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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습 길잡이 기타

    코사인 법칙은 피타고라스 정리의 확장판

    수학 공부를 할 때 어떤 개념을 깊이 이해하고 다각도로 바라보는 것은 중요한 공부법입니다. 연습하는 유형 위주로만 공부한다면 학교 내신에는 유리할 수 있겠지만, 정작 수능형 문제에는 적응하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오늘 소개할 내용은 수학 성적에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다만 따로따로 라고 생각한 것들을 큰 맥락과 흐름에서 이해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흥미로울뿐더러 통합적 이해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중학교 1학년 때 삼각형의 결정 조건에 대해 배웁니다. 이는 삼각형의 합동 조건과 같은데, ① 삼각형 세 변의 길이를 알거나(SSS), ② 두 변의 길이와 그 끼인 각의 크기를 알거나(SAS), ③ 두 각의 크기와 그 끼인 변의 길이를 안다면(ASA) 그 삼각형 나머지 각의 크기와 변의 길이도 확정된다는 의미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데, 정작 구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는 거야?’ 싶은 것도 많죠.그중 가장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것은 위 조건 중 ①번의 SSS입니다. 세 변의 길이를 알면 삼각형이 결정됩니다. 무슨 짓을 해도 세 각의 크기는 바뀔 수 없이 하나로 고정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를 구할 수 있고요. 세 변의 길이만으로 삼각형 각각의 각의 크기를 구할 수 있다니, 새삼 아주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습니까?물론 삼각형을 그려놓고 각도기로 그 크기를 재서 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이런 방법은 수학자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죠. ‘이론적으로’ 그리고 ‘완벽한’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학교 3학년 때 배우는 삼각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코사인을 사용합니다. 이는 직각삼각형

  • 학습 길잡이 기타

    수학자들, 수백 년 머리 싸움 끝에 '근의 공식' 발견

    이차방정식 ax²+bx+c=0 (a≠0)의 근의 공식입니다. 중학교 3학년 때 배우는 이차방정식에서는 인수분해, 제곱근, 완전제곱식을 이용해 이차방정식을 풉니다. 이후 이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배우는데, 이 공식을 이용하면 간단한 계산으로 이차방정식의 근을 구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고등학교 1학년 때 나오는 삼차·사차방정식은 인수분해, 치환, 인수정리, 조립제법 등의 방법을 이용해 풉니다. 하지만 계산이 복잡하고 인수분해가 되지 않는 삼차·사차방정식을 어떻게 풀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이차방정식의 근의 공식과 같이 삼차·사차방정식을 쉽게 풀 수 있는 근의 공식이 있는지 궁금해집니다.결론적으로 말하면, 삼차·사차방정식에도 근의 공식이 있습니다. 이 공식은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할 때 배운 기억이 있는데, 삼차방정식의 근의 공식만 해도 A4 용지 1페이지가 넘어갈 정도로 길고 복잡합니다.삼차방정식의 해법은 다음 공식을 이용한다.a³+b³+c³-3abc=(a+b+c)(a²+b²+c²-ab-bc-ca)=(a+b+c)(a+bw+cw²)(a+bw²+cw)여기서 w는 방정식 x³=1의 허근 중 하나이므로 w³=1, 1+w+w²= 0 을 만족한다.…(후략)삼차·사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누가, 어떻게 발견했을까요? 이 공식을 발견하기 위한 여러 수학자의 노력은 수학사에서 아주 유명한 이야기입니다.볼로냐 대학의 교수였던 스키피오네 델 페로(1465~1526)는 1500년경 x³+mx=n 꼴의 이차항이 없는 삼차방정식을 풀 수 있는 공식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학문적 도전을 하는 사람들과의 결전을 위해 공식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임종 직전에 제자인 피오르(1506?~?)에만 가르쳐주었죠.

