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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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흑백논리보다 다각도의 사고방식이 중요
지난 시간(4월 1일 자 15면) 연세대 2023학년도 기출문제 2번 세트 문항에 대해 2-1번은 모델 답안을, 2-2번은 해설을 담아보았습니다. 2-1번의 평가 유형에서 늘 다각도의 사고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대상이 무조건 옳거나 그르다는 흑백논리로 판단하지 말고, 옳은 면이나 그른 면이 있더라도 한계나 의의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2-2(수리논술 유형)에서는 해설을 간추려 쓸 때 답이 됩니다. 수리논술에서도 개방적이면서 분석적인 태도는 여전히 필요합니다.[문제 2-1] 제시문 (라)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 (가)와 제시문 (나)를 평가하시오.[답안] 자료들은 기초학문과 응용 기술의 투자 비중이 불러오는 효과를 설명한다. 국가 A는 응용 기술에 편중한 반면, 국가 B는 기초학문에 상당액을 투자해 응용 기술과 균형성을 맞추고 있다. 이는 A국의 고용률과 온실가스배출량 등을 장기적으로 개선시킨다. 기초학문의 발전으로 다양한 산업분야가 활성화되는 동시에 기술력을 보유하게 된 결과일 것이다. 기술특허 수익 면에서는 수익성 있는 응용 기술 투자가 많은 B국이 앞서지만, A국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분석에 기초할 때 (가)는 대체적으로 옳지만 항상 성립하지는 않는다. 응용 기술에 집중한 국가 A의 온실가스 배출 증가는 특정 기술의 위해함을 증명한다. 한편 국가 A의 높은 기술특허 수익도 삶에 보탬이 되는 기술을 주장한 묵자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응용 기술의 집중 투자로 오히려 고용률이 감소된 상황은 “송나라 사람들의 밥줄이 다 끊기는” 것을 우려한 묵자도 예상치 못한 것이다.(나) 또한 자료를 통해 옹호할 수 있으나 불완전하다.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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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문제, 논술 평가의 결정적 요소 아니다
지난호(2024년 3월 18일 자)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연세대 신유형의 자료 해석과 수리논술 유형을 2023학년도 2번 세트를 중심으로 다뤄보겠습니다.연세대학교의 신유형은 2020학년도부터 출제된 유형을 뜻합니다. 2019학년도까지는 소문항으로 나누기보다 1·2번 문항을 보통 1000자 내외로 출제했고, 수리논술과 관련된 문항이나 영어 제시문의 출제가 없었습니다.그러나 2020학년도부터는 수리논술과 영어 제시문을 전 계열 공통으로 출제하고 있고, 그에 따라 수리적 역량과 영어 제시문의 논지 이해력 등에 균형적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합격을 기대할 수 있게 변화했습니다. 또 문항도 각 1·2번이 소문항 2개씩으로 분할되어 있는데, 이번 호와 다음 호에 이어서 다룰 2번 세트는 대체적으로 자료 해석과 수리논술을 포함하고 있습니다(1번 세트는 일반적인 한글 및 영어 지문으로 비교, 평가, 분석 등의 유형).연세대 수리논술 역대 기출문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2020학년도(시험 2019년) 모의논술은 실질적으로 수리논술이 없었으나, 2020학년도 실제 시험에서는 2개 교시에서 조건부확률과 확률밀도함수 문제가 출제됐습니다. 2021학년도 수시 문제부터는 출제 범위가 확률과통계에서 수학2로 이동했습니다. 선택과목인 확률과통계가 아니라 공통과목인 수1·2에서 출제해 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없애고자 한 의도가 엿보입니다. 문제의 난이도 관점에서는 21학년도가 가장 어려웠고, 이후 매년 쉬워지는 추세였습니다.기본적으로 수학의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을 평가하는 논리적 사고 전개 능력을 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모습입니다. 수학 고난도 문제풀이의 해결력은 합격을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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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과 평가'는 연세대 논술의 핵심 유형
