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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데믹이 뭐길래…전염병, 세계 역사를 움직였다

    1980년 5월 8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천연두 종식’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인류는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믿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2003년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를 시작으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2016년 지카바이러스에 이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21세기 들어서도 인류를 위협하는 대규모 전염병 발생이 줄을 잇고 있다. 세계화로 국경을 넘어선 교류가 활발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교류와 함께 커진 전염병 위협인류사를 바꾼 대규모 전염병들은 교류 확대의 ‘부산물’ 성격이 강했다. 이전에는 접하지 않던 지역과의 교류가 늘면서 새로운 풍토·생물과의 접촉이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각 지역에 독자적으로 존재하던 질병이 세계로 퍼졌고 새로운 병도 등장했다. 전염병 확산은 여러 지역으로 사람이 이동하고 좁은 공간에 운집하며 생활환경이 악화한 전쟁 시기에 특히 두드러졌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고대 아테네를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은 정체불명의 역병이 대표적이다.정치적 요인, 과학 발전에 따라 과거 전혀 별개의 세계로 작동하던 생태계와 접촉한 것이 재앙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근세 초 유럽을 강타한 흑사병도 몽골제국 등장으로 동서 교류가 활발해진 점이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역사학자 윌리엄 맥닐에 따르면 흑사병은 원래 미얀마 지역 풍토병이었지만 몽골제국의 확장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한 중국 후베이 지역 등에서 위세를 떨친 뒤 동서교역로를 따라 유럽까지 서진(西進)했다.16세기 중남미의 천연두는 ‘콜럼버스의 교환(인간의 교류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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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밖은 위험해…원격수업·홈트·언택트 소비 확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몰고온 ‘언택트 바람’은 질병 종식 이후에도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유통시장에서는 전통 강자인 대형 오프라인 매장의 부진이 이어지고 온라인 부문으로 빠르게 이동하게 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근무 형태나 마케팅 활동도 바뀌는 등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쳐 온라인·모바일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된다.5060도 ‘언택트’ 가세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사람들은 일제히 대형마트로 가는 발길을 끊고 온라인몰에 접속하기 시작했다. 식자재 새벽배송업체 마켓컬리의 하루 평균 주문량은 2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비 46% 증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요 유통업체의 2월 매출 동향을 발표한 데 따르면 온라인 쇼핑 매출 비중은 전체 유통 매출 중 49%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달 39.8%에 비해 1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백화점 매출은 21.4% 감소했다.특히 온라인 쇼핑 방식에 익숙지 않은 5060세대도 언택트 소비 대열에 합류했다. G마켓의 50대 이상 고객이 구매한 식품, 생필품 주문 건수(2월 2일~3월 3일 기준)는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73%, 84%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주문 증가율(각각 66%, 64%)보다 높은 수치다.단순한 쇼핑뿐 아니라 운동, 영화 등 밖에서 즐기던 취미 생활까지 집안에서 하는 홈족도 늘고 있다. 홈트레이닝업체 1위인 건강한친구들의 2월 신규 회원 가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00% 증가했다. 안진필 건강한친구들 대표는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큰 임신부나 출산 직후 산모를 대상으로 한 요가·필라테스 프로그램에 신규 회원이 몰렸다”고 말했다. 반면 헬스장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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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화 투사 vs 소수민족 탄압자…아웅산 수지의 두 얼굴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 겸 외교부 장관(맨왼쪽)이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15년간 가택연금을 당하면서 군부 탄압에 맞서 민주화시위를 주도한 공로로 1991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국제사회가 ‘인종청소’로 규탄하는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탄압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직접 변호하고 나서자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화 투사’ 이미지에 ‘소수민족 탄압자’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지고 있는 것이다.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그에게 부여한 ‘양심 대사’ 타이틀을 취소했고, 노벨평화상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인권과 민주주의의 상징에서 야만성의 변호인이 됐다”고 그를 꼬집었다.사실 노벨평화상은 오래전부터 논란이 돼왔다. 인류 평화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이지만 학문적 성취가 아니라 ‘평화’라는 정치적 색채가 짙은 상이어서다. 노벨상 중 수상 기준이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관적인 탓에 과거 수상자 중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됐던 인물이 여럿 된다.사진은 지난 10일 그가 국제사법재판소 법정에 출석한 모습이다.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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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겨울방학, 2020년 새 학기 준비는 이렇게…

