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고등학교 때는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큰 틀에서 생각해두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과학에 끌리는지, 법을 공부하고 싶은지, 경제에 관심이 있는지 정도만 인지하는 것입니다.
지금쯤 고3 학생들은 대입 논술 또는 면접을 준비하고 있을 테고 1~2학년 학생이라면 기말고사와 수행평가, 세부능력 특기사항(세특) 등을 준비하느라 바쁠 것입니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우리는 미래의 진로를 염두에 두고 지원할 학과를 결정합니다. 세특을 작성할 때도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지,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 지원할지를 고민합니다.고등학교 때는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큰 틀에서 생각해두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과학에 끌리는지, 법을 공부하고 싶은지, 경제에 관심이 있는지 정도만 인지하는 것입니다.
미래에 어떤 분야에서 일하면 좋을지, 그러기 위해선 어떤 대학의 어떤 계열로 가야 할지 정하지 못한 학생이라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진로를 비교적 명확하게 정했다고 해서 고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내 미래를 제대로 계획하고 있는 건지, 나중에 진로를 바꾸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불안감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그런 여러분에게 몇 가지 이야기를 해줄까 합니다.
우선 고등학생 때 진로를 확실히 정하고, 뭔가 큰 꿈을 가져야겠다는 부담을 내려놓으면 좋겠습니다. 진로를 미리 정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무엇을 해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면, 어떤 전공을 하고 어떤 직업을 갖고 살아가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겠다면 꼭 일찍부터 진로를 정할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관심사가 있겠지요. 하지만 대학 진학 후에도 여러분의 관심사와 장래 희망은 바뀔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경제 과목에 전혀 관심이 없던 학생이 경제와 무관한 학과에 진학한 뒤 우연한 계기로 경제학에 흥미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대학생이 되면 여러분은 훨씬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수업 외에 여러 강연을 들을 수 있고, 법조인이나 회계사 등 각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을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만나 조언을 들을 기회도 생깁니다. 같은 학과 선배나 교수님과 상담하며 진로를 잡아나갈 수도 있고요. 처음 입학할 때 선택한 전공 외에 다른 학과의 전공과목을 듣거나 복수전공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경험해본 뒤 진로를 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진로를 정하기 어렵다면 고등학교 때는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큰 틀에서 생각해두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과학에 끌리는지, 법을 공부하고 싶은지, 경제에 관심이 있는지 정도만 인지하는 것입니다. 그다음으로는 교과성적을 높이는 일에 신경 써야 합니다. 교과성적을 높인다면 중간에 관심 분야가 바뀌더라도 비교적 수월하게 바뀐 관심 분야에 맞는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습니다.
김진영 성균관대 글로벌리더학부 24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