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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 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맞춤법 공략하기 (13) - '쌍룡'인가 '쌍용'인가“고얀 녀석이로군.” “괘씸한 년 같으니….” “땡전 한 닢 없다.”일상에서 흔히 말하고 듣는 문장이다. 그런데 여기 쓰인 ‘녀석’ ‘년’ ‘닢’ 같은 말은 지금까지 익힌 두음법칙의 기준으로 보면 맞지 않는 표기다. 두음법칙은 한자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고유어 중에서도 ‘녀석’ ‘년’ ‘닢’ 등 일부 의존 명사는 한글맞춤법에서 그 표기를 따로 예시했다. 이들은 사람들이 자주 표기를 헷갈리는 사례인데, 두음법칙과 상관없이 표기를 고정시켰다.한자어 의존 명사 중에는 ‘량(輛), 리(理, 里)’ 등을 두음법칙과 관계없이 본음대로 적는다. 예외인 셈이다. 이에 따라 ‘객차 오십 량(輛)’ ‘그럴 리(理)가 없다’ ‘천 리(里) 길도 한걸음부터’처럼 적는다.‘쌍룡(雙龍)’과 ‘쌍용’도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표기다. 단어 첫머리 이외의 경우는 두음법칙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본음대로 적으면 된다. ‘쌍룡’이 맞는 표기다. 다만, 쌍용자동차와 쌍용양회 등 고유명사로 쓸 때는 고유한 대로 적는다. 이 역시 예외에 해당한다.‘속음’에 관해서도 알아둬야 한다. 한자어 중에는 속음으로 읽히는 말이 있다. 가령 ‘토론’과 ‘의논’에는 모두 한자 ‘論’이 쓰였다. 똑같은 음운환경이지만 하나는 ‘론’이고 다른 하나는 ‘논’으로 적는다. 왜 그럴까? ‘의논’에서는 속음으로 읽기 때문이다. ‘속음’이란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하는 습관음으로,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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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춤법 공략하기 ⑫ - 청녹두와 청록색한자로 ‘冷’은 ‘찰 랭’ 자다. 이 말이 우리말 안에서 무수한 단어를 생성해냈다. ‘냉동, 냉방, 냉수, 냉혹하다’를 비롯해 ‘고랭지, 공랭식, 한랭전선, 보랭 효과’ 등 셀 수 없이 많다. 두 부류는 표기에서 ‘랭’과 ‘냉’으로 갈린다. 어디에 있느냐에 따른 차이다. 두음법칙, 즉 단어 첫머리에서 ‘ㄹ’을 피하는 것이다. 하지만 둘째 음절에서부터는 본음대로 적으면 된다.대부분의 모국어 화자는 따로 두음법칙을 배우지 않아도 단어 첫머리에 오는 말을 틀리지 않게 적을 수 있다. 그러나 고랭지 등 첫머리가 아닌 경우는 헷갈려할 때가 많다. ‘고랭지 재배’와 ‘고냉지 재배(×)’, ‘공랭식’과 ‘공냉식(×)’, ‘한랭전선’과 ‘한냉전선(×)’, ‘보랭 효과’와 ‘보냉 효과(×)’. 이런 말들이 뒤의 것이 틀렸음을 분별할 수 있고 왜 잘못됐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면 두음법칙의 절반은 이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두음법칙이 적용되는 말들을 까다롭게 하는 것은 대부분 ‘글자의 결합을 어떻게 가르느냐’에 따라 해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청녹두(靑綠豆)’와 ‘청록색(靑綠色)’에 쓰인 ‘녹’과 ‘록’은 모두 한자 ‘綠’을 표기한 것이다. 대개는 ‘청녹두’를 ‘청록두’로 쓰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청록색’은 ‘청녹색’으로 적는 이가 의외로 많다. 같은 위치, 같은 한자인데 어떤 경우는 ‘녹’이고 다른 경우는 ‘록’으로 적는다. 왜 그럴까. 비밀의 열쇠는 &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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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춤법 공략하기 ⑪ - '님'과 '임'의 구별지난 호에서 두음법칙의 개념과 용법을 어느 정도 익혔다면 이제 각각의 단어들에 응용해 보자. 