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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많이 외울수록 더 쉬워지고, 더 빨리 풀 수 있다
‘수학’이라는 글자만 봐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어서도 수학 알레르기나 수학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우선 <수학은 암기다>라는 제목이 상당히 생소하게 다가온다. 암기과목이 아니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수학을 암기하라니. 이 책을 쓴 김현정 저자는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경기여고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입시학원에서 30년간 수학을 지도해온 인물이다. 천재교육에서 발간한 수학 참고서와 학습지도 다수 집필한 그가 긴 세월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얻은 결론은 ‘많이 외울수록 더 쉬워지고, 더 빨리 풀 수 있다’는 것이다.저자는 ‘정의, 용어, 공식, 모개념’ 네 가지를 암기하라고 말한다. 정의와 용어는 의미를 정확히 파악해 외우고, 공식은 증명하면서 외워야 하며, 문제 풀이 모개념은 문제와 같이 외워야 한다.저자가 암기보다 더 강조하는 것은 ‘개념’이다. 수학은 암기에 앞서 ‘개념과 정의의 배경을 알아야 하는 독해 과목’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문제 풀이보다 “개념을 정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으라”고 권한다. ‘단원별로 정의를 외우고, 공식을 증명하고, 정의와 공식을 백지에 거침없이 쓸 수 있으면’ 개념 학습이 마무리된다.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이유는 여러 개념이 복합적으로 활용되는 문제들이 출제되기 때문이다. 공식을 외우고 있어도 잘못 대입하면 틀릴 수 있으니 개념을 정확히 파악해야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있다.개념학습·선행학습이 필요해수학을 잘하려면 ‘개념학습, 공식 증명과 암기, 문제 풀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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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테레사 수녀를 감동시킨 '위대한 역설' [고두현의 아침 시편]
위대한 역설 켄트M. 키스사람들은 변덕스럽고 불합리하며 자기중심적이다.그럼에도 그들을 사랑하라.네가 선을 베풀면 숨은 의도가 있다고 여길지 모른다.그럼에도 선한 일을 하라.네가 성공하면 거짓 친구와 진정한 적을 얻을 것이다.그럼에도 성공하라.네가 오늘 한 좋은 일은 내일 잊힐 수도 있다.그럼에도 좋은 일을 하라.너의 정직과 솔직함 때문에 상처받을지 모른다.그럼에도 정직하고 솔직하라.가장 큰 생각을 품은 위대한 사람도가장 작은 생각을 가진 사람에 의해 쓰러질 수 있다.그럼에도 위대한 꿈을 꾸어라.사람들은 약자를 동정하면서도 강자만을 따른다.그럼에도 소수의 약자를 위해 싸워라.네가 오래 쌓아 올린 것이 하룻밤에 무너질지 모른다.그럼에도 그것을 쌓아 올려라.사람들은 도움을 원하지만 도와줘도 비난할지 모른다.그럼에도 그들을 도우라.네가 가진 최고의 것을 줘도 모자란다고 할 것이다.그럼에도 최고의 것을 주어라.* 켄트 M. 키스((Kent M. Keith, 1949~ ): 미국 시인.미국 시인 켄트 M. 키스가 하버드대 2학년 때인 19세에 쓴 시입니다. 미국의 정치적 격동기이던 1960년대에 대학을 다닌 그는 세상이 아무리 혼탁해도 서로가 선을 행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그는 모세의 십계명 형식을 빌린 이 시에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10가지 덕목을 제시합니다. 십계명의 직설적인 경구와 달리 세상이 우리를 실망시켜도 결코 좌절하지 말고 희망을 꿈꾸자는 의미에서 제목을 ‘위대한 역설(원제: The paradoxical commandments, 역설적 십계명)’이라고 붙였습니다. 테레사의 ‘어린이집’ 벽에 걸린 시그의 말처럼 세상은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지요.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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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학폭 고통에 소심한 복수를 생각하지만…
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이도해 작가는 분명 그런 적이 있는 것 같다. 책 말미에 수록된 ‘작가의 말’에 “나 역시 괴롭힘을 경험했다. 뒤에 앉은 녀석이 내 머리카락과 백팩의 끈을 잘랐다. 뺨을 맞았고, 이유 없이 욕을 먹었다. 죽을 만큼 괴로운 날들이 있었다”라는 고백과 함께 지금 어딘가에서 고통당하는 이들을 위한 격려의 말이 적혀 있다.“그것은 어쩔 수 없는 불운일 뿐이다. 거대한 폭풍이 인생 앞에서 몰아칠 때, 임기응변을 발휘해서 자신을 지키지 못하고 휩쓸리는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자책은 생존에 있어서 결코 좋지 않다. 복수하고 싶다면 일단 살아남아야 하니까.”작가는 자신이 고통을 이겨낸 비결을 “나는 글을 썼다. 글은 나를 더 넓은 세계로 데려가 주었다. 그리고 그 넓은 세계가 나를 일깨웠다”라고 말하며 “아주 보잘것없어 보이는 일이라도 일단 시작하기 바란다”라고 권했다.<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는 제12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다. 이도해 작가는 2022년 12월 책을 펴내며 많은 사람에게 감사를 표하는 가운데 “마지막으로, 오늘까지 어떻게든 살아준 나에게 제일 고맙다”라고 썼다.