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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암세포만 골라 '싹둑', 암 정복 다가선 면역세포 치료법

     과천과학관과 함께 하는 과학 이야기 (4)우리 몸의 세포는 저마다의 주기에 따라 분열과 증식, 사멸을 반복하면서 몸에 필요한 세포의 수와 기능을 유지한다. 그런데 유전자에 치명적인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분열하면서 커다란 덩어리, 즉 종양을 형성하는데 이것ㄷ이 바로 암세포다. 이 암세포는 면역계를 피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살아남은 것으로서, 생존력이 강할 수밖에 없다.건강한 사람의 몸에도 매일 수천 개의 암세포가 생겨난다. 하지만 체내 면역력을 담당하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해 암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노화, 질병 등의 이유로 면역세포의 수와 기능이 떨어지면 암이 생기게 된다. 이 말은 면역계가 잘 작동하지 않으면 암이 발생하지만, 면역계를 잘 조절하면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그동안 암 치료에는 몸에 퍼져 있는 암세포를 사멸시키거나 성장을 늦추기 위해 약물(항암제)을 사용하는 항암 화학 요법과 방사선 치료법이 주로 쓰였다. 그러나 이 치료법은 탈모 설사 등을 동반하고,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까지도 무차별 공격하는 부작용이 있다.이 때문에 면역세포를 활용해 암세포만을 골라서 제거하는 ‘항암 면역세포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체내 면역세포에는 T세포, NK세포, 수지상세포 등이 있다. T세포는 암세포를 공격, 파괴하는 면역 반응의 중심 역할을 한다.T세포는 암세포를 직접 찾아내지는 못하고, T세포의 수상 돌기 형태인 수지상세포로부터 암세포에 대한 정보를 받아 활동한다. NK세포는 림프구계의 세포로, 몸 속의 이상 세포를 직접 공격해 사멸시킨다. 이러한 면역세포들을 이용해 체내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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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염된 실내 환경은 건강·집중력 등에 영향 끼쳐…온도·소음·조명·공기 질 등 4가지 항목 평가해요

    20세기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물 실내에서 하루 중 대략 90% 이상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직장과 학교, 식당 등 공공시설의 실내 체류 시간이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 비해 평균 한두 시간 더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실내 환경은 건물 안에서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의 모든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으며 그만큼 실내 환경은 우리에게 밀접하다.하지만 실내 활동 및 거주 시간 증가, 공기 질에 대한 국민적 관심 증가, 에너지 효율 증가를 위한 건물 밀폐화 등으로 실내 환경에 대한 여러 부작용도 부각되고 있다.예를 들어, 건물 안의 다양한 오염물질이 방출돼 발생하는 빌딩증후군, 화학물질 과민증 등이 있다. 건물에서 오래 생활하면서 머리가 자주 아프고 어지러우며, 눈 또는 목이 충혈되거나 뻣뻣하고, 피곤하거나 졸리며, 호흡기 질환 및 집중력이 감퇴하는 등 다양한 증상이 이와 관련있다는 연구들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모든 빌딩의 40% 정도가 실내 공기 오염에 따른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실내환경질 평가실내 환경은 해당 공간에 머무르는 학생과 직장인에게 공부 시간, 업무 생산성, 건강, 삶의 질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실내 공간에 머무르는 사람, 즉 재실자에게 최적의 실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실내 환경 평가 분야의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져왔다. 실내 환경이 얼마나 오염됐는지, 개선됐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연구적으로 실내환경질(IEQ)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IEQ의 영향 요인은 물리적, 문화적, 심리적 요소 등 다양한 요소를 포함하지만, 일반적으로 열 쾌적성(온도·습도), 소음 쾌적성, 빛 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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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월 대보름달과 추석 보름달, 어느 달이 더 클까?