두음법칙을 풀어내는 요령은 ‘단어 간의 결합’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다. 즉 복합어에서는 각각의 단어별로 두음법칙을 적용한다는 것이 핵심이다.예를 들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보자. 이 말은 ‘전국+경제인+연합회’로 구성돼 있다. 두음법칙이 적용되는 부분은 ‘연합회’이다. 말에도 경제원리가 작용해 이처럼 긴 말은 줄여 쓰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준말은 어떻게 될까.준말은 보통 머리글자를 따서 만드는데, 이때 ‘전경연’으로 할지, ‘전경련’으로 할지가 문제다. 준말에서는 각각의 음절이 독립된 단어로서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때는 준말 전체를 하나의 단어로 보고 두음법칙을 적용하면 된다. 그러니 ‘전경련’이 맞는 표기다. 마찬가지로 대한교육연합회는 정식 명칭이고, 이를 줄일 때는 대한교련으로 적는다.두음법칙은 간단히 말하면 ‘단어 첫머리에 ㄴ, ㄹ이 오는 것을 피한다’는 규정이다. 이를 충실히 익힌 사람이라면 ‘금 한 냥, 은 두 냥쭝, 십 년’ 같은 표현에 의문을 갖는 것이 정상이다. 이들은 왜 단어 첫머리에 ‘ㄴ’이 오는 것을 허용했을까?이는 의존명사인 ‘냥(←兩), 냥쭝(←兩-), 년(年)’ 등이 독립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큰 틀에서 보면 이 역시 두음법칙을 적용하는 원리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다. 의존명사는 그 앞의 말과 연결돼 하나의 단위를 구성하는 것이므로, 두음법칙을 적용하지 않고 소리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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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춤법 공략하기 ⑩ - '연륙교'는 육교가 아니다두음법칙은 간단히 말하면 ‘단어 첫머리에 ㄴ, ㄹ이 오는 것을 피한다’는 규정이다. 모국어 화자라면 ‘여자’를 ‘녀자’라고 하지 않듯이, 대부분 따로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말하고 적을 수 있다.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까다로워진다. 우선 지난 호에서 두음법칙은 한자어에서만 적용하는 규정이라고 했는데, 바로 이 부분에서 어려움이 생긴다. 한자와 함께 본음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자 의식이 약해진 요즘 세대에서는 더할 것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예문 몇 가지를 통해 이를 살펴보자.①최후를 (장렬/장열)하게 마치다. ②포탄이 (작렬/작열)하다. ③태양이 (작렬/작열)하다.이런 유형의 단어는 무수히 많다. 그 많은 단어를 일일이 외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해법은 무얼까. 우선 세 문장에 나오는 괄호 안 단어들은 소리로는 구별이 안 된다. 세 단어 모두 [장녈]로 발음되기 때문이다. 일단 두음법칙에서 ‘렬’의 규정을 상기해 보자. <모음이나 ㄴ받침 뒤>에선 ‘열’, 그 외에는 본음인 ‘렬’이다. 이 원칙을 적용하면 단어 표기를 모를지라도 ①‘장렬’ ②‘작렬’이 맞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③에서는 달라진다. ‘작렬’이 아니라 ‘작열(灼熱)’이다. 장렬(壯烈)과 작렬(炸裂)에서는 본음이 ‘렬’이지만 작열의 ‘熱’은 본음이 ‘열’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골치가 좀 아프겠지만 어쩔 수 없다. 