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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과학을 사실적으로 그리려면 먼저 공부하라

    소설이나 영화 속에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등장한다. 작가들은 전문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직접 체험도 하고 전문가를 만나기도 한다. 그런 준비를 하고도 잘못 그리거나 어설프게 표현해 지적받는 경우도 있다. 아마도 작가들은 과학을 가장 어려운 분야로 꼽지 않을까. 모두가 작가이자 독자인 시대, 〈장르작가를 위한 과학가이드〉를 참고하면 제대로 쓰고 제대로 읽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네이처>를 비롯한 유명 과학 저널에 공동 저자로 70편의 논문을 발표한 댄 코볼트는 유전학 연구자이자 SF 작가다. 댄 코볼트는 서문에서 “유전학은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며 “다른 작가들을 도와줘야겠다는 의무감에서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40명의 과학자가 쓴 59가지 이야기이 책은 40여 명의 과학·의학·기술 전문가들이 참여해 총 59가지 주제의 ‘기본 개념을 다루고, 일반적인 오해를 제시하며, 세부 사항을 바르게 파악하기 위한 팁’을 제공한다. 초광속 여행, 냉동보존, 에너지의 미래, 기후변화, 사이보그, 홀로그램, 야생동물, 곤충, 조현병, 치매, 좀비 미생물학, 전염병 등 실로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작품 속에 과연 어떤 오류가 있었길래 댄 코볼트는 도움을 주고 싶었을까. ‘적절한 실험 방법’ 편을 쓴 핵 물리학자 레베카 엔조는 세계적으로 히트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에서 시고니 위버가 피펫을 잘못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적절한 양의 액체를 얻은 후 피펫을 거꾸로 든 것이다. 피펫에 방사성 물질이나 산을 옮기려 했다면? 과학자들은 이 장면을 보고 몸서리치

  • 사진으로 보는 세상

    건군 76주년…광화문 하늘에 블랙이글스 축하 비행

    블랙이글스가 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 중 축하 비행을 했다. 이날 행렬은 호국 영웅과 유족들의 카퍼레이드로 시작됐다. 시가행진이 참전용사 카퍼레이드로 시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2년 연속 열린 것은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보통 국군의날 기념 주기가 '5'나 ‘0’으로 끝나는 해 5년마다 열렸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한 차례도 없었다가 75주년이던 지난해 재개됐다.  대통령실 제공 

  • 키워드 시사경제

    화웨이가 열어젖힌 '두 번 접는 폰' 경쟁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는 최근 ‘메이트XT’라는 이름의 새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인데, 기존 제품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알파벳 ‘Z’ 모양으로 두 번 접도록 설계했다. 완전히 펼쳤을 때 화면 크기는 10.2인치로 태블릿 PC와 비슷하며 두께는 3.6mm다. 화웨이는 “트리플 폴드(triple fold)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애국 소비’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중국인들은 화웨이의 신작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사전 판매에서만 열흘 동안 650만 건의 예약이 몰렸다. 샤오미·아너…中 업체 잇단 도전장화면을 두 번 접을 수 있는 트리플 폴드 스마트폰이 정보기술(IT) 업계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화웨이가 열어젖힌 이 경쟁에 또 다른 중국 업체인 샤오미와 아너도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두 회사는 트리플 폴드와 관련한 디자인 특허 출원을 2021~2022년에 마쳤으며 이 사실이 중국 특허 당국을 통해 뒤늦게 공개됐다. 홍콩 매체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중국 업체들이 고급 스마트폰 부문에서 애플의 아이폰에 맞서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폴더블 폰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베팅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폴더블 폰은 아직 절대적 판매량은 많지 않지만 성장이 둔화한 스마트폰 시장의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폴더블 폰 출하량은 310만 대로 1년 전보다 49% 늘었다. 트리플 폴드이 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세계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rs

