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의 힘 (7)
'이로 인해'는 '어떤 현상이나 사실로 말미암아'란 뜻으로 글의 전개에서 원인이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날 때 쓰는 말이다. '이에 따라'는 인과관계의 결속력이 약하다. 앞뒤 문장이 인과관계라기보다 동어반복에 가깝다.
'이로 인해'는 '어떤 현상이나 사실로 말미암아'란 뜻으로 글의 전개에서 원인이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날 때 쓰는 말이다. '이에 따라'는 인과관계의 결속력이 약하다. 앞뒤 문장이 인과관계라기보다 동어반복에 가깝다.

‘이로 인해’와 ‘이에 따라’는 비슷한 듯하지만, 논리적 쓰임새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이로 인해’는 ‘이로 말미암아’란 뜻이다. ‘인(因)’이 ‘말미암다’로 새기는 글자다. ‘말미암다’는 ‘어떤 현상이나 사물 따위가 원인이나 이유가 되다’란 뜻이다. “정치적 음모로 말미암아 사건이 파국으로 치달았다/대도시에서 스모그로 말미암아 많은 시민이 사망했다”처럼 쓴다.
‘말미암아’ 자리는 ‘인해’와 등가로 대체된다. ‘-로 말미암아’ 대신 ‘때문에’를 써도 된다. 즉 ‘이로 인해’는 ‘어떤 현상이나 사실로 말미암아’란 뜻으로 글의 전개에서 원인이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날 때 쓰는 말이다. “불면으로 인해 얼굴이 초췌해졌다/장마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크다”처럼 써야 제격이다. ‘-로 인해’ 대신에 ‘-에 따라’를 넣으면 어색하다는 게 드러난다. 한자어 ‘이로 인해’ 대신에 순우리말 ‘이로 말미암아’ ‘이 때문에’를 잘 활용하면 글쓰기에서 더 풍성하고 매끄러운 표현을 구사할 수 있다.‘이에 따라’는 더불어 일어나는 것반면 ‘이에 따라’는 인과관계의 결속력이 약하다. 앞뒤 문장이 인과관계라기보다 동어반복에 가깝다. 이 용법을 알기 위해선 동사 ‘따르다’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에 따르다’ 꼴로 쓰이는 이 말은 ‘~와 더불어 일어나다’와 ‘~에 의거하다’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개발에 따른 공해 문제’나 ‘증시가 회복됨에 따라 경제도 활력이 커졌다’ 같은 데 쓰인 ‘따르다’는 ‘더불어 일어나다’란 의미다. 순우리말 ‘더불다’가 같이하거나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가리킨다. ‘따르다’의 특징은 ‘인하다’와 달리 인과관계가 그리 명료하지 않다는 점이다. ‘개발과 공해’, ‘증시 회복과 경제 활력’은 ‘원인-결과’로 나타나기보다 더불어 일어나는 것에 가깝다.
이제 맨 처음 예문에서 접속부사 ‘이로 인해’가 왜 어색한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골자만 추리면 “정부는 세부담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세부담은 A에서 B로 낮아진다”이다. 이때 앞뒤 문장이 원인-결과로 읽히면 ‘이로 인해’로 연결하면 된다. 하지만 그보다는 같은 말의 변형된 형태로 보인다. 세 부담이 낮아지는 게 어떤 이유나 원인에 의해서라기보다 정부 움직임과 더불어 일어나는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에 따라’로 써야 자연스럽다.
오류는 다양하게 나온다. 반대로 ‘이로 인해’로 연결할 곳을 ‘이에 따라’로 하는 경우도 있다. “20여 년 가까이 우리나라는 장기 비전, 전략 없이 갈팡질팡하는 국가가 되었다. 이에 따라 국가의 대내외 대응력과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 ‘장기 비전이 없는 것’과 ‘국가경쟁력 저하’ 사이에는 분명한 인과관계가 성립한다. 그러니 여기야말로 ‘이에 따라’가 아니고 ‘이로 인해’를 써야 할 자리다. 이를 ‘이로 말미암아’라고 써도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