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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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길이의 표준단위, 더 정확한 기준 위해 변화
우리가 무언가를 비교하고 분석하려면 기준이 필요하다. 전 세계의 시간 기준을 통일하기 전에도 각 지역마다 시간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소통했다. 시간은 자연에서 규칙성을 찾아 그것을 기준으로 정했다. 해와 별들의 움직임 같은 것 말이다.매일 해가 뜨고 지는 지구의 자전 주기로 하루(날일, 日)를 만들고, 밤과 낮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태양을 중심으로 한 지구의 공전 주기를 기준으로 1년(해년, 年)을 나누고, 태양의 남중고도를 이용해 계절을 만들었다. 더 상세한 단위인 월(달월, 月)은 달의 모양이 바뀌어 다시 돌아오는 주기를 기준으로 만들었다.아이작 뉴턴(1643~1727·물리학자 수학자)은 정의된 시간과 길이를 기준으로 과거에서 미래까지 자연이 어떻게 움직여왔고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를 수학적으로 서술했다. 이것이 바로 뉴턴의 운동 법칙(1687년)이며 이 법칙들은 물리학의 근간인 고전 역학의 바탕이 된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에 따라 철도가 개발돼 멀리 갈 수 있게 됐고, 철도역마다 다른 시간 기준 때문에 여행객들이 불편을 느껴 정확한 시간 체계와 기준을 통일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샌퍼드 플레밍(1827~1915·엔지니어 발명가)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경도와 시간을 연관지어 표준시간대를 만들고 24시간 체계 도입을 주장했다. 이를 계기로 ‘국제 자오선 콘퍼런스’가 열리게 된다. 영국 그리니치천문대를 중심으로 시간의 기준인 ‘본초자오선’을 정했기에 다른 나라들, 특히 프랑스의 반대에 부딪히게 된다. 이때 미국 대표로 참가한 루이스 모리스 러더퍼드(1816~1892·변호사 천문학자)는 그리니치천문대의 건너편이 태평양 한복판이어서 날짜가 바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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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아이디어 상품으로… 지구를 지키는 업사이클링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선생님들의 과학 이야기 (7) 우리 국민 한 명이 1년간 버리는 페트병만 100개라고 한다. 알게 모르게 정말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 중에는 훌륭한 자원으로 다시 쓸 수 있는 것이 많다.버려지는 물건에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더해 새롭고 가치 있는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업사이클링이라고 한다. 재활용을 의미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에 가치를 높인다는 의미로 ‘업(up)’을 덧붙인 말이다. 업사이클링의 역사는 20년을 훌쩍 넘었다. 1994년 독일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로 알려져 있다. ‘새활용’이라고도 한다. 기후 변화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리사이클링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명품 대접을 받는 기업도 있다. 방수 천막 등을 재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스위스 기업 프라이탁이 대표적이다. 일회용품은 물론 옷, 가전제품, 가구, 건축 폐기물도 업사이클링 소재가 된다. 서울 남대문중학교는 전교생이 폐플라스틱 뚜껑, 폐칫솔, 폐우산, 폐휴대폰 등을 모아 사회적 기업에 기부하고 있다. 기부한 물건은 가방, 공원 의자,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된다.국내 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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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란운 발달하면 뇌우·우박·호우·폭설·강풍 발생
2022년 한반도의 여름은 폭우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과 피해가 있었다. 폭우와 같이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날씨를 악기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주요 악기상에는 뇌우, 우박, 국지성 호우, 폭설, 강풍 등이 있다. 강한 상승 기류에 의해 키가 큰 적란운이 발달하면 뇌우, 우박, 국지성 호우, 폭설, 강풍이 발생할 수 있다.천둥, 번개와 함께 소나기가 내리는 현상이 뇌우다. 뇌우는 강한 햇빛으로 지표면이 가열되거나 찬 공기가 더운 공기를 만나 빠르게 상승할 때, 태풍에 동반된 강한 상승이 있을 때 발생한다. 강한 상승 기류로 적란운 구름 내에서 전하가 분리돼 위쪽은 양전하(+), 아래쪽은 음전하(-)가 생긴다. 이렇게 분리된 양전하와 음전하가 쌓여 구름과 구름 사이, 구름과 지표면 사이에 방전이 일어나 ‘번쩍’ 번개가 발생하고 순식간에 고온이 돼 공기의 부피가 팽창하면 주변 공기와 부딪히면서 ‘우르릉 쾅’ 천둥이 친다.보통 구름 속에서 양전하와 음전하로 분리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빗방울이나 우박같이 무거운 입자에서는 음전하(-)가 떠나지만, 수증기나 이온처럼 가벼운 입자에는 양전하(+)가 모여들어 전하가 분리된다. 