  • 학습 길잡이 기타

    어려운 수학적 개념 한눈에 보여주죠

    함수의 그래프를 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래프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들은 우리가 함수의 그래프에 흥미를 느끼고 궁금해하는 이유입니다. 그래프는 수학적 개념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도구로, 함수의 동작과 관계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이 그래프가 정확히 어떻게 우리를 도와주는지, 그 중요성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는 더 깊은 관심을 자아냅니다.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함수의 그래프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보겠습니다.우리 생활에서 접하는 두 자료 사이의 관계를 함수라고 한다고 지난 칼럼에서 소개했습니다. 그래프라는 말 대신 그림이라는 말을 썼다면 학생들이 함수의 그래프를 더 쉽게 생각 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대상을 자주 보고 다양한 방법으로 보는 것이 그 대상을 잘 알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함수의 그래프는 두 자료 사이의 관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현명한 노비가 자신의 일당을 첫날에는 쌀 한 톨, 둘째 날에는 쌀 두 톨, 셋째 날에는 쌀 네 톨…. 이렇게 두배로 올려달라고 했다는 전래동화 들어보셨을 것입니다.이것을 수식으로 표현하면 지수함수인 y=2x입니다. 이를 매일 1개씩 늘려가는 함수인 y=x와 비교하는 것은 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그래프[그림 1]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눈으로 그림을 확인하면 그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지요. 이것이 그래프를 그리는 이유입니다.코로나19 환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경우를 예로 들어봅시다. 만약에 지수함수처럼 늘었다면 환자 수는 계속 증가했겠지요. 하지만 코로나19 환자 수는 로그함수의 형태로 늘었

  • 학습 길잡이 기타

    모든 도형의 기본…각 알면 천문학적 길이도 잴 수 있어

    수학 교과서는 난도와 위계를 따져 단원을 구분합니다. 이 중 많은 학생이 어려워하는 단원을 꼽자면 삼각함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삼각함수의 도입 부분에서 교과서와 문제집에는 생략된 흥미로운 맥락을 살펴볼까 합니다.먼저 생각해볼 것은 ‘왜 삼각형인가’입니다. 삼각형은 중·고등학교 기하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모든 다각형은 대각선을 만들어 삼각형으로 쪼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각형을 안다는 것은 모든 도형을 안다는 말과 다르지 않기에 합동, 닮음, 피타고라스의 정리, 삼각비, 삼각함수 등 많은 단원이 삼각형과 관련되어 있는 것입니다.이어서 생각해볼 것은 삼각비, 삼각함수의 등장 배경입니다. 그 바탕에는 삼각형의 닮음이 있습니다. 두 삼각형이 닮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중 AA닮음은 의외로 강력한 조건입니다. 두 개의 각만 같다면, 작은 삼각형의 길이를 이용해 천문학적인 길이를 앉은 자리에서 종이와 연필만 가지고도 추론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별 생각 없이 푼 문제 중 하늘에 떠 있는 비행기의 높이, 두 섬 사이의 거리처럼 직접 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대상을 종이 위에 각이 같은 삼각형을 그려냄으로써 손쉽게 근삿값을 구할 수 있습니다.직각삼각형으로 한정한다면 한 각만으로도 삼각형 길이의 비를 알아내 실제 길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삼각형으로 쪼개진 수많은 다각형도 유한번의 계산을 통해 (이론적으로는) 완벽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율을 정확하게 계산해놓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빗변과 높이의 길이의 비(sin), 빗변과 밑변의 길이의 비(c

  • 학습 길잡이 기타

    정확한 예측 위해서는 표본 선정을 잘 해야

    2024년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됩니다. 선거일 현재 18세 이상의 국민이 선거권을 지닌 만큼 고등학생 중 일부 학생은 이번에 첫 투표를 하게 될 것입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TV나 신문 등 언론매체에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사회집단 구성원 속 여론의 동향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정치인이나 유권자가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런데 여론조사에서는 전체 구성원의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닌 일부만 뽑아서 표본조사를 합니다. 이에 대해 한번 알아봅시다.통계조사에서 조사 대상이 되는 집단 전체를 조사하는 것을 ‘전수조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전수조사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뿐 아니라 전수조사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조사 대상이 되는 집단 전체에서 일부분만 뽑아 조사하는 표본조사를 실시합니다.표본조사에서 조사 대상이 되는 집단 전체를 ‘모집단’이라 하고, 모집단에서 뽑은 일부분을 ‘표본’이라고 합니다. 또 모집단에서 표본을 뽑는 것을 ‘추출’이라고 합니다.표본조사의 목적은 표본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모집단의 특성을 추측하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모집단의 특성이 잘 반영되도록 표본을 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추출되는 표본이 모집단의 어느 한 부분에 편중되지 않아야 한다. 표본추출이 잘못된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합니다.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선거 여론조사를 통해 선거 결과를 예측해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대중 잡지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는 전화번호부와 자동차 등록부를 이용해 선정된 조사 응답자를 대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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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합'으로 명제의 참·거짓 구분할 수 있어

