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이 진정한 세계인의 문화로 자리 잡으려면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수어 통역 제공은 그런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
가까운 친척 중에 걸그룹 트와이스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청각 장애가 있어 콘서트를 즐기는 데 어려움이 있다. 공연 현장에서 느껴지는 진동과 시각적으로 보이는 퍼포먼스만으로는 부족한 것이다. 내가 함께 가서 옆에서 가사를 수어로 전해 주기도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선진국에서는 청각 장애인의 문화 접근성을 높여주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가수 리한나와 에미넴의 콘서트에서는 무대 옆에 수어 통역사가 배치돼 청각장애인들이 가사의 의미와 감정까지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더 많은 사람이 공연을 즐길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찬사를 받았다.
한국도 2016년 제정된 한국수화언어법에 따라 수어가 청각장애인의 공용어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콘서트장 등 대중문화 현장에서 수어 통역사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팝 콘서트에서도 그렇다.
케이팝은 이제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대중문화 콘텐츠로 위상이 높아졌다. 따라서 보다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통역사 배치는 단순히 장애인에 대한 배려의 의미를 넘어선다. 최근 일부 가수들의 공연에서 수어 통역을 제공한 것은 긍정적인 변화의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케이팝이 진정한 세계인의 문화로 자리 잡으려면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 수어 통역 제공은 그런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
김도경 생글기자 (대원국제중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