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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금사과·금딸기…농산물값은 왜 널뛰기할까
요즘 과일을 사 먹기가 겁난다는 사람이 많다. 작년 가을 사과와 배 작황이 나빠 가격이 1년 전보다 30%나 오른 탓이다. 딸기도 초겨울 출하량이 줄어 작년보다 20% 정도 비싸졌다. 농산물 가격은 오를 때 크게 오르고 내릴 때도 큰 폭으로 내린다. 생산량이 평년보다 많아지면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은 인건비도 못 건진다며 수확을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는다. 그런 점에서는 차라리 흉년이 드는 것이 농민들에게 더 나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농산물 가격 변동 폭이 유독 큰 이유는 무엇인지, 농민들에게는 정말 풍년보다 흉년이 좋은 것인지 살펴보자.농부는 풍년을 바라지 않는다?일반적인 상품은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고 공급이 늘어난다. 반대로 가격이 내리면 수요가 늘고 공급은 줄어든다. 가격에 따라 수요·공급이 변화하면서 가격 변동 폭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농산물시장에선 이런 메커니즘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농산물은 수요와 공급 모두 가격탄력성이 작다. 가격이 변동하는 폭에 비해 수요·공급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쌀값이 비싸졌다고 해서 사람들이 갑자기 하루 세끼 식사를 두 끼로 줄이지는 않는다. 쌀값이 내렸다고 해서 밥을 한 공기씩 더 먹지도 않는다. 공급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사과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과수원에서 당장 사과 수확량을 늘릴 수는 없다. 사과나무를 심고 키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격탄력성이 작은 상품은 공급이 약간만 늘거나 줄어도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한다.이런 이유로 발생하는 현상이 ‘농부의 역설’ 또는 ‘풍년의 역설’이다. 풍년이 들면 농산물 가격이 내려간다. 하지만 가격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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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미국, 나폴레옹으로부터 루이지애나 헐값에 사들여
조선은 나폴레옹을 몰랐지만 나폴레옹은 우리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1816년 조선을 방문한 배질 홀이라는 영국인이 있다. 그는 귀국길에 세인트헬레나에 유배된 나폴레옹을 찾아간다. 홀은 자신의 경유지이던 조선과 류큐 왕국, 필리핀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려줬고, 나폴레옹은 그 나라들에 눈까지 반짝이며 흥미를 보인다. 나중에 거기까지 정복하려고? 아니다. 나폴레옹의 정복 유전자가 남달랐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망상 환자는 아니었다.나폴레옹은 유럽 밖에서도 제국을 만들고 싶었다. 그가 배질 홀의 여행기에 관심을 보인 것은 동양에서 적당한 후보지를 물색 중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몸은 절해고도에 고립돼 있지만 그의 마음만은 여전히 유럽의 제왕이었다. 만약 나폴레옹이 탈출에 성공했다면, 그리고 그가 전진기지로 선택한 곳이 조선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일단 우리를 한번 신나게 밟아준 뒤 차근차근 동양의 유럽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우리와 일본의 운명은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다. 동양에서는 그 후보가 미정이었지만 북미 대륙에서는 그곳이 루이지애나였다(지명은 루이 14세에게 헌정한 땅이라는 의미).프렌치 아메리카 제국을 건설하려던 나폴레옹의 의욕을 꺾은 것은 돈이었다. 영국과의 대결은 코앞에 다가와 있었지만 전쟁 자금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때 나폴레옹을 찾아온 게 제임스 먼로가 대표로 이끈 미국 사절단이다. 중남부 해안가의 뉴올리언스를 매입하고 싶다는 사절단의 말에 나폴레옹은 한술 더 떠 아예 루이지애나 전체를 사라고 제안한다. 영국은 뉴올리언스에 군침을 흘리고 있었고, 프랑스가 막강한 영국 해군으로부터 항구도시 뉴올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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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도쿄증시, 상하이 제치고 3년 만에 아시아 1위
일본 도쿄 증시가 시가총액으로 중국 상하이 증시를 제치고 3년 6개월 만에 아시아 1위를 되찾았다. 글로벌 투자 자금이 규제를 강화한 중국을 떠나 주가 부양에 적극적인 일본으로 몰리는 ‘자금 대전환’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세계거래소연맹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는 6조3200억 달러(약 8296조 원)로, 6조2700억 달러에 그친 상하이증권거래소를 제쳤다. 2020년 7월 상하이증시에 밀린 후 첫 아시아 1위 탈환이다.작년 11월 말까지 상하이증시 시총은 6조5929억 달러로 5조9041억 달러인 도쿄 증시를 여유 있게 앞섰다. 하지만 지난해 30% 가까이 오른 닛케이225지수가 올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상하이종합지수는 작년 중반부터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이날 도쿄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지수는 1.5% 오른 35,577.11로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오르며 33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800대에서 움직이면서 3년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일본 도쿄 증시가 시가총액 ‘아시아 1위’에 재등극한 것은 글로벌 투자 자금의 흐름이 바뀐 결과다. 지난 20여 년간 이어지던 ‘바이(buy) 차이나-셀(sell) 재팬’ 움직임이 일본 경제 부활로 반전됐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26,000~28,000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닛케이지수가 본격적으로 오름세를 탔다. 이에 힘입어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 자금을 빨아들이던 중국 상하이 증시를 따돌렸다.지난해 도쿄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는 3조1215억 엔(약 28조2561억 원)어치의 일본 주식을 순매수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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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글로벌 물류 '대동맥'…군사적 충돌로 교역 차질 우려