지난 시간 연세대학교 23학년도 기출문제 1-1번은 ‘설명’을 요구하는 문항이었습니다.[문제 1-1] 제시문 (나)를 바탕으로 기술에 대한 제시문 (가)와 제시문 (다)의 주장을 설명하시오.설명은 “어떤 일이나 대상의 내용을 상대편이 잘 알 수 있도록 밝혀 말함”을 뜻합니다. (나)를 바탕으로 설명하라는 요구는 각각의 제시문을 (나)의 설명과 개념으로 재해석해 풀어내라는 의미라고 볼 수 있겠네요. 예를 들어 ‘민주주의’라는 제도를 설명할 때 [정치적]인 관점으로 설명하라고 한다면 존엄성과 권리, 시민의 주체성과 권력분배라는 개념을 동원해 풀어낼 거예요. 하지만 [경제적]인 관점으로 풀어낸다면 자유, 효율성, 장기성 등의 개념을 사용하겠지요 설명이라는 문제를 대할 때에는 기준 제시문이라는 프레임을 적극 사용해 대상을 새롭게 풀어내겠다고 생각해보면 본질적으로 출제 의도에 맞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가) 제시문은 ‘묵자’의 주장을 설명합니다. 묵자는 사람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유용한 것을 만드는 기술이 훌륭하다고 주장하며, 기술은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의로운 일에 써야 함을 역설합니다. 묵자의 ‘유용하지 않은 기술’을 풀어낸다면 (나) 제시문의 순수 기술 개념을 사용하면 될 것 같지요? 아래의 내용을 활용해봅시다.(나) 반면에 그 자체로서는 수익성이 없지만, 원인을 발견하고 이치를 밝히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방대한 기술들이 있다. 순수하게 사물의 본성 그 자체를 제대로 알기 위해 사용되는 이러한 기술들은 세상을 밝게 비추는 빛과도 같은 지식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지식은 그 자체로서는 당장 눈에 띄게 큰 역할을 하지 못할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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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 측정 유형 출제
연세대학교는 인문계 논술고사에서 약 100명에 가까운 인원을 모집하며 2008학년도부터 다면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 측정에 걸맞은 유형을 지속적으로 출제하고 있습니다. 수능 최저자격을 요구하지 않는 데다가 교과 부분의 반영이 없다 보니 많은 학생이 도전 정신을 갖고 수시에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적어도 60:1에서 높게는 100:1 전후를 형성합니다. 최근 들어서는 경쟁률이 하락하고 있는 양상인데, 이는 시험 일정이 10월 달에 배치되어 있어 심리적 요소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입니다.최저자격을 낮춘 만큼 문제 자체가 인재 선별력을 갖춰 마치 국어, 수학, 영어, 사회탐구의 미니 테스트에 가까운 유형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600자 내외에 기계적으로 정형화되지 않은 다면적 사고를 최대한 논리적으로 담아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기간의 논리적 글쓰기 연습이나 독서토론을 통한 사고 연습이 누적되어 있지 않으면 좋은 답안을 쓰기 어려운 유형이기도 합니다.이번에는 23학년도 연세대 기출문제를 실어봅니다. (가)와 (나) 제시문은 핵심 내용만 싣고 영어 제시문인 (다)는 윤문 없이 실었습니다. (연세대 출제 방식 참고: 1, 2번 대문항으로 출제하며 각 문항은 1, 2소문항으로 구성됨. 이번 호에서는 영어 제시문과 연계된 1번 대문항만 소개하며, 이어지는 호에서 수리논술과 자료가 포함된 2번 대문항을 실을 예정) [문제 1-1] 제시문 (나)를 바탕으로 기술에 대한 제시문 (가)와 제시문 (다)의 주장을 설명하시오. (600자 안팎, 25점)[문제 1-2] 아래 [지문 A]를 바탕으로 제시문 (가)와 제시문 (다)를 평가하시오. (600자 안팎, 25점)[제시문 (가) 주요 내용] 공수반이 발명한 공격용 무기로 초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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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하시오'란 물음엔 제시문을 견주어봐야
