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킬러문항·풀이시간 분석
수능 시험은 오전 8시 40분 국어 시험부터 시작한다. 국어 시험 시간은 80분이고, 45문항이 출제된다. 한 문항당 시험문제를 푸는 배정 시간은 평균 1.8분이다. 2교시 수학은 10시 30분부터 시작해 100분이 주어지며, 총 30문항이므로 문항당 평균 3.3분 이내에 풀어야 한다. 3교시 영어는 13시 10분부터 시작해 70분간 45문항을 한 문항당 1.6분 이내에 풀어야 한다. 탐구과목은 과목당 20문항을 30분 이내에, 즉 문항당 1.5분에 풀어야 한다. 수능에서 가장 핵심적 변별력을 지닌 국어·수학·영어·탐구에서 문항당 평균 풀이 시간은 수학 과목이 3.3분으로 가장 길고, 다음으로 국어 1.8분, 영어 1.6분, 탐구 1.5분 순이다.
주어진 시간에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변별력 있는 문제가 어느 곳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그날 시험이 큰 영향을 받는다. 기존 킬러 문항이 있었던 2023학년도 이전까지 수능은 국어에서 독서 영역, 수학에서 객관식 마지막 문제, 주관식에서 마지막 문항, 영어에서는 빈칸 추론 영역에서 주로 나왔다. 대체로 변별력 있는 문항은 중·후반에 배치되어 있었다.수능 문항당 배점의 경우 국어는 45문항이 2점 35문항, 3점 10문항으로 2점 문항이 77.8%, 3점 문항이 22.2%다. 수학은 30문항 중 2점은 3문항, 3점 14문항, 4점 13문항으로 3점 문항이 46.7%, 4점 문항이 43.3%, 2점 문항이 10.0%다. 영어는 45문항 중 2점 문항이 35문항, 3점 문항이 10문항으로 국어와 동일하다. 탐구는 20문항 중 2점 10문항, 3점 10문항이다. 수학에서는 유일하게 4점 문항이 출제되고, 비중 또한 43.3%로 매우 높다.
국어, 영어, 탐구는 모두 오지선다형으로 출제된다. 그러나 수학은 30문항 중 주관식 문항이 9문항이나 배치된다.
수능에서 2·3·4점 배점 문항, 수학에서는 객관식·주관식 어느 영역에서 변별력 있는 문제가 출제되느냐에 따라 수험생이 정해진 시간 내에 계획대로 풀 수 있는지 없는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국어의 경우 45문항 중 35번부터 45번까지 11문항이 선택과목 문항인데, 대부분 수험생이 여기부터 풀기 시작한다. 국어 1교시가 8시 40분에 시작하고, 대체로 국어 35번부터 45번까지를 먼저 풀기 때문에 이 11문항에서 평소와 달리 어려운 문제가 출제되어 시험 시작 초반부터 혼란 상황이 발생할 경우 4교시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지난해 킬러 문항이 배제된 첫 수능에서 과거처럼 독서 등의 영역에서 어려운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시험 시작 초반에 푸는 문항부터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출현했다. EBS 정답률 기준으로 35번부터 45번까지 11문항에서 언어와 매체의 경우, 50% 이하인 문항이 4문제나 출제되었다. 화법과 작문에서도 정답률이 20%대의 문항까지 출현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평소 예상과 달리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영역은 당연히 쉽게 풀어야 하는 구간인 데다 어려운 문제는 아직 시작도 못 했는데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는 불안감과 함께 수험생들이 시험 시간 초반부터 헤매기 시작한 것이다. 대체로 정답률은 배점이 높은 문항일수록 어렵게 출제되어 정답률이 낮다. 2024학년도 국어에서도 공통과목 기준으로 2점짜리 문항은 정답률이 평균 63.2%, 3점짜리 문항이 48.7%였다. 선택과목에서도 화법과 작문의 평균 정답률이 2점짜리는 77.5%, 3점이 29.8%였고, 언어와 매체는 2점이 72.2%, 3점이 46.5%였다. 수학도 공통과목 기준으로 배점 2점 문항 평균 정답률은 83.2%, 3점 68.4%, 4점 35.2%였고, 미적분의 경우 2점 89.4%, 3점 55.6%, 4점 8.6%, 확률과 통계는 2점 82.7%, 3점 53.0%, 4점 23.9%이었다. 영어는 2점 72.9%, 3점 53.6%였다.
대체로 배점 문항이 높고, 수학에서는 주관식 문항이 어렵게 출제된다는 것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돌발적으로 예상할 수 없었던 영역에서 갑자기 어려운 문제가 출현할 경우 이를 어떻게 대처하고, 멘탈 관리를 잘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매우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킬러 문항이 배제되어 다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채점 결과상으로는 수험생들이 모두 매우 어렵고, 변별력이 높은 시험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수험생의 상당수는 1교시 국어 초반 도입 문항부터 예상 밖의 상황에 직면해 매우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사실 원점수 기준으로 국어의 경우 1등급 커트라인이 8점, 2등급이 11점, 3등급 14점까지 전년보다 하락한 상황이다. 각각 해당 등급 대학 학생들은 평소보다 1등급도 3~4문항, 2등급도 4~5문항, 3등급도 최대 7문항까지 더 틀릴 수도 있는 것이다. 시험 현장에서 본인뿐 아니라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이 모두 이 정도 문항을 추가로 틀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수능에서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 문항에서 어렵게 출제되는 것은 예상한 터라 덜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예상 밖의 문항에서 어렵게 출제될 경우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수능 당일 특히 1교시 국어 처음 도입 부문부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멘탈 관리를 더 강하게 하고, 시험이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