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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부른 '고용 참사'…일자리가 사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고용 충격이 역대 최악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일도 안 하고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달 83만 명 늘어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취업자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 감소했다.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56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7만6000명 줄었다. 지난 2월 49만2000명 늘었던 취업자는 3월 19만5000명 감소로 돌아섰고, 4월엔 감소폭이 더 커졌다. 지난달 취업자 감소폭은 1999년 2월(65만8000명) 이후 약 21년 만의 최대였다.고용률(15세 이상 인구 대비 취업자 비율)도 작년 4월 60.8%에서 올 4월 59.4%로 뚝 떨어졌다. 하락폭(1.4%포인트)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1.4%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코로나19는 청년과 아르바이트생 등 고용 취약계층에 특히 가혹했다. 지난달 15~29세 취업자는 24만5000명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월(26만2000명) 후 최대 감소폭이다. 30대(-17만2000명)와 40대(-19만 명), 50대(-14만3000명)도 취업자가 줄긴 했다. 하지만 취업자 감소폭이 20만 명을 넘는 연령대는 청년이 유일했다.임시·일용직 근로자 감소폭은 78만2000명에 이르러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2년 이후 최대였다. 정부 관계자는 “정규직 근로자는 노동조합의 반발 등으로 해고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용 보호 수준이 낮은 임시·일용직부터 고용 조정이 이뤄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일도, 구직도 안 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달 1699만1000명에 이르러 작년 같은 달보다 83만1000명 불어났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6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2009년 3월에 기록했던 최대 증가폭(59만9000명)을 2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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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일자리 창출·디지털 인프라 구축…'한국판 뉴딜' 통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에 ‘고용 쇼크’ 현상이 나타나면서 정부도 다급해졌다. 정부는 고용시장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대규모 재정을 풀어 노인, 취약계층, 청년 등을 대상으로 총 120만 개의 공공부문 일자리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1930년대 대공황 시절 미국에서 시행한 일자리 창출 및 경기부양 정책인 ‘뉴딜’을 본뜬 ‘한국판 뉴딜’도 도입해 국가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공공일자리 확대에 분주한 정부통계청이 ‘2020년 4월 고용동향’을 발표한 뒤 하루 만인 지난 14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정부 예산을 활용한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의 국내 고용시장 충격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정부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을 통해 앞으로 약 120만 개의 공공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첫째로 정부가 올해 예산을 이미 책정해 놓은 94만5000개의 공공부문 직접일자리 창출 방안 중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직 추진하지 못한 노인일자리, 자활근로사업 등 약 60만 개의 일자리를 비대면 및 야외작업 등으로 전환해 재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들 공공부문 직접일자리를 포함해 올해 총 25조50000억원의 재정지원 일자리 예산을 편성해 놨다.둘째로 정부는 청년,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 공공일자리 55만 개를 추가로 창출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공공 분야 비대면·디지털 일자리 10만개 △민간 분야 청년 디지털 일자리 5만 개 △청년 일경험일자리 5만 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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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시장 '찬바람'…청년·취약층부터 거리로 내몰렸다
“코로나발(發) 고용난은 예상됐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지난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을 본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 3월 고용 부진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이었다. 취업자가 전년 동월보다 19만5000명 줄어 2009년 5월 이후 최대폭 감소했다.지난달 고용통계는 10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외환위기에 닿았다. 1999년 2월 이후 약 21년 만에 가장 큰 취업자 감소폭(47만6000명)을 기록했다.문제는 고용 위기가 언제 가라앉을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는 점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용시장의 어두운 터널이 얼마나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토로했을 정도다.비경제활동인구 역대 최대폭 증가전문가들은 “실업자가 줄고 비경제활동인구가 급증한 게 더 심각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취업자가 줄면 실업자가 늘어야 정상인데 지난달 실업자(117만2000명)는 1년 전보다 7만3000명 줄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용통계상 실업자는 일은 안 하지만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며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미루고 사람들이 감염 우려에 집 밖으로 나서기를 꺼리다 보니 구직활동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이런 탓에 일도 구직도 안 하는 비경제활동인구가 83만1000명 불어났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6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2009년 3월에 기록했던 최대 증가폭(59만9000명)을 20만 명 이상 경신했다.비경제활동인구 안에서도 ‘그냥 쉬었다’는 사람은 지난달 240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43만7000명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비경제활동인구 급증은 자영업자 비중(약 25%)이 지나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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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임팩트…새로운 세계가 다가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되고,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무역질서의 새판 짜기가 가속화할 조짐이다. 코로나19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패권전쟁 2라운드’에 들어갔다. 산업구조가 수출 중심인 한국도 새로운 질서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세계의 정치·경제 질서를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첨예한 무역전쟁을 벌여오다 지난 1월 15일 휴전에 합의한 뒤 서로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양국의 패권전쟁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코로나19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원죄론’을 내세워 중국을 몰아붙이고 있으며, 중국에 대한 미 정부 차원의 ‘책임 소송’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도권을 노리고 있는 중국은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3월부터 인공호흡기, 마스크, 방호복 등 의료물자를 적극 제공하면서 ‘의료 실크로드’ 구축을 위한 광폭 외교를 펴고 있다. 미국이 책임 소송, 추가 보복 관세 등으로 맞선다면 세계 경제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의 그림자는 한층 짙어질 가능성이 크다.세계의 공급망도 재편이 현실화하고 있다. 일본은 코로나19 대책의 하나로 해외에 진출한 기업을 자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에서 되돌아오는 기업을 대상으로 이전 비용의 3분의 2까지 정부가 부담한다는 게 핵심이다. 