【문제 2】 제시문 ①~⑤ 가운데 셋을 선택하여 그것을 근거로 옹호나 비판 어느 한쪽의 입장에서 아래 글 ⑦에 나타난 ‘신(臣)’의 태도를 평가하시오. (50점, 답안지 1면에 700자(±50자)로 작성) 위 문제의 ⑦ 제시문을 먼저 정확히 이해해봅시다. 이 제시문은 조선 후기 북학파 지식인 중 한 명인 박제가가 임금에게 올린 상소문의 일부로, 독서 교과서(천재교육)에 실린 내용을 학교가 논술 문제로 재가공한 것입니다. 이 상소는 <북학의>를 바치면서 같이 올린 것으로, 당시 나라를 생각하는 저자의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북학의>는 조선 곳곳에서 목격한 폐단의 원인을 진단한 후 이를 개혁하기 위해 일종의 개혁론을 일목요연하게 집대성한 책입니다. 그는 책 안에서 백성을 가난에서 구제하기 위한 이용후생을 특히 강조하며 국가의 정책적 변화, 중화를 모범으로 한 농업 및 상업 중심 개혁 등을 다양하게 다룹니다. 이 소는 그중에서도 농업 문제를 살피고 있습니다. 스스로 농사를 살피는 관원으로서 ‘모두 근본을 두텁게 하고 농사에 힘쓴 후에 나타나는 효과’로 집집마다 풍요로워진 이후에 모든 사회와 문화생활의 안정을 희구한다고 밝힙니다.1번 문제는 대안 제시였는데, 2번 문제는 평가입니다. 앞서 살핀 대로 제시문의 ‘신’(즉 박제가)은 농사에 기초하여 경제적 성장을 먼저 이룬 후에 다수의 삶이 안정될 수 있고, 나머지 활동도 보장할 수 있다는 경제 중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평가라는 물음을 만나면 양자를 견주어 생각해봐야 합니다. 제시문 7의 ‘경제 중심 태도’를 다양한 제시문과 견주어보면서 다양한 각도로 ⑦과의 거리를 재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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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해결 방안 찾으려면 '문제'부터 정의해야
지난 시간에 고려대학교 논술전형 소개와 함께 제시한 고려대학교 모의 논술 1번 문제, 다들 풀어보셨나요? 간단한 해설과 함께 학교 측 답안을 살펴보고, 두 번째 문제도 제공해보겠습니다. 2023년에 실시한 고려대학교 모의 논술은 80분 동안 1400자 내외의 분량을 작성해야 했습니다. 두 문제, 각각 700자 내외였지요. 제시문은 총 3500자 정도에 자료 4개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중 첫 번째 문제로 지난 시간에 제공한 요구사항은 문제의 해결 방안 제시였습니다.【문제 1】 제시문 ① ~⑤ 가운데 셋을 선택해 그것을 근거로 아래 ⑥의 그림이 공통적으로 나타내는 사회적 문제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시오. (50점, 답안지 앞면에 700자±50자로 작성) ‘사회적 문제의 해결 방안’이라고 한다면 먼저 (1) 사회적 문제가 무엇인지 자료를 통해 정의해야겠지요? 다음으로는 (2) 문제의 해결을 위해 앞뒤 관계를 따져봐야 합니다. 즉 논술 문제 풀이에 있어서 먼저 (1) 정의와 의미, 전제를 곱씹어보고 (2) 논리적으로 앞뒤 관계를 생각해보라는 것입니다. ⑥의 그림이 나타내는 사회적 문제는 사회 불평등이었습니다. 첫 번째 그림과 두 번째 그림에서 부모 세대의 경제적 수준이 자녀 세대에 직간접적으로 재생산되는 문제를 보여주고 있었다면, 세 번째 그림과 네 번째 그림은 지역 간 경제 수준 편차, 그리고 계층이동의 가능성(유리 천장)이 낮은 한국 사회를 보여준 것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들을 종합하면 경제 수준, 지역, 성별 등 다각도에서 나타나는 사회 불평등의 수준을 현 한국 사회의 사회적 문제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이제 ‘해결 방안’으로 눈을 돌려보겠습니다. 제시문 중 일부를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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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자격 높고 선발인원 많아 상위권 학생 몰릴 듯