학교 폭력은 ‘세상 모르던 시절의 철없는 행동’으로 무마되지 않는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SNS에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성공의 문턱을 밟았거나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을 때 모든 것을 순식간에 와해시켜 버린다. 그러니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남에게 피해 주는 일은 금해야 한다. 장난처럼, 게임처럼 남을 괴롭히다가는 후일 엄청난 대가를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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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아버지의 술잔엔 '눈물'이 절반 [고두현의 아침 시편]
소주병공광규술병은 잔에다자기를 계속 따라주면서속을 비워간다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길거리나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문밖에서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나가보니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빈 소주병이었다.*공광규 : 1960년 충남 청양 출생. 1986년 ‘동서문학’ 신인문학상 당선. 시집 <대학일기> <지독한 불륜> <소주병> <담장을 허물다> <파주에게> <서사시 금강산> 등 펴냄. 김만중문학상, 신석정문학상 등 수상.오늘은 공광규의 시 ‘소주병’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는 한때 누군가의 아들이었지요. 그 아들이 커서 아버지가 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우리들의 아버지. 아버지의 말수는 적지만 가슴속 웅덩이는 갈수록 깊어가고…. 그래서 아버지의 술잔엔 ‘눈물’이 절반이라고 했을까요.이 시는 공광규 시인이 대천해수욕장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마시다가 착상했다고 합니다. 빈 소주병을 입에 대고 불면 ‘붕붕’ 하고 우는 소리가 나죠. 이걸 아버지의 울음소리와 연결했는데, 찬찬히 읽다 보면 명치끝이 아릿해집니다. 자기를 계속 따라 주기만 하다가 끝내 버려지는 소주병과 아버지의 고단한 일생이 동시에 겹치지요.아버지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가족을 위해 온갖 고초를 견디며, 자식들 잘 키우려고 힘에 부치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늙어 쇠잔해지면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 빈 소주병” 신세가 되곤 하지요. 사회적 지위나 빈부와 상관없이 아버지의 한평생은 이처럼 결핍을 메우기 위해 자신을 비우는 삶일 것입니다.시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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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내 귀가 나를 가르쳤다"…마음을 얻는 법 [고두현의 아침 시편]
이런저런 생각두순학큰 바다 파도는 얕고사람 한 치 마음은 깊네바다는 마르면 바닥을 드러내지만사람은 죽어도 그 마음 알 수가 없네* 두순학(杜荀鶴, 846~907) : 당나라 시인당나라 시인 두순학은 여러 번 과거에 응시했지만, 번번이 낙방했습니다. 마흔여섯 살이 되어서야 겨우 진사가 되었지요. 아마도 그의 깊은 속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큰 바다 파도’와 ‘한 치 사람 마음’을 대비시킨 이 시는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우리 속담을 떠올리게 합니다.사람 속은 참 알 수가 없지요. 너무나 변화무쌍해서 첨단 과학으로도 어찌해 볼 도리가 없습니다. 여론조사나 소비자 분석 적중률이 90%에 이른다지만, 10%의 오차 때문에 뜻밖의 결과가 나오곤 하지요. 기업이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때 확신을 갖고 기대했다가 시장의 차가운 반응에 당혹해 하는 일도 많습니다. 칵테일 파티 효과와 마음의 비밀아주 시끄러운 술자리에서 누군가 자기 이름을 입에 올리면 금방 알아챕니다. 혼잡한 거리를 걷다가도 동전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면 즉각 고개를 돌립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내려야 할 곳의 안내 방송이 나오면 잠에서 번쩍 깨기도 하죠.심리학자들은 이런 일을 ‘칵테일 파티 효과’로 설명합니다. 칵테일 파티 효과란 왁자지껄한 파티장 소음처럼 수많은 잡음 속에서도 관심 있는 소리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현상을 말하지요. 그런데 이것이 ‘확증 편향’과 겹치면 우리 눈을 멀게 합니다.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유리한 정보만 모으는 게 확증 편향이잖아요.주식을 산 사람은 값이 오르길 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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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자립과 자유를 위해 타인에게 미움 받으라