     과천과학관과 함께 하는 과학 이야기 (3)보름달은 예로부터 풍요와 번영, 행운을 상징한다. 농경사회에 살았던 우리 조상들은 정월 대보름, 즉 음력 1월15일에 뜨는 보름달을 보며 한 해 농사의 풍년과 건강을 기원했다. 정월 대보름 외에도 6월 유두, 7월 백중, 8월 한가위(추석) 등 보름달이 뜨는 날을 중요한 명절로 삼았다.보름달은 대략 29.5일마다 한 번씩 뜬다. 1년에 12~13회 뜬다는 얘기다. 이 중 어떤 보름달이 우리 눈에 가장 크게 보일까. 정월 대보름이나 추석 보름달이 가장 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도 명절 이름에 크다는 의미의 '대'와 '한'이 들어 있어서 그럴 것이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달은 지구를 중심으로 타원형 궤도를 돈다. 그래서 지구와 달은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한다. 가장 가까울 때(근지점) 거리는 약 36만3300㎞, 가장 멀 때(원지점)는 약 40만5500㎞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달의 크기는 달과 지구의 거리에 따라 결정되는데 가장 클 때와 가장 작을 때의 크기 차이는 약 14%이다.그런데 달이 지구 주위의 근지점에서 다음 근지점까지 가는 기간, 즉 근점월 주기는 약 27.3일로 보름달이 뜨는 주기(삭망 주기)와 2일 정도 차이가 난다. 삭망 주기는 달의 모양과 관련이 있을 뿐 달의 크기와는 관련이 없다. 반면 달의 근점월 주기는 달의 모양과는 상관이 없다.만일 달의 근점월 주기와 삭망 주기가 같다면 특정 시점에 뜨는 달의 크기는 항상 같아야 한다. 정월 대보름에 가장 큰 보름달이 떴다면 앞으로도 계속 정월 대보름에 뜨는 달이 가장 커야 한다는 의미다.그러나 두 가지 주기에 이틀 정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같은 시기에 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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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는 왜 운전대를 사각형태로 만들었을까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돌리면서 산다. 문고리를 돌려 문을 열고, 자동차나 자전거를 운전한다. 이렇게 무언가를 돌리는 곳에는 손잡이가 존재한다. 왜 우리는 손잡이를 만들었을까. 편히 잡을 수 있도록 손잡이를 만든 걸까. 물론 손잡이를 통해 편하게 잡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지만, 사실 돌리기 위한 손잡이에는 또 다른 과학적 원리가 숨겨져 있다.물체에 작용해 물체를 회전시키는 원인이 되는 물리량을 돌림힘(r)이라고 한다. 돌림힘은 ‘회전축으로부터 힘이 작용하는 곳까지의 거리×힘의 크기’다. 즉 물체를 회전시키기 위해서는 힘을 크게 해도 되지만, 회전축으로부터 힘이 작용하는 곳(작용점)까지의 거리를 증가시켜도 된다. 이는 회전문을 밀 때 큰 힘을 작용해도 되지만, 회전축에서 먼 곳을 밀수록 회전문이 잘 돌아가는 원리와 같다. 회전축으로부터 힘이 작용하는 곳까지의 거리를 증가시키면 돌리는 데 힘은 덜 드는 장점이 있지만 같은 각도를 돌리기 위해서 더 많은 거리를 이동시켜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회전시키기 위한 손잡이’에 대해 알아보자.회전문, 동그란 문고리, 자동차 운전대, 야외 수도꼭지 등이 회전축을 중심으로 대칭적으로 둘러싼 손잡이가 있는 구조이다. 이러한 구조는 회전축으로부터 작용점까지의 거리를 길게 만들기 위해서 공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사방으로 손잡이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향에서 잡고 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자동차의 운전대는 다양한 방향에서 자유롭게 잡고 돌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회전축을 중심으로 어느 곳에서든 잡을 수 있는 원형 손잡이다. 그리고 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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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과 얼음이 녹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과천과학관과 함께 하는 과학 이야기(2) 눈과 얼음이 녹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이 질문에는 여러 가지 답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고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 옵니다. ‘계절 변화’로 해석하면 그렇습니다. 둘째, 눈과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됩니다. ‘상태 변화’로 해석하면 그렇습니다. 셋째, 육지에 있던 눈과 얼음이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합니다. ‘기후 변화’로 해석하면 그렇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답이 가장 와닿나요? 사실 이 모든 것은 서로 맞닿아 있는 현상입니다.우선 겨울이 지나 봄이 오는 계절의 변화는 지구 자전축이 기울어진 채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어서 태양 에너지가 지구에 도달하는 각도가 지구상 위치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여름에는 태양이 더 높이 떠오르고 낮이 길어지는 반면, 겨울에는 태양이 낮게 뜨고 밤이 더 길어지지요. 태양이 더 높이, 더 오래 떠 있을수록 지상에서 받는 태양 에너지가 많아지고, 그렇게 되면 기온이 높아집니다.이런 온도 변화는 상태 변화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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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탕을 가열하면 갈색으로 변하는 이유는? '달고나'에 숨은 과학

     과천과학관과 함께 하는 과학 이야기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설탕을 녹여 ‘달고나’를 만드는 것이 하나의 놀이 문화로 떠올랐다. 집에서도 쉽게 달고나를 만들어 볼 수 있는 키트까지 나왔다. 하얀 설탕이 녹으면 갈색으로 변하는 과학적 원리는 무엇일까. 달고나를 만드는 데 베이킹 소다를 넣는 이유는 무엇일까. 달고나에 숨은 과학에 대해 알아보자.달고나의 과학을 이해하려면 우선 원재료인 설탕을 이해해야 한다. 설탕은 단당류인 과당과 포도당이 1:1로 결합한 이당류 형태의 감미료다. 중불에서 하얀 설탕을 녹이면 천천히 갈색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일종의 갈변 반응인 캐러멜화 반응이다. 이 캐러멜화 반응은 설탕을 낮은 온도로 가열할 때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설탕의 결합 구조가 깨져 과당과 포도당이 생성되는 것이다.캐러멜화 반응 외에 효소 없이 발생하는 갈변 반응으로는 요리 유튜버 ‘승우아빠’의 스테이크 굽는 법 영상으로 유명해진 ‘마이야르 반응’이 있다. 순수한 당에 열을 가해 갈변을 일으키는 캐러멜화 반응과 달리 마이야르 반응은 당과 아미노산이 상대적으로 저온에서 반응해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변하는 반응이다. 된장이나 간장이 만들어지는 과정 또한 콩과 밀 속에 포함된 당분과 아미노산이 오랜 시간을 거치며 천천히 결합하는 마이야르 반응의 일종이다.달고나에 베이킹 소다(탄산수소나트륨)를 넣는 이유는 무엇일까. 베이킹 소다는 수분이나 열에 반응해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기 때문에 제빵이나 발포정 등에 널리 활용된다. 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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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 '암흑물질' 찾기위해 과학자들은 땅굴을 판다?