    겨울방학은 새 학년을 맞이하는 준비 기간이다. 방학은 휴식의 의미도 있지만 부족한 공부를 채워 새 학년에 대비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중학교 3학년은 겨울방학이 지나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고 2는 치열한 입시 전쟁을 치르는 수험생이 된다. 프로 운동선수들의 몸값이 동계훈련에 따라 달라지듯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새 학년 성적을 크게 좌우한다.전문가들은 겨울방학을 이용해 국어, 영어, 수학의 학년별 기초를 단단히 다지라고 조언한다. 이들 과목은 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뿐더러 단기간에 성적을 올리기가 어렵다. 따라서 방학기간에 이들 과목의 취약점을 보강하면 새 학기 공부는 물론 입시에서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는 방학 때 인문·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것도 바람직하다. 독서는 사고와 이해력을 넓혀 수학능력을 폭넓게 키워주고, 논술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바뀌는 입시제도도 잘 알아야 공부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예비 고3이 수능을 치르는 2021학년도 입시의 경우 주요대 정시 선발 비중이 소폭 높아진다. 또한 재학생 기준 수험생 수가 1994학년도 수능 도입 이후 최저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시·정시 모집에서 상향 지원 현상이 나타나고, 재수생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수학 가형에서 기하와 벡터 단원이 출제되지 않고, 수학 나형에서는 수열·극한·무한급수 등이 빠지고 지수로그와 삼각함수가 추가된다. 2022학년도(예비 고2) 대입은 정부 정책에 따라 정시 비중이 30% 이상으로 확대된다. 또한 교내 수상이 학기당 1개, 최대 6개만 학생부에 기재된다. 소논문은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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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 고3, 수능학습 전 핵심 개념과 원리 확실히 이해해야

    겨울방학은 자신의 부족한 것을 찾아 보충하고 새 학년 준비를 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국어 영어 수학을 중심으로 겨울방학 학습 방법을 소개한다.예비 고3, 부족한 개념 보충할 마지막 기회고2 겨울방학은 고3 1년 동안 본격적인 수학능력시험 학습 전 부족한 개념과 원리학습을 보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단순히 문제 양에만 의존하기보다는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는 학습이 중요하다.국어에서 학생들이 가장 까다로워하는 영역은 독서다. 기출문제의 지문을 반복적으로 읽고 지문의 구조를 이해하며 독해력을 향상하는 것이 기본이자 필수다. 지문을 읽기 전 문제를 먼저 훑어보고 글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한자어 등 어려운 어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평소 어휘사전이나 개념어사전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장르의 글을 섭렵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문, 사회, 예술, 과학, 기술 지문 등 다양한 글을 두루 접해봐야 한다. 최근 수능에서 문법 문제가 어렵게 출제되고 있다. 겨울방학 동안 문법을 최소 한 차례 정리해둔다.수학은 2020학년도 수능에서 변화가 많았다. 초고난도 킬러 문항(전통적으로 20, 21, 29, 30번 문항) 아래 단계의 준킬러 문항의 난이도가 급상승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기존에는 비교적 쉽게 출제됐던 확률과 통계 문항이 어렵게 나오기도 했다. 난이도가 올라간 문제들은 계산이 복잡하고 까다롭다는 점이 특징이다. 겨울방학 동안 계산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문제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연습을 많이 하기를 권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원별로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유형별로 풀이법을 숙지해야 한다. 자신만의 개념노트를 만들면 도움이 된다.영어는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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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학년 대입, 수학출제범위 조정·정시비중 소폭 늘어

