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또 종교계가 직면한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 대안으로 활용 가능하다. 성직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갈수록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AI는 단순한 행정 업무나 기초적 교리 교육, 반복적 의례를 분담할 수 있다. 성직자는 신도들에 대한 영적 돌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동국대가 개발한 AI 스님 ‘혜안’이나 일본의 ‘붓다로이드’(휴머노이드 로봇 스님) 같은 사례는 인구 감소 시대에 종교가 생존하기 위한 고육책이자 진화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AI가 생성한 메시지는 수천 년간 축적해온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에 인간 성직자의 지식 한계나 개인적 편향을 보완해 좀 더 객관적이고 풍부한 신학적 해석을 제공할 수도 있다.
AI는 인간 성직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조력하는 기술로 봐야 한다. 신기술을 배척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그들의 고민에 실시간으로 답해주는 것은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길이다. AI를 이용해 종교 콘텐츠가 더 널리, 더 범용적으로 전파되면 이는 종교 쇠퇴가 아닌 새로운 부흥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다. 기술은 신을 경배하는 새로운 방식일 뿐이다. 도구 자체가 신앙의 본질을 훼손한다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신앙의 가치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유익한 통로가 될 수 있다.[반대] 영성의 신비와 진정성은 결여…기계적 메시지의 태생적 한계종교의 핵심은 단순 정보 전달이 아닌 ‘영적 체험’과 ‘교감’에 있다. 인공지능(AI)은 정교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신학적 문장을 내놓을 수는 있지만, 그 문장 뒤에 숨겨진 인간적 고뇌 같은 실존 문제는 이해할 수 없다. 성직자의 권위와 설교의 힘은 그가 삶 속에서 신의 뜻을 실천하며 겪은 고난과 성찰에서 나온다. 고통을 겪어본 적 없는 기계가 전하는 위로의 말은 껍데기뿐인 정보에 불과하다. 이는 종교를 단순한 상담 서비스나 데이터 처리 과정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 결국 종교계의 AI 도입은 ‘초월적 존재(신)’에 대한 경외감을 사라지게 할 우려가 크다.
윤리적·신학적 위험성도 무시할 수 없다.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에 특정 편향이 섞여 있거나 잘못된 해석이 포함될 경우, 자칫 왜곡된 교리가 신도들에게 무분별하게 전파될 수 있다. AI는 돌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최근 AI끼리 서로 대화할 수 있게 고안된 사이트 ‘몰트북’에서는 자체 교리를 만들고, 가상 종교까지 제안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잘못된 교리를 전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또 ‘AI 예수’ 서비스 같은 사례에서 보듯 신성한 신앙의 영역이 상업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소비될 위험도 크다. AI가 사죄권을 행사하거나 미사를 주관하는 수준까지 간다면 이는 종교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일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인간의 사유를 축소시킬 가능성이 있다. 설교 준비나 영적 고민을 AI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인간의 비판적 성찰 능력과 영적 근육은 퇴화하게 된다. 어떤 종교를 믿는다는 것은 끊임없이 스스로 돌아보고 질문하는 과정이다. AI가 실시간으로 내놓는 답변만 수용한다면 인간은 수동적 존재로 변질될 수 있다. 영적 성장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만남, 신과의 내면의 대화를 통해 이뤄진다. 종교의 영역마저 기술에 내주는 것은 인간 고유의 존엄성과 영적 성찰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생각하기 - 기술 활용하되 인간의 경험·감정 중시해야
안정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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