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교양 기타

    '감정 뱀파이어'들로부터 날 지키는 힘 길러라

    코로나19로 인해 만남이 뜸해지고 여행도 못 가게 되면서 우울감을 느끼는 이가 많아졌다. ‘2021 청소년 통계’에 중·고교생 34.2%는 평상시 스트레스를 느끼고, 25.2%는 최근 1년 내에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 스트레스, 우울감, 집단 따돌림 등이 청소년기 자존감 하락의 원인이다. 우울한 감정이 2주 이상 계속되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지만 정신과에 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어른들도 정신과에 가는 걸 꺼리는 편이지만 정신과 의사들이 쓴 책은 인기가 높다. 우리가 잘 모르는 정신세계가 궁금한 데다 의사들이 진료현장에서 건진 생생한 정보가 가득하기 때문이리라. 정신과 의사들의 저서는 그 어떤 심리학 서적보다 명료하고 흥미롭다. 다양한 사례 속에 문제를 대입하다 보면 나의 심리 파악도 쉬워지지 않을까. 감정 착취자들을 물리쳐라이혼이나 가정폭력 문제로 상담하는 이들도 있지만 작은 문제가 쌓여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정신과 전문의인 유은정 씨가 5년 전에 낸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는 3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가족과 연인, 친구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내담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잘해주고 상처받는’ 경우가 많은 걸 보고 책을 썼다.실제로 잘해주고도 욕먹고 상처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유 원장은 ‘더는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 상대가 원하지 않는 배려를 베풀고 되돌아오지 않는 친절을 기대하지 말자. 당신은 충분히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고 지금보다 더욱 사랑받고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다. 그러니 사람이나 관계에 의존하고 집착하기보다는 현상과 문제에 집중하려는 마음을 가지라’라

  • 교양 기타

    예술혼 불태우기 위해 고난을 택한 천재, 고갱을 만나다

    《달과 6펜스》는 제목의 의미부터 살펴봐야 하는 작품이다. 달은 지구를 도는 자연위성이고 6펜스는 영국에서 가장 낮은 단위로 유통되었던 은화 값이다. 둥글고 은빛으로 빛나지만 서로 다른 두 세계를 나타내는 상징이다. 달이 상상의 세계나 본원적 감성을 뜻한다면 은화는 돈과 물질의 세계를 대변한다.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의 모델이 프랑스 후기인상파 화가 폴 고갱이란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다만 소설 속 스트릭랜드의 여정은 고갱의 실제 삶보다 훨씬 단순하고 극적이며 신비스럽게 펼쳐진다. 6펜스가 대변하는 소시민의 일상을 던져버리고 천재성 발현을 위해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고 가는 달의 삶은 많은 사람의 로망이기도 하다. 소설을 다 읽은 후 고갱의 삶을 추적해 어떤 면이 비슷하고 어떤 면이 다른지, 비교하다 보면 소설 작법도 익힐 수 있을 것이다.서머싯 몸은 1904년 파리에 머물면서 화가들과 어울린 적이 있다. 폴 고갱이 5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이듬해였다. 몸은 1916년 타히티를 비롯한 남태평양 섬들을 여행하면서 고갱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고, 1919년에 《달과 6펜스》를 발표했다. 이 소설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고갱의 신비함이 더욱 부각됐고, 서머싯 몸이 4년 전에 발표한 《인간의 굴레》도 재평가를 받았다. 그리지 않고는 못 배기겠소《달과 6펜스》의 화자는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를 직접 만나기도 하지만 못 만난 기간은 행적을 추적해 기술한다. 성실한 생활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스트릭랜드의 행동에 대해 화자는 천재적인 예술가라는 점을 강조하며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하겠다’는 식으로 넘어가곤 한다. 그런 면이 독자들에게 일상

  • 교양 기타

    두 친구의 눈물겨운 삶과 아름다운 우정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존 스타인벡의 초기 작품인 《생쥐와 인간》은 오래전 《두 친구》라는 제목으로도 발간된 바 있다. 《Of Mice and Men》이 원제인데, 두 친구의 우정을 그린 내용이어서 그런 제목을 붙인 듯하다. 조지와 레니, 농장 일꾼인 두 친구는 모든 면에서 반대다. 자그마한 체구에 다부진 몸매를 가진 조지는 영리하다. 몸집이 크고 힘이 센 레니는 어리숙하고 판단 능력이 부족하다. 툴툴거리면서 끊임없이 주의를 주는 조지는 레니를 잘 돌보고, 조지의 말을 잘 듣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레니는 늘 아슬아슬하다.토끼를 직접 기르는 게 꿈인 레니는 생쥐를 쓰다듬는 것으로 마음을 달랜다. 어느 날 부드러운 것만 보면 달려드는 레니가 사고를 치고 만다. 빨간 옷을 입은 소녀를 보고 그 옷이 만지고 싶어 손을 내밀자 소녀가 비명을 질렀고, 조지가 빨리 발견해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소녀가 폭행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레니는 체포될 위험에 처한다. 조지는 레니와 함께 수로에 숨어 있다가 어두워진 뒤 길을 떠난다.조지는 “내겐 자네라는 혹이 딸려 있지. 자넨 자네 밥그릇만 챙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내 밥그릇까지 망가뜨리고 있어”라고 푸념하면서도 레니를 살뜰히 돌본다. 다시 일할 농장을 찾으러 나선 두 사람에게 어떤 일이 펼쳐질까. 민감한 사안을 다룬 고전형편이 어려워 대학을 중퇴하고 작가의 길로 들어선 존 스타인벡은 1939년에 《생쥐와 인간》으로 유명해졌다. 스스로 희곡화해 미국희곡비평가상을 수상한 《생쥐와 인간》은 연극으로 수백 번 공연되었고 세 차례나 영화로 제작됐다. 대부분의 영미권 국가에서 고교 문학수업 교재로

