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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 이슈 찬반토론

    '수출 한국'의 사과 수입 제한, 바람직한가

    사괏값이 치솟아 ‘금(金)사과’가 되면서 수입 사과를 막는 폐쇄적 공급 구조에 관심이 높아졌다. 1년 새 사괏값이 3.5배로까지 오르자 공급탄력성이 적은 농산물의 특성을 감안해도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과 가격이 급등한 것은 국내 사과 작황이 좋지 않은 탓이 크지만, 수요에 맞춰 수입이 용이하지 않은 요인도 적지 않다. 외국산 사과가 공식 절차를 거쳐 한국으로 수입된 사례가 전무할 정도다. 그 결과 사과 농가는 보호되지만, 소비자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과를 사 먹어야 한다. 개방 무역의 이점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교역으로 발전해온 데다 수출에 나라 경제를 기대는 개방 국가가 사과에 대해 시장을 열지 않는 행위는 자유무역을 지향하는 국가로선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과 수입제한, 바람직한가.[찬성] 자유무역 이점, 농업 희생 위에 누려…쌀·사과·배 등 '전략 품목' 지켜야WTO(세계무역기구) 체제에서 각국은 국경 없는 교역을 지향해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 국가에든 자국이 보호해야 할 전략 산업이 존재한다. 농업도 그중 하나다. 상당수 국가가 자국 농업에 대해 보호정책을 편다. 한국도 농업에 대해서만큼은 보호정책을 유지해왔다. 쌀이 대표적이다. 관세 없이 개방하는 품목을 더 늘리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국내 쌀 생산 농가를 보호해왔다. 오랫동안 밥(쌀)이 한국인의 주식이었기에 논농사를 보호해야 하는 필요성을 절감했다. 쌀 시장을 전면 개방해 국내산보다 월등하게 싼 외국 쌀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그 와중에 논이 쌀 경작지 기능을 상실했다고 치자. 갑자기 쌀이 ‘식량 무기화’의 대상이 되면서 수입에 제한이 생겨 도입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유감'은 사과가 아니라 섭섭할 때 쓰는 말이죠

    우리가 알고자 하는 유감은 '遺憾'이다. 남길 유(遺), 섭섭할 감(憾)이다. 즉 '마음에 차지 않아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표준국어대사전)을 말한다.‘미투 운동’이 일파만파로 번졌다. 그 와중에 우리말 ‘유감’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사과한다고 말한 속에, 또는 이를 보도하는 언론 표현에 자주 등장한다. 대개 이런 투다. “상처받은 이들에게 유감의 뜻을 표한다.” 그런데 썩 자연스럽지가 않다. 사과의 진정성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 왜일까? 이유는 ‘유감’이란 말의 용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본래 쓰임새는 서운하다는 뜻‘유감’의 정체는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유감을 한자로 써 보라고 하면 자칫 ‘有感’ 정도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는 다른 말이고, 우리가 알고자 하는 유감은 ‘遺憾’이다. 남길 유(遺), 섭섭할 감(憾)이다. 즉 ‘마음에 차지 않아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표준국어대사전)을 말한다. 한마디로 ‘섭섭하다’ 또는 ‘언짢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 하면 감정(憾情·이 역시 感情과 구별해야 할 말이다)이 있다는 뜻이다. “너, 나한테 유감 있냐?”라고 하면 “나한테 불만 있냐?”는 뜻이다.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 일각에서 이 말에 사과의 의미를 담아 쓰기 시작했다. 유감의 감(憾)은 ‘대단히 강하게 느끼는(感) 감정(心)’이란 뜻을 담았다. 기쁨보다는 한스럽고 분한 감정에 나타나는 느낌을 말한다(하영삼, ‘한자어원사전’). 표준국어대사전을 비롯해 한글학회 우리말큰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