    1963년 천문학자 베라 루빈은 나선은하 가장자리에 있는 별들이 아주 빨리 돌면서도 은하 밖으로 튕겨 나가지 않는다는 걸 관측했다. 탈수기에 넣고 돌린 빨래에서 물이 떨어져나가지 않는 것처럼 이상한 일이지만, 은하에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질량이 숨어 있다고 가정하면 설명이 가능하다. 질량의 역할을 할 것으로 유추 가능한 것은 암흑 물질(dark matter)이다.암흑물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은하에 존재하며 중력을 통해 별들의 궤도에 영향을 미친다. 암흑 물질은 이름처럼 어둡기보다 투명하다. 예를 들어 태양 내부에는 암흑 물질이 잔뜩 모여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주황색으로 빛난다. 은하에 고요히 존재하는 암흑 물질은 태양이 지구를 달고 220㎞/s의 속력으로 지나칠 때 우연히 우리의 몸을 통과하기도 할 것이다.과학자들은 암흑물질에 의해 시공간이 휘는 중력 렌즈 효과, 두 개의 암흑물질 덩어리가 서로를 본체만체 스쳐 지나가는 총알 은하단(Bullet Cluster) 등 다양한 현상을 관측해 암흑물질의 존재를 재차 검증했다. 암흑물질이 우주 에너지 지분의 27%를 가지고 있다는 구체적인 정보까지 손에 넣었는데, 이는 우주배경복사(CMB·Cosmic Microwave Background) 데이터를 분석해 얻은 결과다. 또 시뮬레이션을 통해 초기 우주에 무거운 암흑물질이 충분히 존재해야 시간이 흐르며 큼직큼직한 중력의 구심점들이 만들어지고, 그로부터 은하와 별이 탄생할 수 있음을 추론해 냈다.오늘날 대부분의 과학자가 암흑물질의 존재를 인정하기에 이르렀음에도 암흑물질을 ‘찾는 것’은 큰 숙제로 남아 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며 천문학의 영역이던 암흑물질이 입자물리학자들의 관심을 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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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른 상태보다 차량 제동거리 5배 길어져…미끌미끌한 '살얼음 도로'가 위험한 이유

    동계올림픽에서는 스케이팅, 봅슬레이, 스키, 컬링 등 다양한 종목의 경기가 펼쳐집니다. 경기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으려면 그동안 준비한 선수들의 운동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경기장, 특히 얼음 표면 온도가 목적에 맞게 잘 관리돼야 하죠.예를 들어 아이스하키나 스피드스케이팅처럼 얼음 표면이 미끄러우면서도 잘 손상되지 않아야 하는 종목에서는 얼음 표면의 관리 목표 온도가 영하 9도~ 영하 6도지만, 피겨스케이팅처럼 얼음이 조금은 파여야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는 종목의 관리 목표 온도는 영하 3도입니다.동계올림픽에서 선수들의 경기력은 경기장의 얼음 표면 온도 관리에 큰 영향을 받지만, 얼음 표면이 왜 미끄러운지는 아직 명확하게 규명됐다고 할 수 없습니다. 1850년 전기학의 아버지 마이클 패러데이가 주장한 영하의 온도에서도 두 개의 다른 얼음이 서로 붙어서 어는 현상이 얼음 표면에 얇은 물층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이론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후 스케이트 날에 의해 얼음 표면에서 발생한 압력과 마찰이 얼음의 어는점을 낮추거나 얼음을 가열시켜 얼음층 위에 얇은 물층을 생성하고 이 얇은 물층이 얼음 표면을 미끄럽게 한다는 주장이 오랫동안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그러나 2018년 이후 네덜란드와 프랑스 연구팀은 얼음 위엔 액체와 비슷한 성질을 지니는 유사 액체층(quasi-liquid layer)이 존재하며, 압력에 의해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개진 얼음층이 분자구조가 헐거워 움직임이 비교적 자유로운 유사 액체층과 섞이면서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주장을 했습니다.동계올림픽 경기장과 달리 도로는 미끄러짐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장소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