  • 교양 기타

    세계적 수학자가 알려주는 수학 잘하는 법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지난해에 이를 증명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8개국의 64만 명이 참여한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 조사에서 한국 초등학교 4학년의 40%, 중학교 2학년의 60%가 수학을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수학은 어렵고 따분하기만 한 걸까. 포기해도 상관없는 과목일까. 수학자가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진솔하게 토로하면서 수학의 아름다움에 대해 들려주는 《기쁨 공식》을 읽으면 수학의 매력에 푹 빠질지 모른다. 상상력이 필수인 수학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자유로운 학문”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수학을 공부하면 “생활 속에서 얻는 실제적인 유익이 많다”고 전한다.《기쁨공식》을 쓴 김인강 교수는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KAIST와 서울대에서 11년간 학생을 가르친 뒤 순수 수학 연구를 위해 2008년 고등과학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충분히 자고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두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걸을 수 없었던 김 교수는 초등학교 입학을 거절당했다. 11세가 돼서야 재활원에서 치료받으며 공부를 시작했다. 서울대 수학과는 선생님의 권유로 선택한 학과였다. 육체적으로 힘써야 하는 의대나 공대, 고시 패스를 해도 임용이 어려운 법대, 실험을 해야 하는 생물이나 화학과를 제외하니 갈 만한 데가 별로 없었다.초등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고, 집안 형편이 어려워 참고서를 살 수 없었고, 과외는 꿈도 못 꿨고, 체력이 좋지 않아 잠을 충분히 자면서도 서울대에 들어간 비결이 뭘까. 교과서 위주로 학교 수업에 충실했던 그는 “공부를 하려면 스스로 세운 목표가 있어야

  • 교양 기타

    조선시대로 날아가 외모 콤플렉스를 던져버리다

    중학교 3학년 강체리는 ‘길고 가느다란 외까풀 눈, 동글납작한 코, 통통하고 발그레한 볼, 작아서 답답해 보이는 입술’을 볼 때마다 자신감이 떨어진다. 내세울 거라고는 맑고 흰 피부뿐인 체리에게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은 오조미. “신윤복 <미인도>에서 ‘갑툭튀’한 것 같지 않니? 조선 시대에 태어났으면 최고 미녀였을 걸!”이라며 ‘오리지널 조선시대 미녀’ 딱지를 붙인 것이다.‘초긍정녀’를 자처하는 체리는 ‘본판마저 망치고 후유증에 시달리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성형수술 대신 유튜브에서 성형 메이크업을 익힌다. 일취월장한 실력으로 자신도 꾸미고 친구들도 치장해주지만 ‘촌발’날리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중얼거린다. “조선 시대라면 먹힐 미모인데, 차라리 조선 시대로 가버렸으면.”순간 블랙홀처럼 캄캄한 미로 속으로 휙 빨려 들어간 체리는 진짜 조선 시대로 와버렸다. 체리에게 “너 스스로 조선에 오고 싶어 해서 왔다”고 말하는 도무녀는 “막중한 임무가 있어 조선 시대로 왔으며, 임무를 완수하면 1년 후 미래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선언한다.체리의 임무는 효림대군의 동생 효연공주를 치유하는 것이다. 외모 콤플렉스로 절망에 빠진 공주마마를 치유시킬 방도를 궁리하는 내내 한숨만 내쉰다. 스마트폰도 컴퓨터도 지하철도 수세식 화장실도 라면도 피자도 없는 조선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이 깊지만 “선녀처럼 곱다, 절세가인이다”라는 칭송에 체리는 점차 조선에 스며들게 된다. 조선 최고의 미모 덕에 꽃미남 효림대군의 관심을 받게 된 것도 두근거리는 일이다.체리는 연구를

