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 경제학
혁신과 성장의 조건
종이·인쇄술·화약·나침반은 인류 4대 발명품으로 모두 중국에서 처음 발명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당시 중국은 유럽(서구)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풍요로웠습니다. 그런데 왜 18세기 산업혁명은 중국이 아니라 유럽 변방의 작은 나라 영국에서 일어난 것일까요?서구가 성장한 이유는?
혁신과 성장의 조건
그는 유럽이 ‘명제적 지식’과 ‘처방적 지식’을 결합해 혁신적인 기술 진보를 이루어냈다고 평가했습니다. 여기서 명제적 지식은 사물이 왜 작동하는지를 탐구하는 ‘과학적 원리 또는 이론’을, 처방적 지식은 경험과 학습으로 쌓인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단순히 기술을 축적하거나 반대로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다고 해서 사회가 발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두 지식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더 높은 수준의 기술 진보와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영국 산업혁명의 상징인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역시 기존 증기기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 다른 직업군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며 개선·발전해나간 결과입니다. 이는 개방적 환경이 혁신을 낳았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즉 경쟁 환경과 개방에 대한 관대한 문화적 토대가 유용한 지식의 발전을 촉진해 기술 진보와 혁신을 이룬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안정이 부른 중국의 후퇴그렇다면 중국은 왜 유럽에 뒤처지게 되었을까요? 중국은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통일된 제국의 형태로, 황제 한 사람의 판단이 국가 전체의 방향을 좌우하는 구조였습니다. 또한 유학·성리학과 같이 국가를 안정적으로 통치할 수 있는 학문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학문이나 기술이 나오면 이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억압했습니다. 기술 진보와 혁신을 위해서는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창조적 파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안정된 기존 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습니다. 그래서 국가 차원에서 요구되는 실용적인 기술(처방적 지식)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이러한 기술이 성립하는 근원적인 원리(명제적 지식)는 발견하지 못해 유럽에 뒤처졌다고 모키어 교수는 분석했습니다.
그의 연구는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한국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성장을 어떻게 계속 이어갈 것이며, 창조적 파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경쟁과 개방의 문화적 토대가 마련되었는가?” 그러나 새로운 기술에 반발하는 기득권의 저항, 기업이 성장할수록 강화되는 규제 환경 속에서 이 질문에 선뜻 답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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