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입시의 본질이기도 한 자기 증명, 즉 대학 측에 자신의 사고력과 실행 능력을 증명하는 것은 국·영·수를 초월해 진정한 학업을 이뤄나가는 토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입시는 고등학문의 기초 쌓는 소중한 기회
한국 사회에서 대학은 자기 증명의 과정이자 사회로 진입하는 전 단계입니다. 그래서 초등학교부터 12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공부하며 해당 관문을 적절히 통과하기 위해 할애합니다. 공부 외의 다른 일들은 솔직히 부차적인 것으로 여깁니다. 이런 문제를 경계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대입에 매몰돼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10대가 아닌, 의미 있고 건설적인 수험 생활을 하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학업과 학교생활, 대외 활동 등을 병행하다 보면 우리는 아무런 비판 의식 없이 주어지는 대로 받아들이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주어진 시간표대로 교실에 도착해 반복적으로 수업을 듣고, 하교한 뒤에는 학원 일정 등 루틴에 순응하는 것이죠. 하지만 입시의 본질이기도 한 자기 증명, 즉 대학 측에 자신의 사고력과 실행 능력을 증명하는 것은 국·영·수를 초월해 진정한 학업을 이뤄나가는 토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독후감을 작성하거나 발표를 하는 등 간단해 보이는 과제에도 자신이 어떤 주제에 가장 흥미를 보이는지 끊임없이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학교에서 참여하는 활동들을 단순히 생기부에 한 줄 쓰기 위한 소모적 행위로 간주하지 않길 바랍니다. 나의 적성과 학문 분야를 찾는 학술적 행위로 생각하세요. 다양한 분야의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과 추가적 탐구 행위를 아주 솔직하게 기록하는 것, 즉 나를 있는 그대로 나타내는 것은 성공적 입시의 근간입니다.

저도 진로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학술 분야를 찾아봤습니다. 경찰행정학·심리학·법학·철학·영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술지를 접했고, 이 과정에서 국제경제·경제수학 등 관심 분야의 소인수 과목들을 자발적으로 수강했습니다. 이는 입시를 위한 노력인 동시에 ‘나’를 찾기 위한 자아 탐색 및 확립의 과정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국제학과 복지학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됐고, 해당 학문이 다른 분야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이해하게 됐죠. 대학 진학과 관련한 자신의 관심 분야 설정은 이후 고등교육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학술활동을 이어가게 하는 중요한 계기입니다.

고등학교 때 활동과 공부를 성공적 대학 입시를 위한 발판 정도로 생각해선 안 됩니다. 국·영·수 같은 과목도 대학에서 배우는 학문의 가장 깊은 근간이며, 대외 활동에서 접하는 학술 분야는 나의 관심과 적성을 알려줄 지표들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좀 더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진정한 자아를 만들어가기 바랍니다.

김경빈 연세대 언더우드학부 24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