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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기타

    논란의 공매도…"폭락장 주범" vs "투자과열 제동"

    살다 보면 남을 헐뜯고 비방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주식시장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공매도 세력이다. 이들은 남이 투자한 주식에 대해 ‘고평가’됐다며 험담을 하고 다닌다. 말로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해당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우기까지 한다. 팔아치운 주식은 값이 폭락한다. 그러다 보니 공매도 세력은 주식투자자, 특히 개인투자자에게 미움을 받는다. 하지만 증오와 혐오만큼 오해와 편견도 적지 않다. 정말 공매도는 개미들의 계좌를 털어가는 악마일까. 공매도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자.주식이 없어도 가능한 주식투자공매도는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거래 방식이다. 갖고 있지도 않은 주식을 어떻게 팔까. 빌려서 판다.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 팔고, 나중에 주식을 사서 갚는 것이다.일반적인 주식투자와 반대로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가야 이득을 본다. 삼성전자 주식 1주를 7만 원에 공매도했다고 하자. 다음 날 삼성전자 주가가 6만 원으로 떨어지면 6만 원에 매수해 빌린 주식을 갚는다. 1만 원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주가가 오르면 손실을 본다. 7만 원에 공매도한 삼성전자 주식이 8만 원으로 오르면 8만 원에 사서 주식을 갚아야 한다. 1만 원 손해를 보는 것이다.‘무차입 공매도’도 있다. 주식을 빌리지 않고 파는 것이다. 빌리지도 않고 파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주식은 매매한 후 2영업일이 지나 대금 결제가 이뤄진다. 매도 주문부터 해놓고 2영업일 안에 주식을 빌리면 된다. 그런데 이 기한 내에 주식을 빌리지 못하면 심각한 일이 벌어진다. 공매도의 상대방, 즉 주식을 매수한 사람은 대금을 결제했는데도 주식을 받지 못하게 된

  • 숫자로 읽는 세상

    등골 휘는 사교육비…27조 또 사상 최대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가 27조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고등학생 사교육비는 1년 전보다 8.2% 증가하며 7년 만에 최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킬러 문항 배제와 의대 정원 확대 등 교육제도 개편이 교육비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거론됐다.교육부와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1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5% 증가했다. 3년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초·중·고 학생 수는 총 521만 명으로 전년보다 1.3%(7만 명) 감소했다. 사교육비 증가세를 이끈 건 고등학생이었다. 작년 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7조5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8.2% 증가했다. 2016년(8.7%) 후 최대 증가율이다. 초등학교(12조4000억 원)와 중학교(7조2000억원) 사교육비는 각각 4.3%, 1.0% 늘었다.전문가들은 의대 열풍과 정부의 킬러 문항 배제 대학 입시 개편이 고등학생의 사교육비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시 확대로 수능 비중이 커지면서 의대를 가려는 상위권 학생들은 더 전략적으로 학습하기 위해 학원에 몰렸다”며 “정부가 지난해 6월 킬러 문항 배제 방침을 내놓은 뒤 불안감을 느낀 학생들도 사교육을 더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지난해 전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5.8% 증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만 놓고 보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5만3000원으로 높아진다. 자녀가 두 명이면 한 달에 100만 원 이상을 사교육에 쏟아붓는다는 의미다.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을 기준으로 월평균 지출이 가장 많

  • 역사 기타

    성냥 팔던 소녀, 성냥 사업가 모두 '비참한 최후'