  • 교양 기타

    세 살 아이가 바라보는 흥미롭지만 위험한 세상

    1967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난 벨기에 작가 아멜리 노통브는 프랑스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행보를 보이는 건 외교관 아버지 덕분이다. 아멜리 노통브는 아버지의 임지인 일본, 중국, 미국, 방글라데시, 보르네오, 라오스 등지를 돌아다니며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작가들의 작품에는 자신들의 경험이 어떤 형태로든 녹아들기 마련이다. 2000년에 발표한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의 화자는 세 살짜리 어린아이이며 작품의 무대는 일본이다. 자신이 태어난 일본을 아름답게 묘사하면서 ‘나는 일본 사람이었다. 두 살 반에, 간사이 지방에서, 일본인이라는 것은 아름다움과 경배 속에서 사는 것을 뜻했다’라고 표현했다.이 소설의 첫 장에 기록된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신은 절대적인 만족이었다’는 문장에서부터 독자는 다양한 상상을 하게 된다.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은 46개의 언어로 번역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독창적인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신랄하고도 빈틈없는 문체, 인간 내면을 한없이 파고드는 과감한 주제 선택’ 때문이다. 화이트 초콜릿을 먹고 깨어나다첫 장부터 비유와 상징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 소설의 주인공은 태어나서 삼키고 소화시키고 배설만 해 파이프라는 이름을 얻는다. 울지도 움직이지도 않고 소리도 내지 않아 의사가 식물인간으로 판정한 파이프는 두 살이 되면서 고래고래 소리 질러 부모를 당황시킨다. 파이프는 가족들처럼 자신도 말하고 싶지만 잘 안되자 더 격하게 노여움을 표출한다. 자신을 막강한 힘을 가진 신이라고 생각하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아 분통을 터트린 것이다.파이프

  • 교양 기타

    '핸없사' 2주일…아이들은 어떻게 변했을까

    《핸드폰 없는 2주일》이란 제목만 보고도 ‘있을 수 없는 일이야’라고 말할 친구들이 많을 것 같다. 이미 3년 전에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96.5%가 핸드폰을 보유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은 110%를 넘었다. 핸드폰을 2대 소유한 사람이 국민의 10%를 넘는, 세계 최고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다.지하철을 타면 거의 모든 사람이 핸드폰을 보고 있다. 길거리에서도 사람들은 핸드폰을 손에 꼭 쥐고 있거나 통화를 하며 걷는다. 부모가 자녀에게 “핸드폰 좀 그만 봐”라고 말하지만, 어른들끼리 만났을 때 어느 순간 침묵하고 모두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경우가 많다.나의 분신처럼 애지중지하는 핸드폰을 2주간 사용하지 않고 견딜 수 있을까? 중편소설 《핸드폰 없는 2주일》을 쓴 플로리안 부셴도르프는 독일 베를린의 고교 교과 연구 책임자인 만큼 청소년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안다. 《나는 유튜브 스타가 될 거야》 《당황스러운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같은 흥미로운 소재의 작품을 계속 발표하고 있다.《핸드폰 없는 2주일》은 핸드폰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핵심적인 사건 몇 가지를 활용해 재미있으면서 교훈적인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교생 실습을 나온 슈미트 선생님은 9학년(한국의 중학교 3학년) a반 학생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제비뽑기를 통해 14명은 핸드폰을 학교에 제출하고 14명은 평소대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대부분 반발했지만 결국 제비뽑기를 한다. 정상인 vs 핸없사핸드폰 중독 수준인 요한나는 핸드폰을 계속 사용하는 ‘정상인’이 되고 아멜리는 핸드폰이 없는 사람, ‘핸없사’가 됐다. 매일 붙어 다니는 둘은

  • 교양 기타

    50개의 철학 개념이 지적 전투력을 키운다

    철학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인생관, 세계관, 신조’도 철학이라고 부른다. 철학이 중요한 건 알지만 어쩐지 딱딱하고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따분하고 머리 아프다. 다행히 이 책은 시간순이 아니라 50가지 철학자의 개념을 ‘사람, 조직, 사회, 사고’로 분류해 흥미를 끈다.요즘 글로벌 기업 간부들은 일부러 시간과 돈을 들여 철학 공부를 한다. 서울대 최고지도자 인문학과정은 들어가기도 힘들다. 이미 사회에서 자리 잡은 전문가들이 왜 철학을 공부하려는 걸까.《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 야마구치 슈는 ‘교양이 없는 전문가보다 위험한 존재는 없기 때문’에 철학 공부를 하는 거라고 말한다. 세계 1위 경영·인사 컨설팅 기업 콘페리헤이그룹의 시니어파트너인 저자는 현장에서 일이 막힐 때 철학 개념으로 돌파한 경험이 많다고 한다. 간단한 일이 외국인에게 통하지 않을 때 베이컨의 동굴의 우상, 즉 독선을 떠올려 해법을 찾는 식이다. 재미있는 지식이 가득하다이 책에는 50명의 철학자가 등장한다. 한 명에게 대여섯 페이지를 할애해 중심 개념을 설명하고, 철학이 현실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도움을 주는지, 어떻게 활용해 사고방식과 행동에 변화를 줄 수 있는지 기술했다. 요즘 자주 오르내리는 르상티망(니체), 페르소나(융)부터 시작해 누구나 잘 안다고 생각하는 카리스마(막스 베버), 앙가주망(사르트르), 아노미(뒤르켐)까지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