중동 정세가 격화하면서 정부와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대규모 수출 중단, 에너지 수급 위기 등으로 문제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국내 산업계는 사태 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전·석유화학 등 이집트에 공장을 둔 한국 기업 다수는 이미 한 달 가까이 물류 차질을 겪고 있다.-2024년 1월 15일 자 한국경제신문-미국과 영국이 작년 말부터 홍해를 지나는 민간 상선을 공격해온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에 나서면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또다시 글로벌 물류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군사적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예멘 앞 바다가 바로 글로벌 물류의 ‘대동맥’이라 볼 수 있는 수에즈운하로 통하는 길목이기 때문입니다.세계경제는 이미 요동치고 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해운사들이 홍해와 수에즈운하를 피해 운송 시간이 2주일은 더 걸리는 아프리카 남단 우회 항로로 선단을 돌리면서 중국에서 주요 부품을 조달해온 독일 내 테슬라 공장은 생산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유가도 반등하며 안정세를 찾던 물가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수에즈운하가 무엇이길래 이토록 세상을 들썩이게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1869년 개통한 수에즈운하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해상무역의 주요 통로입니다. 길이 약 190km, 폭 205m의 수에즈운하는 지중해와 인도양으로 가는 관문인 홍해를 연결합니다.화물을 실어 나르는 해운사 입장에서 15시간이면 통과가 가능한 수에즈운하는 보물 같은 존재입니다. 아프리카 최남단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을 경유하는 기존 항로 대비 운항 거리를 1만km, 소요 시간은 10~14일을 줄여주기 때문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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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사랑-이별-사랑'의 오묘한 순환 고리에 빠지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작가 중 한 사람인 알랭 드 보통은 30개국에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유명 작가다. 1993년에 발표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알랭 드 보통의 첫 번째 작품이다. 1994년 <우리는 사랑일까>, 1995년 <너를 사랑한다는 건>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세 작품을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으로 부른다. 이 장편소설들은 전 세계 20여 개 언어로 번역·출간되었는데, 이 독특한 연애소설 덕에 그는 ‘1990년대식 스탕달’이라는 별명을 얻었다.세 권의 연애소설 가운데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우리나라에 2002년 소개된 이후 큰 반향을 일으켜 2022년 ‘70만 부 기념 리커버’가 발행되었다. 31년 전 발표한 작품이 지금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사랑과 이별이 안기는 감정은 어느 시대나 똑같기 때문이다.당시 24세이던 보통은 20대 중반 남녀를 등장시켜 직접 경험했을 법한 사실에 자신의 철학과 방대한 독서 지식을 접목, 사랑에 빠진 사람만이 깨달을 수 있는 통찰력을 선보이며 전 세계 독자를 매료시켰다.뜨거운 사랑과 죽음 같은 고통<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의 주인공 ‘나’는 일면식도 없는 ‘클로이’와 비행기에 나란히 앉아 두서없는 얘기를 나누게 된다. “짐을 챙겨서 세관을 통과했을 때 이미 클로이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나의 고백처럼 사랑은 불시에 찾아온다. 두 사람은 곧 서로의 집을 오가며 사랑하게 되고 사소한 일로 다투기도 한다. 두 사람의 상태를 여러 고전에 반영하고 접목하면서 알랭 드 보통은 주옥같은 문장들로 사랑을 표현한다.“자신이 다른 사람의 사랑의 대상이라는 것을 인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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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자사고·외고·국제고 '일반고 전환' 안 한다
내년 일반고 전환이 예정된 외국어고,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국제고가 그대로 유지된다. 문재인 정부가 폐지를 결정한 지 4년 만의 존치 결정이다. 고교 교육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으나, 일각에선 내신등급 5단계 축소와 맞물려 특목고 쏠림 현상을 우려한다.교육부는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초·중등교육법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일반고로 일괄 전환할 예정이던 자사고 33곳, 외국어고 30곳, 국제고 8곳이 유지된다. 이들 학교의 존치 결정에 대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정부의 ‘획일적 평준화’ 정책을 바로잡고 학생의 교육 선택권을 보장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 존치 공약을 내세웠고, 교육부는 지난해 6월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을 통해 존치안(案)을 공식화했다.그 대신 전국 단위 선발 학교는 입학 정원의 20% 이상을 지역 학생으로 선발해야 한다. 전국 단위 자사고 10곳 중 7곳(용인외대부고·인천하늘고·북일고·김천고·하나고·포항제철고·상산고)이 이미 기준을 넘기고 있어 이들 학교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기존에 지역 인재를 1명만 선발하던 민사고는 앞으로는 강원도에서만 36명을 의무적으로 선발해야 한다. 광양제철고도 지역 학생 선발 인원을 26명에서 45명으로, 현대청운고 역시 31명에서 36명으로 늘려야 한다. 또 기존에 사회 통합 전형 선발 의무가 없던 6개 전국 단위 자사고(옛 자립형 사립고)도 사회통합전형으로 20% 이상을 선발해야 한다.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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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AI
주니어 생글생글 제97호에서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를 소개했습니다.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에 인공지능(AI)이 적용되는 트렌드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했습니다. 내 꿈은 기업가의 주인공은 신발이 좋아서 다양한 종류의 신발 사진을 올리다가, 국내 최대 규모의 패션 쇼핑몰을 창업한 조만호 무신사 이사회 의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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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100도 넘긴 사랑의 온도탑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나눔온도가 101.2℃로 표시되고 있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기부금 총액이 4400억 원으로 집계돼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