  • 생글기자

    연령대 낮아지는 마약 범죄, 사회 무너뜨린다

    마약 사범이 인구 10만 명당 20명 미만인 나라를 ‘마약 청정국’이라고 한다. 과거엔 한국도 마약 청정국이었지만 이제 옛말이 됐다. 지난해 국내 마약 사범은 2만7611명으로 전년 대비 50.1% 증가했다. 배우 유아인이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기소되는 등 유명인의 마약 투약 사건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마약 사범의 연령대도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 8월 서울대·연세대 등 주요 대학 연합 동아리인 깐부 회원들이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필로폰, 대마, 케타민, 실로사이빈, LSD 등을 투약하고 회원들에게 약 1200만원어치에 해당하는 마약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마약이 빠르게 확산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텔레그램과 같은 메신저를 이용해 마약에 접근하기가 쉬워졌다. 텔레그램은 암호화된 비밀 채팅이 특징이다. 이 점을 범죄자들은 악용하고 있다.또 마약은 한번 투약하면 중독성으로 인해 중단하기가 어렵다. 마약류는 중추신경계를 억제하고 신경 자극제로 작용한다. 마약을 복용하면 일상생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쾌감을 경험하는데 장기적으로 신체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친다.반면 마약 중독자 치료 시설은 미비하다. 전국 마약 치료·보호기관 중 5년간 치료·보호 실적이 한 건도 없는 곳이 9곳에 이른다.마약은 투약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 나아가 사회와 국가를 무너뜨린다. 한번 사용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남승현 생글기자(고려고 2학년)

  • 생글기자

    과학기술 경쟁력 후퇴…나라 미래 위협받아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세계 각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평가해 ‘네이처 인덱스’를 발표한다. 올해 발표된 네이처 인덱스에서 한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 비율이 5.2%로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였다. 그러나 연구 성과는 세계 8위에 그쳤다.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돈에 비해 성과가 낮은 셈이다. <네이처>는 또 일본이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20명 넘게 배출한 데에 비해 한국은 아직 수상자가 없다고 지적했다.한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이 정체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전문가는 정부 정책에 휘둘린다는 점을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과학기술 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해 연구의 지속성과 자율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또 전문성보다 정치가 과학기술계 인사에 영향을 미쳐 연구 환경이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다 보니 우수 인재의 이탈이 심각하다. 진로를 결정하는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의대 쏠림과 이공계 기피로 나타나고 있다.올해 2월 열린 국가 과학기술 자문회의에서는 국가 핵심 과학기술 11개 분야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중국에 역전당했다고 보고했다. 중국은 과학기술로 나라를 일으키겠다는 ‘과학 굴기’를 내걸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과학기술은 국가 경제와 국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정치가 과학기술 발전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장기적 비전을 갖고 과학자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이건영 생글기자(대전 대신고 1학년)

  • 과학과 놀자

    온난화의 주범 '비행운' AI로 지운다

    푸른 하늘을 가르며 비행기는 때때로 하얀 구름 같은 흔적을 남긴다. 그런데 이 비행운은 지구온난화의 원인 중 하나다. 최근 연구자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비행운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비행경로를 조금 수정하는 것만으로도 하늘을 더 맑고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항공기가 비행하면서 이산화탄소(CO₂)와 같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행기가 특정 대기에서 형성하는 비행운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2011년 독일 과학자들은 비행운이 비행기 엔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보다 더 강력한 온난화를 발생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게재했다. 이는 항공산업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숨겨진 영향을 세상에 알리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2020년에 발표된 영국 서식스 대학의 연구 역시 비행운이 항공산업의 전체 환경 영향 중 약 60%를 차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비행운은 주로 비행기가 대기 상층부를 비행할 때, 엔진에서 나온 미세입자가 대기 중 수증기와 결합해 만들어진다. 이러한 비행운은 차갑고 습한 기후에서 더 쉽게 형성되며,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대기 온도가 영하 40℃ 이하, 상대 습도가 60% 이상인 고도 8000~1만2000m에서 주로 형성된다.비행운은 ‘권운(새털구름)’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다. 낮은 고도에서 권운은 태양광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효과는 일시적이며, 주로 낮에만 나타난다. 반면 밤에는 복사열을 가둬 지구 온도를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때문에 비행운은 온실가스와 비슷한 방

