세공원인 셈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다이아몬드 원석의 시장 규모는 2010년을 기준으로 125억달러에 이르지만, 나석(원석을 연마한 것)의 경우 그 시장규모가 171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석세공원의 손을 거친 후 46억달러(4조7000억원)가량의 새로운 경제적 가치, 즉 부가가치가 다이아몬드에 추가된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다이아몬드 산업이야 말로 엄청난 고부가가치 산업이고, 그 중심에 보석세공원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탄소덩어리를 보석으로
보석세공원이 직업으로서 가지는 또 하나의 가치는 부가가치가 국민소득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부가가치란 생산 과정에서 새롭게 추가된 가치를 말한다. 즉, 각 생산 단계마다 생산된 상품의 가치에서 재료나 중간재 등에 투입된 비용을 제외한 것이 부가가치다. 예컨대 농부가 밀 5만원어치를 생산하여 제분업자에게 팔았다고 하자. 제분업자는 이를 빻아 10만원어치의 밀가루를 만들었고, 제빵업자가 이를 사와 빵 20만원어치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판매하였다. 이 경우 농부는 5만원(=5-0만원), 제분업자는 5만원(=10-5만원), 제빵업자는 10만원(=20-10만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한 셈이고, 이를 모두 합친 부가가치 총액은 20만원(=5+5+10만원)이 된다.
한편 국민소득은 한 경제에서 일정 기간 동안 생산한 최종 재화 및 서비스의 시장가격을 모두 합한 것으로, 위의 경우 국민소득은 최종 재화인 빵의 시장가격 20만원이 된다.
이는 각 생산 단계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를 모두 합한 것과 일치하는데, 이를 통해 모든 생산 단계에서 창출된 부가가치의 합이 국민소득과 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각 경제주체가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국가와 국민의 경제적 수준이 향상될 수 있다는 얘기로, 보석 세공이 얼마나 가치 있는 직업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어린 시절 슈퍼맨 영화를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 적이 있다. 슈퍼맨이 흑연을 손에 쥐고 눈에서 레이저를 뿜어내자 흑연이 빛나는 다이아몬드로 변한 것이다. 실제로 흑연은 원자 배열만 다를 뿐 다이아몬드와 같이 탄소로 이루어져 있어 높은 열과 압력을 가하면 다이아몬드가 될 수 있다.
현실에서도 흑연을 이용하여 다이아몬드를 만들려는 노력들이 있어 왔고, 몇몇 기업이 실험에 성공하여 흑연을 이용해 실제로 인조 다이아몬드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실험실에서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다이아몬드는 보석이 아닌 산업용으로만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칭송해 마지않는 보석으로서의 다이아몬드는 오로지 천연에서 얻어진 것만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보석세공원의 손을 거치지 않은 다이아몬드는 그저 단단한 탄소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연마하여 빛나는 보석으로 재탄생시키고, 또 거기에 막대한 부가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보석세공원이다. 어쩌면 보석세공원이야 말로 진정한 슈퍼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보석세공원
보석의 원석이나 귀금속을 가공하여 장신구를 만드는 사람을 말한다. 금속공예 또는 산업디자인과를 전공하면 도움이 되며,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발급하는 보석가공기능사, 귀금속가공기능사 등의 국가기술자격증이 있다. 이외에 보석과 관련한 직업으로 보석감정사, 보석디자이너 등을 들 수 있다.
● 부가가치
생산과정에서 새롭게 추가된 가치를 말한다. 기업이 다른 기업으로부터 구입한 원재료나 중간재를 활용하여 새로운 상품을 만들었다면, 해당 상품의 가격에서 원재료나 중간재의 구입비용을 뺀 것이 부가가치이다.
정원식 < KDI 전문연구원 kyonggi96@kdi.r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