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吹毛覓疵 (취모멱자)
▶한자풀이
吹: 불 취
毛: 털 모
覓: 찾을 멱
疵: 흠 자


남의 약점을 악착같이 찾아내려는
야박하고 가혹한 행동을 이르는 말
- <한비자>

다산 정약용은 “곱게 보면 꽃이 아닌 풀이 없고 밉게 보면 잡초가 아닌 풀이 없다”고 말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옷은 없다. 남의 눈 속 티끌은 들보만큼 커 보이고, 자신의 들보만 한 흠집은 티끌처럼 보이는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인지상정은 사람이면 누구나 갖는 보통의 정서나 감정을 가리키는 말이다.

취모멱자(吹毛覓疵)는 ‘털을 입으로 불어가며 털 속에 있는 작은 흉터를 찾아낸다’는 뜻으로, 남의 약점을 악착같이 들춰내려는 야박하고 가혹한 행동을 이르는 말이다. <한비자(韓非子)> 대체편(大體篇)에 나오는 “털을 불어 작은 흉터를 찾는다(吹毛而求小疵)”에서 비롯했다. 취모구자(吹毛求疵)라고도 쓴다. 구(求)보다는 멱(覓)의 뜻이 더 강하다. 취(吹)에는 분다는 뜻과 부추긴다는 뜻이 함께 있다. 취모멱자는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우리말 속담과 뜻이 서로 닿는다.

중국인들은 말도 안 되는 모함을 하는 경우 “달걀에서 뼈다귀를 찾는다”는 말을 흔히 쓴다. 억지로 남의 작은 허물을 들춰내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세상의 이치는 단순하다. 내게서 나간 것이 돌고 돌아 내게로 돌아온다. 내가 뱉은 험담은 돌고 돌아 내게로 다시 돌아오고, 내가 한 덕담 역시 돌고 돌아 내게로 돌아온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대하고, 자신을 돌아볼 때는 가을 서리처럼 냉정히 돌아보라”는 말이 있지만 실상은 정반대인 게 대다수의 처세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혀는 뼈가 없지만, 뼈를 부러뜨리는 힘이 있다. 혀를 약으로 쓰면 덕(德)이 되지만 혀를 험담에 쓰면 독(毒)이 된다. 타인의 사사로운 흠은 눈감아주고 자신을 살피는 거울로 삼으면 나의 흠이 조금씩 줄어든다. 남의 흠에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자신의 흠에는 눈을 크게 뜨자. 남의 흠이 커 보이면 혹여 자신의 덕이 작은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