2000년부터 지금까지 교보문고에서 독자가 가장 많이 고른 책은 <미움받을 용기>다. 2014년에 출간해 51주 동안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유지했고, 지난해 12월 28일 20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이 나왔다.이 책은 40여 개국에서 번역되어 1000만 부가 판매되었다. 전체 판매량의 5분의 1이 우리나라에서 팔렸다는 사실이 놀랍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움받을 용기’가 부족했던 걸까.<미움받을 용기>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과 의사 알프레트 아들러가 20세기 초 무렵에 창설한 ‘개인심리학’을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오랫동안 아들러를 연구해 온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와 일본의 대표적 스토리텔링 작가 고가 후미타케가 공동 집필했다.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아들러는 프로이트가 운영하는 빈 정신분석협회의 핵심 일원으로 활약하다가 학설에서 대립이 일어나자 독립해 독자적인 이론을 펼쳤다.첫 장에서부터 아들러는 “마음의 상처가 현재의 불행을 일으킨다”라고 주장하는 프로이트의 ‘트라우마 이론’을 여지없이 부정한다. 아들러의 심리학은 과거의 ‘원인’이 아닌 현재의 ‘목적’에 주목한다. ‘불안해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것’과 ‘밖으로 나오지 못하니까 불안한 감정을 지어내는 것’의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 내게는 능력이 있다“인간은 과거의 트라우마에 휘청거릴 만큼 나약한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손으로 고를 힘이 있다”라고 주장하는 아들러의 심리학을 ‘용기의 심리학’, ‘사용의 심리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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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짧고 가벼운 이야기에 담긴 묵직한 삶의 교훈
<세 가지 이야기>는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유일한 단편집이자 마지막 완성작이다. 어머니와 연인 및 친구들의 죽음, 신경 발작으로 인한 건강 문제와 경제적 위기라는 고통 속에서 작가로서 능력에 회의를 느끼던 플로베르에게 친구 투르게네프가 “짧고 가벼운 이야기를 써보라”고 조언했다.끝내 완성하지 못한 <부바르와 페퀴셰>를 밀쳐 두고 고향인 루앙의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에 새겨진 친숙한 이야기를 소재로 <구호수도사 성 쥘리앵의 전설>을 완성했다. 뒤이어 자신의 지난날을 떠올리며 <순박한 마음>을 썼고, 옛 메모들을 들춰 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살로메와 세례자 요한의 이야기’를 소재로 <헤로디아>를 집필했다. 서로 다른 이야기는 각각 완결성을 가지면서도 <순박한 마음> <구호수도사 성 쥘리앵의 전설> <헤로디아> 순으로 읽으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주제가 하나로 모인다. 첫사랑에 배신당한 펠리시테의 무한 사랑특히 중편소설 <순박한 마음>은 ‘모든 것이 나를 위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요즘 세상에 많은 울림을 준다. 주인공 펠리시테는 부모가 차례로 세상을 떠난 뒤 형제들과도 헤어져 농사꾼의 집에서 암소 돌보는 일, 닭 보는 일을 하며 산다. 18세 때 축제에 갔다가 테오도르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테오도르는 징병을 피하기 위해 돈 많은 여자와 결혼해 버린다. 슬픔에 빠져 헤매던 펠리시테는 오벵 부인을 만나 그 집의 하녀로 들어간다.펠리시테는 오벵 부인의 자녀 폴과 비르지니를 몹시 사랑하며 온 동네에 소문이 날 정도로 열심히 일한다. 오벵 부인과 두 자녀가 소에 쫓겨 위험에 처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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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품격(品格)'에 입 구(口) 자가 4개인 까닭 [고두현의 아침 시편]
대나무를 그리면서정섭한 마디 다시 한 마디천 가지에 만 개의 잎내가 대나무를 그리면서 꽃을 피우지 않는 것은벌과 나비 수선 떠는 것 면하기 위해서라네.*정섭(鄭燮, 1693~1765): 청나라 서화가이자 문인.묵죽(墨竹)의 대가인 정섭은 시서화(詩書畵)에 정통했습니다. 독보적 화풍에 뛰어난 시문을 자랑했지요. 그는 대나무를 아주 잘 그렸습니다. 그런데 대나무 천 가지에 만 개의 잎을 그리면서 벌·나비가 몰려들어 수선 떠는 것을 피하려고 꽃을 그리지 않았다고 하니, 그의 품격(品格)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그는 판교(板橋)라는 호를 즐겨 써서 정판교로도 잘 알려져 있지요. 어릴 때 집이 가난해서 늦게야 과거에 급제했고, 44세에 처음으로 지방 관리가 됐습니다. 10여 년의 관직 생활 중 그는 자기 이름보다 백성들의 배고픔을 헤아리는 데 더 힘썼습니다.어느 해 큰 재해가 들었는데, 모두가 기아에 허덕이다 뿔뿔이 흩어지고 자식까지 파는 참상을 눈 뜨고 볼 수가 없을 지경이었지요. 그는 관청의 창고를 열고 굶주린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 줬습니다.아전이 “관청 창고를 마음대로 열면 관리로서 죄명을 얻는다”며 만류해도 “상부에 일일이 보고하는 절차를 밟는다면 그동안 백성이 얼마나 굶어 죽을지 모른다. 죄가 주어진다면 나 혼자 받겠다”며 쌀을 풀어 1만여 명의 목숨을 구했습니다.결국 사달이 났지요. 권력가에게 미움을 산 그는 관직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때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 ‘난득호도(難得糊塗)’입니다. 총명하기도 멍청하기도 어렵지만, 총명함에서 멍청함으로 바뀌기란 더욱 어렵다는 뜻이지요. 그의 품격을 짐작하게 하는 명언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