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唯唯諾諾 (유유낙낙)
▶ 한자풀이
唯: 오직 유
唯: 오직 유
諾: 대답할 낙
諾: 대답할 낙


어떤 요구를 저항 없이 바로 승락하다
상대에게 잘보이기 위해 시비를 따지지 않음
- <한비자>

한비자(기원전 280~233)는 춘추전국시대 법가의 대표적 인물이다. <한비자>에는 팔간(八姦) 편이 있는데, ‘여덟 가지 간악함’이라는 뜻으로 국가나 군주의 권력을 위협하는 음모를 설명하고 있다.

귀부인이나 총애하는 여인처럼 한 침상을 쓰는 자들(同床), 근신이나 광대처럼 군주 곁에서 모시는 자들(在旁), 군주가 친애하는 친인척이나 조정 관리들(父兄)로 인한 음모, 군주가 누각이나 연못을 꾸미거나 어린 미녀나 동물을 애호하는 데 빠져 재앙을 키우는 것(養殃), 간신이 백성에게 선심을 써서 군주보다 인기를 얻는 것(民萌), 변설과 말재간으로 군주를 흔드는 것(流行), 간신이 자기 무력을 키워 군주의 위엄을 넘보는 것(威强), 주변국을 이용해 간신이 다른 군주에게 아부하여 대국을 섬기게 만들고 자기 권세를 군주보다 키우는 것(四方) 등 여덟 가지다.

그중 재방(在旁)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무엇을 재방이라 하는가. 광대(優笑)나 난쟁이(侏儒), 좌우의 근신처럼 군주의 곁에 머무는 자들이다. 이들은 군주가 명하지 않아도 ‘예, 예’ 하고 시키지 않아도 ‘알겠습니다’ 한다. 미리 생각하여 군주의 뜻을 받들고 군주의 안색을 살펴 군주의 마음보다 앞서는 자들이다. 이들은 모두 똑같이 응하고 대답하며 똑같은 말과 똑같은 술수로 군주의 마음을 움직이는 자들이다. 신하가 금옥(金玉)이나 애호하는 물건으로 이들을 사적으로 섬기고 밖으로 이들을 위해 불법을 행하여 군주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게 한다. 이를 가리켜 재방이라 한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여기에서 나오는 유유낙낙(唯唯諾諾)은 상대방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좋다고 응답하는 태도를 가리킨다. 사람은 권세나 이익 앞에서, 또는 위기의 순간에 민낯을 드러낸다. 이익에 집착해 시비(是非)를 가리는 눈을 어둡게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