음전하의 무거운 입자는 구름에서 떨어져 낮은 위치로 이동하고, 양전하의 가벼운 입자는 상승 기류를 따라 상층으로 모이게 된다. 구름 내에서 분리된 음전하와 양전하 사이에서 방전이 일어나는 현상을 구름 방전이라고 하고, 구름 아래쪽의 음전하와 지면으로 유도된 양전하 사이에서 방전이 일어나면 낙뢰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적란운에서 발생하는 방전의 90% 이상은 구름 방전이고 낙뢰는 10% 미만이다.눈 결정 주위에 차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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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향기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이유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선생님들의 과학 이야기 (6)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향기가 있습니다. 갓 구운 고소한 빵, 은은한 샴푸향, 향긋한 꽃향기. 어떤 향기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어디선가 고소한 치킨 냄새가 흘러나오면 가족과 함께 치킨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떠오르는 것처럼요. 여기에도 과학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우리가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은 코안에 후각 수용체가 있기 때문이에요. 후각 수용체는 냄새가 나는 물질(냄새 분자)을 받아들인 다음 이를 전기적 신호로 바꿔 대뇌의 변연계라는 곳으로 전달합니다. 포유류 이상의 동물에서만 발견되는 대뇌의 한 부분이죠. 변연계는 기억과 감정을 담당하는 곳이기도 해요. 그래서 냄새에 관한 정보가 변연계에 들어오면 과거의 기억 또는 감정과 연결되는 것이죠.이런 현상을 ‘프루스트 효과’라고 부릅니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유래한 말이에요. 소설 속 주인공 마르셀은 홍차에 적신 마들렌 과자의 향을 맡고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죠.프루스트 효과는 여러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는데요. 기억이나 감정과 관련된 후각의 특성을 우울증 치료에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우울증 환자에게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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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오면 잎과 나뭇가지 사이에 떨켜층 만들어져…양분 차단되면 초록색 사라지고 잎 본래 색소 드러나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기도 하며, 독서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가을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풍'이 아닐까 한다. 김영란의 시에서처럼 장독대(장광)에 무심코 떨어진 붉게 물든 감잎을 보고 탄성을 자아내게도 한다.오매 단풍 들것네장광에 골불은 감닙 날러오아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오매 단풍 들것네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니리바람이 차지어서 걱정이리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오매 단풍 들것네- 김영란, 오매 단풍 들것네 -단풍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단풍 색깔이 저마다 다름을 알 수 있다. 은행나무 아카시나무 호두나무 생강나무 자작나무는 노란색으로, 신나무 옻나무 담쟁이덩굴 화살나무는 붉은색으로 물든다. 단풍색이 나무마다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가을이 되어 일조량이 줄어들고 날씨가 서늘해지면 나무는 본격적으로 겨울나기 준비를 한다. 낙엽수의 대표적인 월동 준비는 나뭇잎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가을이 오면 낙엽수는 잎과 나뭇가지 사이에 떨켜층을 만든다. 떨켜층이 만들어지면 잎에서 만든 양분이 줄기나 뿌리로 전달되지 않고 반대로 뿌리에서 흡수한 물이 잎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여름내 잎을 푸르게 했던 초록색 엽록소는 분해되고 초록색에 가려져 있던 나뭇잎의 본래 색소 성분들이 점차 자신의 색깔을 드러낸다. 예를 들어 아카시나무처럼 단풍색이 노란색을 띠는 것은 엽록소가 파괴된 뒤 남아 있던 카로틴(Carotene)과 잔토필(Xanthophyll) 때문이고, 은행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따위가 황금빛 노란색을 띠는 것은 카로틴과 잔토필 외에 타닌이란 색소가 더 있기 때문이다.붉은색 단풍은 노란색 단풍과 달리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라는 색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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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연꽃 씨앗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선생님들의 과학 이야기 (5)저수지나 연못에 가면 단아한 자태와 고운 빛깔을 뽐내며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연꽃을 볼 수 있다. 여러해살이 수생식물인 연꽃은 진흙 속에서도 깨끗하게 피어난다. 연꽃은 보통 개화 1일, 만개 2일, 낙화 1일 등 4일 동안 핀다. 