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여러 기업을 동시에 경영하고 있다. 그중 하나인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다. /한경DB
새해 미국 자본시장에서 역대급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와 인공지능(AI) 개발업체 오픈AI, 앤스로픽이 나란히 상장을 준비 중이다. 스페이스X는 현재 8000억 달러(약116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오픈AI는 신규 투자를 유치하면 7500억 달러, 앤스로픽은 3000억 달러까지 몸값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피터 에버트 럭스캐피털 공동창업자는 “세계 최대 시가총액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 비상장기업 세 곳이 동시에 상장을 준비하는 경우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상장 나선 혁신기업 아이콘IPO(Initial Public Offering)란 비상장기업이 불특정 다수에게 새 주식을 발행하거나 기존 주식을 매도해 주식을 분산하고 증시에 상장하는 과정을 말한다. 알짜 비상장기업이 상장 준비에 착수하면 일명 ‘대어급 IPO’로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미국 증시에서 세 기업이 IPO를 통해 조달할 액수는 수백억 달러 규모로 예상된다. 세 곳 중 한 곳만 상장해도 작년 미국 IPO 시장 전체 규모를 압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지난해 1~3분기 미국 IPO 시장에서 신규 상장기업이 조달한 자금은 300억 달러 수준이었다.
다만 대외 환경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미국 정부 셧다운의 여파로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IPO 시장이 일시적으로 위축된 상태다. 또한 최근에는 AI 산업의 ‘거품’ 우려로 일부 대형 기술주의 주가가 조정받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시장에선 세 기업의 연내 상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최근 스페이스X 경영진은 시장에 대형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12개월 내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투자자에게 밝혔다. 라이언 빅스 프랭클린 템플턴 벤처투자 공동책임자는 “세 기업의 상장은 거시경제 상황에 반응하기보다 오히려 시장을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몸값이 조(兆) 단위에 이르는 비상장기업이 잇달아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와 ‘조선미녀’로 유명한 화장품 제조·판매 업체 구다이글로벌이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 K패션과 K뷰티를 대표하는 두 회사는 각각 10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주식시장 분위기 좋아야 IPO도 흥행”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토종 AI 스타트업도 IPO 도전을 본격화했다.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한 업스테이지는 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가치가 2조원 수준에 이른다. 반도체 분야에 집중하는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등도 상장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IPO 시장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른 상태여서 상장에 도전하는 주자는 더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