  • 교양 기타

    연암 박지원은 거구에 쌍꺼풀… [고두현의 아침 시편]

    연암에서 형님을 생각하며(燕巖憶先兄)우리 형님 얼굴 수염 누구를 닮았던가.아버지 생각날 때마다 형님을 쳐다봤지.이제 형님 그리운데 어디에서 볼까의관 갖춰 입고 냇물에 비춰봐야겠네.* 박지원(1737~1805) : 『열하일기』 저자.오늘 읽어드리는 시는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이 51세 때인 1787년에 형을 추모하며 쓴 것입니다. 그보다 일곱 살 위인 형 박희원(朴喜源)은 그해 7월 세상을 떠났지요. 1월에 동갑내기 부인을 떠나보낸 데 이어 맏며느리까지 잃고 난 뒤여서 그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긴 얼굴에 광대뼈 … 안색은 붉은 편연암은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나 형을 무척 따랐죠. 서른한 살 때인 1767년에 아버지 박사유(朴師愈)가 64세로 돌아가셨는데, 아버지는 백면서생으로 소일하다 늦게야 음서로 출사해 정5품 통덕랑에 머물렀습니다. 연암은 유산을 가난한 형에게 몰아주고 서대문 밖으로 집을 옮겼습니다.떨어져 사는 동안에도 연암의 형제애는 각별했지요. 형님에게 자식이 없자 둘째 아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첫아들을 양자로 보낼 정도였습니다. 정조 즉위 직후 세도를 부리던 홍국영의 표적이 돼 황해도 금천의 연암골로 피신했을 때도 형님 식구들을 설득해 함께 갔다고 합니다. 그의 호 연암은 이 골짜기 이름을 딴 것이죠.형님보다 9년 먼저 세상을 떠난 형수에게는 절절한 묘지명을 지어 바쳤습니다. 연암골 집 뒤에 마련한 형수의 묘에 형님을 합장하고 애틋한 추모시까지 바쳤으니, 연암의 속정이 얼마나 깊었는지 알 만합니다.그런데 추모시 치고는 뭔가 좀 이상하지요? 무겁고 슬픈 게 아니라 동심 같은 순수와 해학이 곁들여져 빙그레 웃음까지 짓게 만듭니다. 닮은꼴 &lsqu

  • 커버스토리

    '원전 르네상스'…한국도 다시 뛴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거세게 불던 전 세계적 탈원전 바람이 급격히 잦아들고 있습니다. 원전 사고의 상처를 딛고 안전한 원자력발전 기술 개발과 이용에 주목하는 ‘원전 르네상스’가 본격적으로 무르익고 있는 겁니다. 지난주엔 1979년 사고 이후 운영이 중단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 원전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력 구매 계약으로 재가동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졌습니다.원전에 대한 기대와 수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안보 위기가 심화되고 막대한 전력을 요구하는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탄소 에너지원이란 공감이 확산되면서 원전에 우호적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어요.원전 르네상스는 국민투표까지 시행하며 탈원전을 결정한 스웨덴, 이탈리아, 스위스가 새롭게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분위기에서 뚜렷이 감지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최근 재개된 데다, 24조 원 규모에 달하는 체코 신규 원전의 최종 수주 건이 걸려 있어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원전의 안전성 문제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관련 기술이 이런 위험을 줄여나가고 있어 주목됩니다. 원전 르네상스 흐름을 어떻게 봐야 할지, 원전 수출이 가능한 세계 6개국 중 하나인 한국은 어떤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지 등을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신규 원전 투자로 선회하는 주요 국가들AI 전력 수요가 '원전 르네상스' 불러원자력발전소 사고는 간헐적으로 일어났어도 그 충격파는 컸습니다. 미국 스리마일섬(1979년), 러시아 체르노빌(1986년), 일본 후쿠시마(2011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