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진로를 명확히 세운 학생은 내가 왜 이 학교에 와야 하는지, 입학한 뒤 그리고 졸업한 뒤에 무얼 하고 싶은지 알고 있습니다. 이는 면접에서 흔들림 없는 태도의 바탕이 됩니다.
저는 이번 입시에서 특기자 전형으로 성균관대 영상학과에 합격했습니다. 도전장을 낸다는 마음으로 지원한 1지망 대학교 합격은 ‘내가 어떤 부분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 4개월간 스스로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공유하고자 합니다.진로를 명확히 세운 학생은 내가 왜 이 학교에 와야 하는지, 입학한 뒤 그리고 졸업한 뒤에 무얼 하고 싶은지 알고 있습니다. 이는 면접에서 흔들림 없는 태도의 바탕이 됩니다.
첫째, 저의 내신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고교 1학년 때 내신시험에 적응하지 못한 채 5점대로 마무리지었습니다. 2학년이 돼 2점대를 유지하며 우상향 곡선을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 경쟁력 있는 내신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낮은 내신을 창피해하거나 숨기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배낭여행을 통해 번아웃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며 이런 심적 위기를 극복해낸 경험을 솔직하게 정리해 면접 답안을 만들었습니다. 실제 면접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이때 솔직하고 담백하게 스스로의 이야기를 풀어내면 감점 요소가 될 만한 내신도 가산점이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저는 대입을 위한 진로 선택이 아닌, 진로를 위한 대입을 선택했습니다. 진로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많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명확한 우선순위를 가진 학생이 대입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진로가 있는 ‘척’을 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진로는 내신을 위한 동기부여가 될 뿐 아니라, 풍성한 고등학교 생활의 밑거름이 됩니다. 진로를 명확히 세운 학생은 내가 왜 이 학교에 와야 하는지, 입학한 뒤 그리고 졸업한 뒤에 무얼 하고 싶은지 알고 있습니다. 이는 면접에서 흔들림 없는 태도의 바탕이 됩니다.
진로 선택은 그저 다가오는 것이 아닙니다. 저의 경우 중학생 때 선생님의 권유로 출전한 영화제에서 입선하며 영상 제작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당시엔 선생님의 제안이 귀찮은 일이었고 지금 돌아보면 별것 아닌 결과였지만, 사소한 경험 하나하나가 본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 방과후나 동아리에서 어떻게 진로를 찾느냐 같은 핑계보다 닥치는 대로 무엇에든 발 들여보는 학생이 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헤맨 만큼 내 땅”이라는 말처럼 자신의 것을 찾아가는 일에 투자한 시간들이 의미 있는 대입 결과를 불러온다고 확신합니다. 명확한 뜻을 가지고 나아가는 대입 과정은 힘들기보다 보람찬 추억이 될 수 있습니다.
유진 성균관대 영상학과 24학번(생글기자 17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