우리말을 정확히 구사하고 이해하려면 이 정도는 알아둬야 한다.17세기 영국의 시인 존 밀턴이 지은 서사시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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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춤법 공략하기 ⑨ - 성공'률'과 실패'율'의 구별두음법칙은 우리 맞춤법에서 사이시옷 규정과 함께 양대 난제 중 하나다. 두음법칙이란 말 그대로 단어의 첫머리에서 일부 소리를 피하는 현상이다. 규정 자체가 복잡한 데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규정부터 살펴보자. 두음법칙은 한글맞춤법 57개항 가운데 제3장 ‘소리에 관한 것’으로, 제10항, 11항, 12항에 들어 있다. ①한자음 ‘녀, 뇨, 뉴, 니’가 단어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법칙에 따라 ‘여, 요, 유, 이’로 적는다. ②한자음 ‘랴, 려, 례, 료, 류, 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법칙에 따라 ‘야, 여, 예, 요, 유, 이’로 적는다. ③한자음 ‘라, 래, 로, 뢰, 루, 르’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법칙에 따라 ‘나, 내, 노, 뇌, 누, 느’로 적는다.이 규정은 외우기도 힘들뿐더러 실제 글쓰기에서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요령이 있다. 우선 두음법칙은 우리말의 한자어에서만 일어난다는 것을 알아두자. 둘째, ‘단어 첫머리에 ㄴ, ㄹ이 오는 것을 피한다’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면 한자어 ‘녀자(女子)’는 ‘여자’로, ‘래일(來日)’은 ‘내일’로, ‘렬차(列車)’는 ‘열차’로 적는 것이다.(ㄴ→ㅇ으로, ㄹ→ㅇ 또는 ㄴ으로 바꾼다)뒤집어 말하면 단어의 첫머리 이외에서는 한자의 본음대로 적는다는 뜻이다. ‘개량(改良), 협력(協力), 급류(急流), 혼례(婚禮)’ 같은 게 그런 사례다. 이런 것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말을 써온 사람이라면 잘못 적는 경우가 없을 터이므로 따로 익힐 필요도 없다.그런데 &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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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모음 역행동화는 한마디로 뒤에 있는 ‘이’모음의 영향으로 앞음절에 ‘이’음이 첨가되는 현상이다. 수많은 단어를 일일이 외울 필요는 없다. 원칙을 알고 나면 나머지는 응용해 쓰면 된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말에서 ‘이’모음 역행동화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를 다른 말들에 적용해 보자.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은? ‘무지렁이’일까, ‘무지랭이’일까? 이 밖에도 헷갈리는 게 꽤 많다. 아기와 애기를 비롯해 오라비와 오래비, 가자미와 가재미, 노랑이와 노랭이, 쓰르라미와 쓰르래미, 창피하다와 챙피하다 따위는 사람에 따라 유난히 헷갈리는 단어들이다. ‘이’모음 역행동화를 이해했다면 설령 이들의 정확한 표기를 몰랐다고 해도 맞는 말을 찾아 쓸 수 있다. ‘이’모음 역행동화가 일어나기 전의 형태가 표준이다. 그러니 모두 앞의 말을 고르면 틀림이 없다. 다만 예외는 따로 알아둬야 한다. 접미사로 쓰이는 ‘-내기’와 ‘남비’ ‘동댕이치다’는 이미 굳어진 말로 보아 ‘이’모음 역행동화가 일어난 형태를 표준으로 삼았다. 여기에 접미사인 ‘-쟁이/-장이’를 구별해 쓸 수 있으면 된다. 우선 ‘-내기’는 본래 어형이 ‘-나기’였으나 사람들이 ‘풋나기’ 등을 오히려 어색해하므로 ‘-나기’를 버리고 ‘-내기’로 통일했다. 예컨대 ‘서울내기, 시골내기, 신출내기, 풋내기’라 적는 게 맞고 ‘-나기’라고 하지 않는다. ‘냄비’와 ‘동댕이치다’는 본래 ‘남비’ ‘동당이치다’로 적던 것이었으나 1988년 새로운 표준어사정 원칙이 나오면서 ‘냄비’ ‘동댕이치다’로 바꿔 적기로 했다. 