    “신사가 성냥팔이 소녀에게 말했습니다. 얘야, 너는 네가 팔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구나.”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를 약간 다르게 써본 건데 불쾌하게 느끼는 분도 있겠다. 그러나 예단은 금물. 다행히 신사는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신사가 팔라는 것은 소녀의 노동력이었고, 소녀는 신사의 성냥 공장에 취직하게 된다.최초의 자기 발화 성냥은 1805년에 발명됐다. 부싯돌(정확히는 플린트 앤드 스틸)의 굴레에서 벗어난 것까지는 좋았는데, 황 등을 바른 성냥 머리를 황산에 담가 발화시키는 방식은 불편하고 위험했으며, 무엇보다 비쌌다. 1826년, 마찰열을 이용해 불을 붙이는 성냥이 발명된다. 불이 너무 잘 붙어 탈이었다(서부영화에 등장하는 아무 데나 그어도 칙 하고 불이 붙는 게 바로 이 성냥). 그리고 1844년에 이런 단점을 보완한 안전 성냥이 등장한다. <성냥팔이 소녀>가 발표된 게 1845년이니까 소녀는 이 안전 성냥을 팔러 다닌 것이겠다.불행히도 신사는 그렇게까지 착한 사람은 아니었다.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 그의 공장에서는 적린 대신 백린을 사용한 것이다. 고체 상태에서는 인체에 거의 무해한 적린과 달리 백린은 제조 과정에서 독가스를 내뿜는 데다 독성으로 턱뼈가 무너져 내리는 심각한 유해물질이다. 공장 근무 2년 반 만에 소녀는 턱뼈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힘들게 모은 돈은 수술비로 다 날아갔고 신사가 퇴직금이라고 던져준 것은 성냥 몇 갑이 전부였다. 얼굴 아래쪽이 날아간 소녀는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성냥을 팔다가 도시 어딘가의 골목에서 쓸쓸하게 죽어갔다. 차라리 신사를 만나지 않고 얼어 죽는 게 나을 뻔한 삶이

  • 경제 기타

    초기 지폐, 금과 바꿔주면서 널리 사용돼

    화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인류의 역사 속에서 화폐가 어떻게 사용되어왔는지 살펴보자. 화폐는 시장경제가 확립되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화폐는 자급자족하며 살던 시대에 잉여 생산물이 발생하면서 등장한다. 남는 물품을 다른 사람과 대량 교환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했기 때문이다.인류가 화폐를 사용한 것은 그 시작 시기를 정확하게 알기 어려울 만큼 오래전 일이다. 초기 화폐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인류의 역사에서 지폐나 동전 같은 현금을 화폐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폐보다 역사가 긴 동전도 수천 년 정도의 역사를 지녔을 뿐이다. 지폐의 경우 18세기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다.사람들이 교환의 매개물로 처음에 사용한 것은 쌀이나 밀, 소금, 옷감 등의 상품이었다.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는 물건을 교환의 매개물로 사용하는 것을 ‘상품화폐(commodity money)’라고 부른다. 어떤 물건이 상품화폐로 쓰이기 위해서는 해당 물건으로 다른 상품을 원활하게 교환할 수 있어야 한다. 교환이 원활히 이루어지려면 우선 상품화폐로 사용하는 물건이 작고 가벼워 운반하기 편리하면서 작은 단위로 나눠 쓸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내구성이 있어 오래 보관해도 변질되지 않아야 한다. 또 너무 귀하거나 흔한 물건도 안 된다.그런데 교환 규모가 커지면서 쌀이나 베 같은 상품화폐를 통한 교환이 불편해지기 시작했고, 이를 대신해 등장한 것이 금·은·구리 등의 금속화폐(metallic money)다. 금속도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이므로 크게 보면 상품화폐의 범위에 들어

  • 커버스토리

    위험·안전자산 모두 뛰는 '에브리싱 랠리'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주식, 암호화폐 같은 위험자산(risky asset)은 물론 안전자산(riskless asset)의 대명사인 금(金)값마저 치솟고 있습니다. 경제가 불안해지면 금에 수요가 몰리는 건 당연한데, 지금처럼 경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우세할 때 금값이 강세를 띠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위험자산·안전자산을 가리지 않고 자산 가격이 모두 오르는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가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암호화폐는 비트코인 현물의 가격 움직임을 따르도록 만들어진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되면서 상승 탄력을 받았죠. 여기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해져 우리 돈으로 개당 1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작년 6월 이후 거의 세 배가 뛴 것입니다. 국제 금값도 지난 11일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선물거래 기준)에서 온스당 2184달러를 기록하는 등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자산시장의 요즘 분위기는 마치 주식 거래창의 모든 종목에 상승을 뜻하는 ‘빨간불’이 들어온 듯합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이 말한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란 표현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렇더라도 경제 현상의 이면에는 논리적 이유와 배경이 분명히 있습니다. 4·5면에서 금리와 자산시장의 관계, 에브리싱 랠리의 원인, 금융 상식을 뒤집는 또 다른 기현상 등을 살펴보겠습니다.금리는 금융시장과 경제 활동의 '신호등'경기 조절은 물론, 자산 가격에 큰 영향모든 자산의 가격이 동시에 치솟는 ‘에브리싱 랠리’를 촉발한 계기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사입니다. 그렇다면 금리(金利)란 무