첫째날 꽃받침이 떨어지고 꽃봉오리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다음날부터 스스로 열을 내며 향기를 품고 벌들을 불러모은다.식물이 꽃을 피우려면 열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식물은 태양열을 이용한다. 반면 연꽃은 스스로 열을 내 개화한다. 충북농업기술원 신세균 박사팀의 연구 결과, 꽃을 피울 때 연꽃의 온도는 섭씨 30도까지 올라간다. 외부 기온보다 5~6도 높은 수준이다. 연꽃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해 보니 꽃받침 부분에서 특히 온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결과 연꽃은 당분을 축적해 열을 내는데 꽃받침이 발열에 필요한 에너지를 가장 많이 공급했다.연꽃이 스스로 열을 내는 것은 식물의 번식 방법인 꽃가루받이와 관련 있다. 식물이 번식하려면 곤충이 꽃가루를 수술에서 암술로 옮기는 꽃가루받이가 이뤄져야 한다. 연꽃이 품은 열에너지는 향기를 더 멀리까지 퍼뜨려 더 많은 곤충을 불러 모을 수 있게 해 준다.연꽃은 피어난 지 3~4일 지나면 벌, 풍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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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 글씨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건 화학물질의 요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여름, 오래된 문서를 정리하던 중 문서 내용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놀라서 종이를 유심히 들여다봤더니 글씨의 색은 사라졌지만 글씨 자국은 남아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문서 작성에 사용한 볼펜은 ‘열 감지성 잉크’를 사용해 만든 지워지는 볼펜으로, 볼펜 끝에 달린 지우개로 잉크를 문지르면 잉크 색이 검은색에서 투명하게 변한다.열 감지성 잉크의 재료는 ‘류코(leuco·흰색의, 무색의) 염료’ ‘현색제(顯色劑·developer)’ ‘변색 온도 조정제’로 구성돼 있다. 낮은 온도에서는 류코 염료와 현색제가 결합해 검은색으로 나타난다. 일정 온도 이상이 되면 변색 온도 조정제가 활성화돼 현색제와 류코 염료가 분리되고 변색 온도 조정제와 결합한다. 이때 잉크는 류코 염료의 원래 색인 투명한 색으로 변한다. [그림 1] 참조사실 볼펜 끝에 달린 지우개로 글씨를 지운다기보다 지우개로 문질러 마찰열을 발생시켜 글씨의 색을 변화시킨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공교롭게도 지워지는 볼펜으로 문서를 작성했고, 문서를 보관해둔 곳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잉크 색이 흐릿하게 변한 것이었다.지워지는 볼펜의 잉크에 쓰이는 ‘류코 염료’는 우리 생활에 다양하게 이용된다. 영수증 용지나 놀이공원 입장권, 공연 티켓, 팩스 용지 등에 사용되는 ‘감열지’에도 류코 염료를 이용한다. 감열지는 열을 가하면 검은색 잉크가 나타나는 종이다. 감열지 앞면에는 투명한 색의 류코 염료와 현색제, 증감제가 결합하지 않은 채 골고루 섞인 물질이 발라져 있다. 현색제는 류코 염료와 결합하면 색을 나타내게 하며, 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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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다리에서 시작된 건전지 발명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선생님들의 과학 이야기 (4)전기는 우리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것 중 하나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이 기사를 보고 있는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도 전기를 사용합니다. 전기는 눈에 보이지 않고, 감전 등 사고가 날 위험도 있어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를 우리는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일까요. 오늘은 최초의 화학 전지인 볼타 전지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우리가 집에서 사용하는 TV 리모컨과 도어록에는 건전지가 필요합니다. 휴대폰에는 배터리가 들어 있죠. 건전지와 배터리 등을 전지라고 합니다. 만약 전지가 없다면 모든 전자제품에 전깃줄이 필요해 사용하기가 훨씬 불편할 거예요. 전지 덕분에 각종 전자제품을 더 편리하게 쓸 수 있습니다.전지는 200여 년 전 처음 발명됐는데요. 아주 우연한 발견에서 전지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1700년대 후반 이탈리아의 해부학자 루이지 갈바니는 죽은 개구리 다리에 수술용 칼을 대자 다리가 움찔하며 움직이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갈바니는 개구리의 몸에서 전기가 나온다고 생각했어요.하지만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갈바니의 친구 알레산드로 볼타는 다르게 생각했어요. 개구리를 올려놓은 금속판과 수술용 칼 사이에 전기가 통한 것이라고 봤죠. 다시 말해 개구리의 몸속에 전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종류의 두 금속 사이에 전기가 통하면서 중간에 껴 있던 개구리 다리가 움직인 것이라는 얘기입니다.훗날 실험을 통해 볼타의 생각이 옳은 것으로 증명됐어요. 볼타는 1800년경 앞서 설명한 개구리 다리가 서로 다른 두 개의 금속 사이에서 움직이는 현상에 착안해 전지를 만들었는데요. 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