사람들의 발음이 이미 그리 굳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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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춤법 공략하기 ⑦ '아지랑이-아지랭이' 판별법30도를 오르내리는 막바지 무더위가 한창이다. 한여름 뙤약볕이 내리쬐는 도심에서는 아스팔트 위로, 또는 건물들 사이로 아른아른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지랑이’다. 사전에서는 ‘(주로 봄날에) 햇빛이 강하게 쬘 때 공기가 공중에서 아른아른 움직이는 현상’으로 설명한다. 이를 좀 더 과학적으로 풀면 ‘고온의 햇볕으로 지면이 뜨거워지면서 지표면 공기가 주위 공기와의 온도 차이로 위로 올라가는 현상’이다. 멀리서 볼 때 공기가 일렁이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온도에 따라 빛의 굴절률이 다르기 때문이다.아지랑이는 한자말로는 ‘야마(野馬)’라고 한다. 들판 여기저기에 흩어져 한가하게 풀을 뜯기도 하고 달려가기도 하는 야생의 말에 빗댄, 그럴싸한 표현이다. 《장자(莊子)》에 나오는 말이라 하니(전관수, 《한시어사전》, 국학자료원, 2002) 우리나라에서도 예부터 써왔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일상에서 쓰는 말은 아니다. 한자어가 절대적으로 많은 우리말에서 토박이말의 위세가 한자어를 압도하고 있는, 살갑고 정겨운 말 가운데 하나다.그런데 이 말을 ‘아지랭이’로 읽고 적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아지랑이를 아지랭이로 쓰게 되는 것은 이른바 ‘이’모음 역행동화(또는 전설모음화, 움라우트라고도 한다) 때문이다. ‘이’모음 역행동화란 후설모음인 ‘아, 어, 오, 우, 으’ 발음이 뒤 음절의 전설모음 ‘이’의 영향으로 같은 전설모음인 ‘애, 에, 외, 위, 이’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뒤에 있는 ‘이’모음의 영향을 받아 앞 음절의 발음까지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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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춤법 공략하기 ⑥ '등굣길'로 적고 [등교낄]이라 발음한다사이시옷은 우리말의 수수께끼를 푸는 중요한 열쇠 중 하나다. 그 첫 번째 열쇠는 ‘소리적기’다. ‘산뜻하다(산듯×), 일쑤(일수×), 등쌀(등살×), 팔짱(팔장×), 혼쭐(혼줄×)’ 따위가 소리 적기의 예이다. 이들은 어원이 밝혀지지 않은 채 읽을 때 까닭 없이 된소리로 나는 것이므로 소리대로 적는다. 이에 비해 ‘눈곱(눈+곱, 눈꼽×), 눈살(눈+살, 눈쌀×), 울상(울+相, 울쌍×), 울적(鬱寂, 울쩍×)’ 등은 어원이 드러난 말이므로 원형을 밝혀 적는다. 이것이 두 번째 열쇠인 ‘형태 밝혀 적기’다. 발음은 된소리로 나더라도 어원이 있는 말이므로 소리대로 적지 않고 그 형태를 고정해 적는다는 뜻이다. 사이시옷은 합성어에서 소리 나는 대로 적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형태를 살려 적자니 실제 발음과 너무 차이가 날 때 개입한다. 일종의 ‘세 번째 열쇠’인 셈이다. 첫 번째 열쇠와 두 번째 열쇠를 연결하는 절충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등교’와 ‘길’이 결합할 때 누구나 [등교낄]로 발음한다. 이때 이를 소리대로 적자니 원형을 너무 심하게 훼손하고, 그렇다고 원형을 살려 ‘등교길’로 적자니 표기가 실제 발음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고민 사이에서 나온 방식이라 이해하면 된다. 사이시옷을 덧붙임으로써 ‘등교’의 말음을 폐쇄시켜 뒤에 오는 ‘길’을 자연스럽게 [낄]로 발음하게 만든 것이다. ‘한글 맞춤법’이 1988년 고시됐으니 시행한 지 벌써 30여 년이 돼 간다. 그래도 많은 이들이 여전히 사이시옷을 낯설어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