올해부터 고려대학교 논술이 부활합니다. 약 10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고려대학교 논술고사는 올해 인문 논술고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상당 인원을 새롭게 선발하고 높은 최저자격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만약 일반적인 예측대로 수능 다음 주 시험일이 확정된다면 우수한 수능 성취도를 지닌 학생들이 대거 고려대학교 지원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일반전형 기준 최저자격 4합 8은 매우 높은 선입니다. 4합 8의 경우 최저충족률이 10% 밑으로 떨어질 때가 많고, 여타 대학의 최저자격 충족률을 고려해볼 때 논술고사의 지원 허수가 다른 전형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려대학교 전형은 이른바 반-정시전형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논술 기본기를 탄탄히 갖추었다면, SKY 제시문 면접과 함께 고려대학교 논술전형에 대한 합격률을 낙관할 수 있을 것입니다.한편 고려대학교의 논술 선택지 확대로 최상위 자원 흡수 효과는 연세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 논술 최상위 대학들의 입시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연세대학교의 시험일이 수능 이전인 만큼 수능 점수가 높은 학생들은 수능 이전에 논술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능 이후에 실시하는 고려대학교 논술시험을 선택하는 것으로 우회할 가능성이 큽니다. 여러 면에서 인문 논술의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것은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희소식입니다. 미리 체계적으로 준비해 좋은 결실을 거두기 바랍니다.아래는 전년도에 논술 출제 방향을 예고한 고려대 모의논술 문제 1번을 약식으로 다듬은 것입니다. 이에 대한 해설은 다음 시간에 제공하겠습니다.【문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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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글자보다 맥락을 파악하고 서술해야
지난 시간의 종합형 문제(12월 11일 자 16면)에 대한 답안을 분석하면서 유형에 대한 이해를 마무리해보겠습니다.우선 “다음 제시문 [나]와 [다]를 비교해 핵심 논지를 파악”하라는 물음을 살펴보면, 비교가 핵심이 아니라 핵심 논지를 파악하는 ‘요약’이 핵심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교를 장황하게 기술하기보다는 핵심적인 공통점과 차이점을 간명하게 짚으면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두 제시문의 공통점을 ‘노동’으로 잡을 경우 오답이라는 것입니다. 왜일까요? [나]와 [다]의 핵심 논지를 바탕으로 [라]를 설명할 것인데, [라]는 노동을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만 즉각적으로 주워담는다면 전체 흐름이나 출제 의도에서 어긋날 수 있습니다. 맥락을 살피면서 글을 써야 합니다. [나]는 기술 발전의 가치 중에서 개개인이 얻게 된 수혜를 말하고 있습니다. 반면 [다]는 [나]와 비교했을 때 기술 발전으로 인해 사회구조적 개선이 일어났다는 데 더 초점을 두고 있네요. 그렇다면 아래와 같이 답안을 비교하며 ‘요약’할 수 있습니다.[나]와 [다]는 모두 기술 발전의 근본적 가치를 제시한다. [나]는 산업적 발전과 생산수단의 변화가 노동의 의미를 변화시켜 왔다고 주장한다. 직업의 폭이 넓어지고 육체적인 노동을 대체할 수단을 마련하게 되면서 노동은 자아실현과 만족의 수단으로 기능하게 되고, 인간은 주체성을 회복하게 된 것이다. [나]가 개체적 차원의 가치를 제시한다면, [다]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기여한 사회구조적 수평화에 주목한다. 시공간의 제약을 없애는 정보기술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