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풀이
割: 벨 할
席: 자리 석
分: 나눌 분
坐: 앉을 좌
자리를 잘라서 앉은 곳을 나누다
친구과 절교함을 이르는 말
-<세설신어(世說新語)>
관영(管寗)과 화흠(華歆)은 중국 한나라 말기에 어려서부터 함께 공부한 친구였는데, 처세나 성품이 서로 매우 달랐다. 관영은 학문을 닦는 데 힘쓰고 부귀영화를 부러워하지 않았으나, 화흠은 언행이 가볍고 부귀영화를 흠모했다.
한 번은 두 사람이 함께 채소밭에서 김을 매는 데 땅속에서 금 조각이 나왔다. 관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호미질을 계속했지만, 화흠은 그 금 조각을 들고 나가 다 써버렸다. 어느 날은 둘이 함께 글을 읽고 있었는데 집 앞으로 고위 관리의 수레 행렬이 지나갔다. 관영은 전과 다름없이 책을 읽었지만, 화흠은 밖으로 나가 한참을 구경하고 나서야 돌아와 그 행차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벌리면서 부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관영은 이런 화흠의 태도에 화가 나서 두 사람이 함께 앉아 있던 자리를 칼로 잘라 버리고는 “너는 이제부터 내 친구가 아니다(寗割席分坐曰 子非吾友也)”라고 했다. 나중에 화흠은 오나라 손책의 휘하에 있다가 위나라 조조에게 귀순해 한나라를 찬탈하는 일을 도왔다. 관영은 위나라에서 내린 벼슬을 끝내 고사했다. 이 고사는 <세설신어(世說新語)> 덕행 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세설신어>는 중국 남북조시대 송나라 출신의 유의경이 후한 말부터 동진까지의 문인, 학자, 승려, 부녀자, 제왕 등의 일화를 모아 편찬한 책이다. 이 고사에서 유래한 할석분좌(割席分坐)는 ‘자리를 잘라서 앉은 자리를 나눈다’는 뜻으로 친구와 절교함을 이르는 말이다. 할석단교(割席斷交), 할석절교(割席絶交)로도 쓴다.
친교보다 더 지혜가 필요한 것이 절교(絶交)다. 절친하던 사이가 틀어지면 자칫 최악의 적이 된다. 여과 없이 감정을 뱉어내며 절교를 선언하는 것은 지혜가 부족한 선택이다. 특히 홧김에 내린 결단은 대개 후회를 데리고 온다. 모든 결단은 분노부터 가라앉힌 뒤 해야 한다. 매듭을 짓는 순간은 그만큼 생각도 깊어야 한다.
割: 벨 할
席: 자리 석
分: 나눌 분
坐: 앉을 좌
자리를 잘라서 앉은 곳을 나누다
친구과 절교함을 이르는 말
-<세설신어(世說新語)>
관영(管寗)과 화흠(華歆)은 중국 한나라 말기에 어려서부터 함께 공부한 친구였는데, 처세나 성품이 서로 매우 달랐다. 관영은 학문을 닦는 데 힘쓰고 부귀영화를 부러워하지 않았으나, 화흠은 언행이 가볍고 부귀영화를 흠모했다.
한 번은 두 사람이 함께 채소밭에서 김을 매는 데 땅속에서 금 조각이 나왔다. 관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호미질을 계속했지만, 화흠은 그 금 조각을 들고 나가 다 써버렸다. 어느 날은 둘이 함께 글을 읽고 있었는데 집 앞으로 고위 관리의 수레 행렬이 지나갔다. 관영은 전과 다름없이 책을 읽었지만, 화흠은 밖으로 나가 한참을 구경하고 나서야 돌아와 그 행차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벌리면서 부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관영은 이런 화흠의 태도에 화가 나서 두 사람이 함께 앉아 있던 자리를 칼로 잘라 버리고는 “너는 이제부터 내 친구가 아니다(寗割席分坐曰 子非吾友也)”라고 했다. 나중에 화흠은 오나라 손책의 휘하에 있다가 위나라 조조에게 귀순해 한나라를 찬탈하는 일을 도왔다. 관영은 위나라에서 내린 벼슬을 끝내 고사했다. 이 고사는 <세설신어(世說新語)> 덕행 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세설신어>는 중국 남북조시대 송나라 출신의 유의경이 후한 말부터 동진까지의 문인, 학자, 승려, 부녀자, 제왕 등의 일화를 모아 편찬한 책이다. 이 고사에서 유래한 할석분좌(割席分坐)는 ‘자리를 잘라서 앉은 자리를 나눈다’는 뜻으로 친구와 절교함을 이르는 말이다. 할석단교(割席斷交), 할석절교(割席絶交)로도 쓴다.
친교보다 더 지혜가 필요한 것이 절교(絶交)다. 절친하던 사이가 틀어지면 자칫 최악의 적이 된다. 여과 없이 감정을 뱉어내며 절교를 선언하는 것은 지혜가 부족한 선택이다. 특히 홧김에 내린 결단은 대개 후회를 데리고 온다. 모든 결단은 분노부터 가라앉힌 뒤 해야 한다. 매듭을 짓는 순간은 그만큼 생각도 깊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