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통화정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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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정화 정책에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있다. 지난주까지는 재정정책에 대해 살펴봤다. 이번 주부터는 화폐 공급량에 변화를 주는 통화정책이 한 나라의 생산량과 국민소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통화정책은 화폐 공급량을 통해 시장 이자율을 조절하는 정책이다. 중앙은행은 화폐를 발행하는 정부 기관으로,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화폐 공급량을 조절하는 통화정책을 통해 시장 이자율을 의도하는 수준으로 변경시킬 수 있다. 통화정책의 효과에 대한 설명도 재정정책의 효과를 설명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경기침체를 가정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화폐 공급량을 증가시키는 상황을 중심으로 설명할 것이다.

물가가 경직적인 단기에서 통화량은 시중 이자율에 영향을 준다. 현재 이자율에서 화폐 공급량이 증가해 시중 통화량이 많아지면 늘어난 통화량을 사용하기 위해 은행 등은 자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낮은 이자율로 대출을 해주면서 시중 이자율도 함께 하락하게 된다. 반대로 화폐 공급량이 줄어 시중 통화량이 감소하게 되면 대출할 자금이 부족해지므로 대출 이자율이 오르면서 시중 이자율도 상승하게 된다. 이처럼 통화량이 변동하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이자율의 변동을 초래하게 된다.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화폐 공급량을 늘리면 시중 이자율이 하락한다. 이자율이 내려가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감소하면서 투자가 증가해 화폐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투자 증가로 통화 화폐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면 이후 기업의 투자 증가는 총수요를 증가시키고, 총수요의 증가는 총공급을 증가시키면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중앙은행은 통화량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기준금리의 인하도 발표하는데, 이는 시중 이자율을 낮추기 위해 화폐 공급량을 증가시키는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발표로 보면 된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단기금융시장에서 이자율이 하락하면서 만기가 긴 금융상품이 거래되는 장기금융시장인 자본시장에서의 이자율도 영향을 받아 함께 하락한다. 이에 따라 기업은 낮은 이자율로 장기간의 사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기업은 다양한 투자 대상 중에서 대출 이자율 이상으로 수익률이 예상되는 투자만 하려 한다. 따라서 이자율이 낮아지면 다소 수익률이 낮은 투자 대상에도 투자할 유인이 생기므로 대출이 많아지면서 투자가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화폐공급의 증가가 이자율을 하락시켜 기업의 투자를 늘리고, 투자의 증가가 총수요를 증가시켜 총공급이 늘어나면서 한 나라의 총생산과 국민소득을 증가시키는 과정을 통화정책의 전달경로라고 한다.

통화정책의 전달경로는 재정정책에 비해 경로가 길다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긴 전달경로로 인해 통화정책의 효과가 어느 정도로 나타나게 될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통화량이 늘어나면 이자율이 어느 정도 하락할지가 명확하지 않고, 기업의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많으므로 이자율 하락으로 투자가 얼마나 증가할지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투자가 증가하면서 재정정책처럼 승수효과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총수요의 증가로 물가가 상승함으로써 구축효과도 함께 발생한다. 결국 통화정책이 어느 정도의 효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해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려우므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으로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앞서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하는 대표적 수단으로 공개시장조작과 재할인율 조절, 지급준비율 조절 등을 사용한다고 했는데, 이 중 공개시장조작을 통화정책 운용의 대표적 수단으로 사용한다. 대표적 공개시장인 채권시장에서 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하고 현금을 지급하면 화폐 공급량이 증가하고 시장 이자율이 하락한다. 재할인율과 지급준비율 조절의 경우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으로 화폐 공급량을 늘리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화폐 공급량을 늘리는 데 비교적 용이한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통화정책을 시행하는 것이다.√ 기억해주세요
김형진 중앙대 강사
김형진 중앙대 강사
화폐공급의 증가가 이자율을 하락시켜 기업의 투자를 늘리고, 투자의 증가가 총수요를 증가시켜 총공급이 늘어나면서 한 나라의 총생산과 국민소득을 증가시키는 과정을 통화정책의 전달경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