미국도 법인세 인하와 보조금 지급을 내세워 자국 기업의 유턴을 유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중국 의존적인 공급망의 위험성이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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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쇼어링·글로벌 공급망 재편…사라지는 '세계의 공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초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세계 경제 정세가 매우 복잡해졌다”며 “장기간에 걸쳐 외부 환경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발표한 공급망 재구축 정책이 시 주석을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약 20년간 글로벌화에 힘입어 급성장한 중국 성장 모델의 근간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미·일 “돌아오는 기업에 보조금”공급망 재구축은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긴급 경제대책의 하나로 내놓은 ‘리쇼어링(reshoring: 해외 진출한 기업을 자국으로 돌아오도록 유도)’ 정책이다. 중국에 있는 자국 기업들의 공장을 일본으로 되돌리는 유턴 기업을 대상으로 이전 비용의 3분의 2까지 정부가 대주는 게 핵심이다. 지난달 중순 일본의 가전 전문 중견기업 아이리스오야마가 공급망 재구축 1호로 중국에서 생산하던 마스크를 국내 공장으로 이전했다. 이 회사는 오는 8월부터 매달 1억5000만 장의 마스크를 양산할 계획이다.리쇼어링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건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을 시작하면서다.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을 무기 삼아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된 글로벌 공급 사슬을 끊으려고 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중국의 ‘세계의 공장’ 역할이 워낙 견고했기 때문이다.중국 중심 공급망을 뿌리째 뒤흔든 건 미국의 관세 폭탄이 아니라 코로나19였다. 여러 경제대국이 코로나19 발병에 따른 중국발 부품 공급 차질로 호된 경험을 했다. 세계 제조업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공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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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헤게모니 잡아라…미·중 패권전쟁 2R
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패권전쟁 2라운드’에 들어갔다. 패권전쟁 1라운드였던 무역전쟁을 휴전으로 봉합했던 미·중이 다시 신냉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 수 모두 1위의 불명예를 얻은 미국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반면 중국은 ‘의료 실크로드’를 내세워 미국의 빈틈을 파고드는 게 패권전쟁 2라운드의 특징이다.미국 ‘중국 때리기’ 재시동지난 1월 15일 중국과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뒤 중국 비판을 자제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첫째, ‘중국 원죄론’이다. 중국이 코로나19 발병 초기 사건을 은폐·축소하는 바람에 전 세계가 피해를 봤다고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미국이 받은 최악의 공격이고 진주만 공습이나 세계무역센터 테러보다 더 나쁘다”며 중국 책임론을 다시 부각시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유출됐다는 증거가 있다”고 거듭 비난하고 있다. 둘째, ‘탈중국 드라이브’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지난달 9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미국으로 돌아오는 기업의 이전 비용을 세금 공제를 통해 100%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셋째, 중국에 우호적인 국제기구 공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세계보건기구(WHO)를 ‘중국 편’이라고 공격하며 자금 지원을 중단한 게 대표적이다.미 CNBC는 대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트럼프 캠프가 ‘중국 때리기’를 올해 대선 전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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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뚫고 K바이오 군단이 달린다
세계의 이목이 제약·바이오업계에 쏠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코로나19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다.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이 앞다퉈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도전하는 이유다.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임상시험은 세계에서 1200여 건이 진행되고 있다. 임상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하는 절차다.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야 의약품을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다. 미국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는 임상시험에서 얻은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세계 첫 코로나19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 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등 40여 개 기업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신약 개발은 녹록지 않다. 대개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10~15년이 걸리고 임상시험에 수천억원이 든다. 초기단계 후보물질 1만 개 가운데 1~2개꼴로 신약 허가를 받을 정도로 성공률이 낮다.코로나19는 굴지의 글로벌 바이오헬스기업들에 치이던 국내 기업들이 한 단계 도약할 기회이기도 하다. 효과적인 방역과 뛰어난 기술력이 합쳐져 세계에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국산 의료기기의 우수한 성능이 알려지면서 각국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씨젠은 3개월 만에 코로나19 진단키트 1000만 개를 수출했다. 이달부터는 매달 2000만 개의 키트를 생산한다. 지난해 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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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신약은 대도약 기회"…K바이오 40여개사 개발 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돼야 한다. 이번 전쟁은 모두가 한편이다.”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에 이렇게 썼다. 전 세계의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저마다 확보한 기술을 가지고 코로나19를 물리치기 위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만 40곳이 넘는 기업들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발을 들였다. 코로나19로부터 인류를 지켜내겠다는 사명감도 있지만 제약·바이오 기업에는 커다란 기회이기도 하다. 작은 바이오벤처에 불과했던 미국의 길리어드사이언스가 2009년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를 출시하며 순식간에 글로벌 선두권 제약사로 올라섰던 것을 제약·바이오업계는 기억하고 있다.미국에서 첫 코로나19 치료제 긴급사용 승인코로나19는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에 감염돼 발병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2002년 유행했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유행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도 모두 코로나바이러스다. 코로나19는 사스, 메르스 등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최대 2배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올 만큼 확산 속도가 빠르다.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코로나19는 넉 달 만에 전 세계에 380만 명의 감염자를 냈다.처음 등장한 바이러스다 보니 최근까지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치료제, 이를 예방할 백신이 없었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가 지난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으며 코로나19 치료제의 물꼬를 텄다. 렘데시비르는 원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던 항바이러스제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