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愛及屋烏 (애급옥오)
▶한자풀이
愛: 사랑 애
及: 미칠 급
屋: 집 옥
烏: 까마귀 오


사랑이 집 위의 까마귀에까지 미친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모든 것이 이뻐 보임
-<상서대전(尙書大傳)>

고대 중국 상나라 말기 사치스럽고 방탕한 주(紂)임금이 정사를 돌보지 않자 서쪽의 희발(發)이 여러 제후와 부족을 규합해 상나라를 공격했다. 전쟁에 패한 주왕의 자살로 상나라는 멸망하고 희발이 무왕(武王)에 등극하면서 주(周)왕조가 시작되었다. 상나라의 유민과 주임금의 옛 신하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된 무왕이 대신들을 불러 논의했다.

“상나라의 수도였던 은(殷)으로 들어가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소?”

먼저 강태공(姜太公)이 말했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면 그 지붕 위의 까마귀까지 좋아하기 마련이고, 어떤 사람을 싫어하면 담벼락 모서리까지 미워지는 법입니다(愛人者兼其屋上之烏 不愛人者及其胥餘).” 무왕은 모두를 엄벌해야 한다는 강태공의 생각이 탐탁지 않았다. 소공(召公)이 말했다. “죄가 있는 사람은 죽이고 죄가 없는 사람은 살려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무왕은 이 또한 옳지 않다고 여겼다. 주공(周公)이 말했다. “그들이 예전부터 하던 생활을 그대로 이어가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원래 살던 집에서 그대로 살게 하고, 원래 하던 일을 그대로 하게 하면 됩니다. 큰 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어질고 덕 있는 사람을 많이 기용하면 나라를 평온히 다스릴 수 있을 것입니다.”

무광은 주공의 말을 옳다고 여겨 주왕의 아들 무경을 은에 머무르게 하고 주왕의 이복형인 미자계에게 상나라 제사를 계승하도록 하는 등 상나라의 백성을 포용했다. 진한 시기 경학자인 복승의 저서 <상서대전(尙書大傳)>에 나오는 고사다.

신동열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신동열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애급옥오(愛及屋烏)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불길한 것까지 좋게 보인다는 뜻이다. “아내가 곱게 보이면 처가 말뚝에도 절을 한다”는 우리말 속담과도 뜻이 비슷하다. 당나라 시인 두보 시에도 “장인의 지붕 위에 까마귀가 있는데, 사람이 좋으니 까마귀도 좋다(丈人屋上烏 人好烏亦好)”라는 구절이 있다.애급옥상오(愛及屋上烏), 옥상오(屋上烏)로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