    대학 입시제도의 변화를 잘 알고 있어야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예비 고3이 수능을 치르는 2021학년도부터 예비 고1에 해당하는 2023학년도까지의 입시제도 변화를 살펴본다.2021학년도(예비 고3), 수학 출제범위 조정교육통계 기준으로 현 고2 학생 수는 44만5479명이다. 이는 전년 대비 5만6137명, 2019학년도 대입과 비교해서는 12만5182명 감소한 수치로 1994학년도 수능 도입 이래 역대 최저 학생 수로 기록될 전망이다. 학생 수는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대학 모집인원은 큰 변화가 없다. 주요대 정시 선발 비중은 소폭 증가한다. 주요 10개 대 정시 선발인원은 2020학년도 8509명에서 9103명으로 594명 늘어난다. 이에 따라 수시·정시모집 모두에서 상향 지원 성향이 나타나고, 재수생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고3 학생 수가 6만9000여 명 줄어든 2020학년도 대입의 경우 수능 응시생 기준으로 재수생 비율은 28.3%(13만6972명)로 최근 14년 사이 가장 높았다.수능 수학 출제범위 조정도 주목해야 할 입시 포인트다. 수학 가형에서 기하와 벡터 단원이 출제되지 않는다. 그동안 기하벡터는 수험생이 가장 어려워하는 단원이었는데, 해당 단원이 수능에서 빠지면서 수학 가형은 난이도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기하벡터를 어려워했던 학생이라면 기하벡터가 제외되는 2021학년도 수능을 기회로 삼을 만하다. 문과생이 응시하는 수학 나형은 수열·극한·무한급수 등이 빠지고 지수로그와 삼각함수가 추가된다.2022학년도(예비 고2), 정시 비중 확대·국어·수학 선택2022학년도 대입은 정부 정책에 따라 정시 30% 이상 확대가 적용되는 해다. 학생부교과전형의 선발 비중이 30% 이상인 대학을 제외하고 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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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김우중 前 대우그룹 회장 타계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모험을 마다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으로 전 세계에서 신시장을 개척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남긴 명언이다. 지난 9일 83세의 나이로 별세한 김 전 회장은 ‘프런티어맨(변경개척자)’이었다. 맨주먹으로 일어나 한때 재계 2위 대우그룹을 일군 그는 줄곧 남들이 밟지 않은 새로운 시장을 찾아나섰다. 1990년대 동유럽 시장에 눈을 돌린 이후 1년에 200일 이상을 해외에 머물며 비행기와 공항에서 새우잠을 잤다. 당시 ‘탱크주의’는 그의 도전정신을 상징하는 말이었다. 대우의 시대는 20년 전 막을 내렸지만 그 시대의 의미는 여전히 우리가 마음에 새겨야 한다.왼쪽 사진은 김 전 회장이 2017년 3월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는 모습이다. 오른쪽 위는 1999년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회장단 취임식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맨 왼쪽), 정몽구 현대차 회장(맨 오른쪽) 등과 대화하는 모습, 아래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에게 대우자동차 마티즈를 소개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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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수출 선진국'에서 변방으로 밀려나나

    한국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반도체업황 부진, 일본 수출규제 등 잇단 악재에 수출액은 12개월째 뒷걸음질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지난 5일 ‘제56회 무역의 날’을 맞아 ‘2019 수출입 평가 및 2020년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올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2% 감소한 5430억달러, 수입액은 5.5% 줄어든 5060억달러로 전망됐다. 2009년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 수출 감소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3년 연속 무역액 1조달러를 지켜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출이 12개월째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무역의 날 자축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았다.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2월 -1.7%를 시작으로 지난달 -14.3%까지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 이는 2015년 1월~2016년 7월(19개월), 2001년 3월~2002년 3월(13개월) 후 세 번째 긴 최장 기간 하락세다. 지난해 처음으로 총수출액 6000억달러를 넘어서며 활짝 웃었던 한국 수출이 1년 만에 바로 꺾인 것은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와 함께 글로벌 통상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김영주 무역협회장은 “올해 세계 수출 상위 10개국 가운데 중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출이 줄었다”며 “한국은 반도체, 석유 관련 제품 등 경기 민감 품목 비중이 높아 교역 단가 하락의 영향을 다른 나라보다 크게 받았다”고 말했다.수출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수출의 중요성을 재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수출 실적이 부진한 원인과 그 영향 등을 4,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최만수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