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수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대학에서 다루는 수학 내용을 가볍게 예습해보기를 권합니다. 수능의 범위를 벗어난 새로운 수학을 접해본 경험은 수시 대비에도 도움이 됩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대학에서도 통하는 수학 공부법 찾으려면 …
고등학생들은 수학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문제집 여러 권을 반복해서 풀고 빠르게 정답을 찾아내는 훈련을 3년 내내 합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은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하는 방식과는 매우 다릅니다. 우리는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데, 고등학교와 대학의 학습 방식이 크게 다른 것이죠.

두드러지는 차이 중 하나는 학습 분량입니다. 고등학교에서 한 학기에 배울 양을 대학에서는 단 몇 주에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경제학을 공부하려면 고등학교 수학에 나오는 미적분을 알아야 하는데, 대학 경제수학 과목에서는 미적분을 일주일 만에 끝냅니다. 고등학교 미적분의 핵심 내용은 3쪽 분량으로 요약할 수 있지만, 대학에서 배우는 선형대수학의 정의와 정리를 요약한 노트는 20쪽에 달합니다.

고등학교 수학 공부가 한정된 범위에서 깊이 있게 파고드는 훈련에 초점을 맞춘다면, 대학교 수학 공부는 넓은 범위의 개념을 빠르게 훑으며 전체적인 틀을 익혀야 합니다. 대학 수학에서는 수능에 등장하는 고난도 문제, 이른바 ‘킬러 문항’은 없습니다. 그 대신 다양한 개념을 이해해야 하고 단순한 문제 해결보다 개념을 기반으로 한 증명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답 찾기 위주의 수학 공부와 학문으로서 수학을 공부하는 것은 전혀 다른 특성을 지닙니다.

학습 환경 또한 다릅니다. 고등학교 때는 인터넷 강의, 문제집 등을 통해 지식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에서는 이용할 만한 인터넷 강의가 거의 없고, 교수님들의 강의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 때가 많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공부했다면, 대학에서는 학생이 주도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고등학교 땐 다양한 문제집이 있고 해설도 친절하게 제공되지만, 대학에서는 그렇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요약하자면 고등학교 수학 공부가 이미 정리된 지식을 소비하는 것이었다면, 대학 수학은 스스로 지식을 찾아나가는 탐색 과정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등학생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수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대학에서 다루는 수학 내용을 가볍게 예습해보기를 권합니다. 수능의 범위를 벗어난 새로운 수학을 접해본 경험은 수시 대비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스스로 과제를 찾고 계획을 세워 학습하는 습관은 대학 입학 후에도 꾸준히 공부해나갈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입니다.

이지원 서울대 경제학부 22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