  • 사진으로 보는 세상

    ‘사찰체험’하는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

    한국을 방문 중인 미국 하버드대학교 래드클리프 오케스트라 동호회 학생들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은평구 진관사 내 한문화체험관에서 사찰체험의 일환으로 명상의 시간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 숫자로 읽는 세상

    "공론화위 국민연금안, 개혁 아닌 개악"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최근 도출한 국민연금 모수 개혁안에 정치권 등이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론화위가 다음 달 시민대표단 숙의 토론 등을 거쳐 최종안을 내놓더라도 입법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공론화위가 내놓은 개혁안 중 1안은 지금보다 연금 재정이 더 나빠지는 안”이라고 말했다. 공론화위가 최종 결정을 내놓더라도 정부·여당이 그대로 수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론화위는 국회 차원의 기구여서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 그러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해온 여당도 개혁안에 합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공론화위는 지난 10일 소득대체율(생애 평균소득 대비 연금수령액)을 현행(2028년 기준 40%)보다 10%p 높은 50%로 높이면서 보험료율은 9%에서 13%로 인상하는 1안과 소득대체율은 40%로 유지하고 보험료율만 12%로 올리는 2안 등 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 김상균 공론화위원장은 “1안은 소득 안정에, 2안은 재정 안정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안은 근로자, 사용자 등 각 이해관계 집단 36명으로 구성된 의제숙의단이 도출했다.공론화위는 다음 달 500명의 시민대표단이 참여하는 숙의 토론 등을 거쳐 하나를 최종안으로 연금특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연금특위는 오는 5월 21대 국회 임기 만료 전에 개혁안 입법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물론 정치권도 1안에 우려를 나타내 난항이 예상된다. 1안에 따르면 기금 소진 시점은 현행을 유지할 때(2055년)보다 6년 늦춰지지만, 기금 고갈 이후 보험료 부담이 폭증한다. 현행

  • 경제 기타

    다수결의 함정…왜 자꾸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당선될까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의사결정 방식이다.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도 다수결 원칙에 따라 한 표라도 더 많이 받은 후보자를 국회의원으로 선출한다. 다수결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방식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과에 썩 만족하지 못하는 유권자가 많다. 정치인만의 잘못도 유권자의 잘못도 아니다. 사실은 다수결이라는 제도 자체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선거와 메이저리그 MVP 투표한국의 주요 공직 선거는 단순 다수결을 택한다. 유권자가 한 사람에게 표를 던져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당선되는 방식이다. 유권자가 21명이고 후보자는 A, B, C 세 명인 가상의 선거를 살펴보자. 투표 결과 A가 8표, B가 7표, C가 6표를 얻었다. 승자는 8표를 얻은 A다.그런데 이 투표 결과를 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전체 유권자 중 A를 지지한 사람은 40%도 안 된다. 과반수 유권자가 부적격이라고 생각하는 후보자도 일부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면 당선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런 허점을 발견하고 이론화한 사람이 18세기 후반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과학자인 장 샤를 드 보르다다.보르다가 발견한 허점은 단순 다수결 투표가 개별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선호도 차이를 반영하지 않는 데서 비롯한다. 이에 보르다는 모든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 선호도를 반영한 투표법을 제안했다. 후보가 세 명이라면 1순위는 A, 2순위는 B, 3순위는 C 하는 식으로 투표하고, 1순위 표에는 3점, 2순위 표에는 2점, 3순위 표에는 1점을 부여해 합산하는 것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이렇게 뽑는다. 이런 투표 방법을 ‘보르다 투표법’이라고 한다.보르다 투표법에도 맹점은 있다. 2위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