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사과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물가 대응 차원에 머물러선 안될 것 같다. 기후변화가 여러 측면에서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글기자 코너] '금사과', 고물가 아닌 식량안보의 문제다
지난해 사과 생산이 30% 급감해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2033년까지 전국의 사과 재배면적이 8.6%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연평균 1%씩 감소해 9년 뒤면 총 29㎢의 사과 재배면적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축구장 4000개 크기라고 하니 어마어마하다.

재배면적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다. 사과는 비교적 서늘한 기후를 가진 지역에서 잘 자라는 과일이다. 그런데 한반도의 기온이 점점 오르면서 사과를 재배할 수 있는 땅 면적이 줄어드는 것이다. 경북이 주산지이던 사과가 이제는 강원도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농업인구의 고령화도 또 다른 요인이다. 2019년 971만 명이던 농촌 인구가 2050년이 되면 840만 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과 가격은 작년 생산이 감소한 탓에 ‘금사과’라 불릴 만큼 가격이 크게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사과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달 29일 기준 10개에 2만988원으로, 1년 전 2만2784원보다 6304원 높아졌다. 대형 마트에 가면 사과 1개에 약 5000원이나 할 정도여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이렇게 사과 가격은 오르지만 거기에 비례해 농가소득은 높아지지 않으니 농민 입장에선 돈이 안 되는 사과 재배를 줄인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과일 생산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기후위기에 강한 품종을 보급하는 등 식량안보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금사과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물가 대응 차원에 머물러선 안될 것 같다. 기후변화가 여러 측면에서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동혁 생글기자(대일고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