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 고맙고 무서운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
이 세균이 만든 산소는 바닷속에서 철과 만나 철이 대량 함유된 호상철광층을 형성했고, 엄청나게 많은 양의 산소가 소비되고도 남아 대기로 방출됐다. 그렇게 지구 대기에 산소가 많아졌고, 성층권에 오존층이 형성돼 육상으로 생명체가 올라올 수 있었다.
인공 광합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인공 남세균을 만들어 온실기체인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사람들에게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남세균이 화성에 산소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연구한다. 남세균은 화성의 물처럼 먼지만 포함된 물이어도 성장할 수 있고, 화성처럼 압력이 낮은 대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체들을 스스로의 탄소와 질소 공급원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현재 알려진 남세균은 150속, 2000종이 넘는다. 일반적으로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든지 생존해 눈 속에 사는 종도 있고, 80도 이상의 뜨거운 온천물에 사는 종도 있다. 바다와 강, 호수는 물론 땅속이나 나무줄기 위에서도 살고, 같은 종이 열대 온대 한대에서 살기도 한다.
여름이면 강이나 호수의 물이 녹색으로 변하는 것을 ‘녹조(綠潮)현상’이라 부른다. 정확히는 조류가 대량으로 번성하는 ‘조류 대발생’으로, 다양한 조류가 대량으로 번성하면서 물의 색이 변하기 때문에 영어로는 ‘water bloom(물꽃)’, 일본어로는 ‘미즈노 하나(水の華)’라고 한다. 우리나라 학계는 이를 번역해 물꽃현상 또는 수화현상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바닷물이 붉게 물드는 ‘적조(赤潮)현상’과 대비해 강이나 호수에서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녹조현상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지금은 일반에 쉽게 이해되는 용어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조류 경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고, 재난 대비 행동 요령에 ‘조류 대발생’ 항목이 들어 있다. 결국 인간이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를 일으켜 조류 대발생이 빈번해졌고,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고맙고도 무서운 남세균과 공생하는 길 역시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이다.√ 기억해주세요
서윤희 한성과학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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