    지난 지면(2024년 3월 4일 자)에서는 ‘논증’을 다뤘는데, 이는 어떤 주장을 담은 문장(명제)을 근거가 되는 문장(명제)으로 뒷받침하는 것을 말하죠. 구조에 따라 연역논증과 귀납논증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오늘은 논리적 대화 혹은 글을 쓰는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오류 위주의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시각에 익숙해지면 중요한 토론에서 나의 오류를 감추고 상대 주장을 꺾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글이나 소논문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수정해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네요.기본적으로 논증은 (참인 근거)+(옳은 형식)=(참인 주장)으로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근거와 형식, 둘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설령 주장 명제가 참일지라도 논증이 빛바랠 것입니다.먼저 근거가 되는 문장을 분석해봅시다. 근거가 되는 문장 각각은 하나의 명제로서 이 명제가 거짓임을 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반례를 찾는 것입니다. 명제의 가정을 만족하지만, 결론을 만족하지 못하는 예를 찾아내면 됩니다. 그 후에 이 문장은 반례가 있기에 참이 아니라고 지적한다면 논증이 무너지게 됩니다.명제인 한 문장을 이루는 앞부분은 가정, 뒷부분은 결론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비교적 상식입니다. 그러나 그 명제가 참임을 인지하는 데는 약간의 직관과 언어적 상식을 바탕으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점을 그 어떤 이견(異見)도 없도록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합니다. 문단(논증)에서 문장(명제)으로 분해한 것을 더 작게 분해해서 봐야 합니다.이러한 측면에서 이론적으로 명명백백하고 완벽하게 표현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독일의 수학자 게오르크 칸토어는 ‘집합&rs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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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율 3.14…슈퍼컴으로 조단위 숫자까지 구해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3월 14일이 화이트 데이라고요? 그건 일본 제과 회사의 상술입니다. 수학자들은 3월 14일을 ‘파이 데이’라고 합니다. 파이 데이는 18세기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선교사인 피에르 자르투(1669~1720)가 세계 최초로 원주율 π가 3.1415926임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날입니다. 3월 14일을 기념일로 정한 것은 원주율의 근삿값(어림값)인 3.14에서 유래합니다. 1988년 미국의 물리학자 래리 쇼(1939~2017)가 샌프란시스코 탐험 박물관에서 관람객들과 파이를 나눠 먹으며 최초로 파이 데이 행사를 열었습니다. 1990년대 초반에는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 옥스퍼드대 등에서 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기념행사를 열어 ‘Happy π-day to you’를 부르고, 파이와 과자를 나눠 먹으며 원주율의 값을 외웠다고 합니다.원은 평면 위의 한 점에서 일정한 거리에 있는 점들로 이루어진 도형입니다. 원은 반지름의 길이에 따라 크기만 달라질 뿐 모양은 같습니다. 원 둘레의 길이, 즉 원주와 지름의 길이는 원의 크기와 상관없이 일정한 비를 이루고, 이 값을 ‘원주율’이라고 합니다. 초등학교에서는 원주율을 약 3.14로 학습했고, 중학교에서는 원주율의 정확한 값이 3.1415926535897932384626433832795…와 같이 순환하지 않는 무한소수, 즉 무리수라고 배웠습니다. 그리고 원주율을 기호로 π와 같이 나타냈습니다. π는 ‘둘레’를 뜻하는 그리스어 ‘περμετρο’의 첫 글자로 18세기 스위스의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1707~1783)가 사용하면서 알려졌습니다.수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원주율 π의 계산 문제가 오랫동안 수학자들의 관심을 끌어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