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도구가 등장할 수 있지만, 도구들이 본질을 헤쳐서는 안 된다.
[생글기자 코너] 남과 비교하다 진짜 실력 쌓을 기회 놓칠수도
수학을 포기한 학생이란 뜻의 ‘수포자’라는 말이 많이 쓰인다. 그만큼 수학이 어렵긴 하지만, 여기에는 좀 더 본질적인 이유가 있다. 바로 수학이란 과목의 특징 때문이다.

수학은 게임과 비슷하다. 쉬운 단계를 마쳐야 다음 단계를 풀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남보다 먼저 가는 데 급급한 나머지 현재 자신이 서 있는 단계를 완벽하게 끝내지 않는다. 빨리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 한다. 이러한 행동은 당장은 남들보다 더 높은 단계에 도달한 것처럼 느껴지게 하지만, 결국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학생들 사이에서 수학을 남보다 더 빨리, 많이 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주된 방식은 ‘암기’다. 새로운 공식이 나왔을 때 공식을 이해하고 푸는 것이 아니라 단순 암기를 통해 문제를 풀고 이해하지 않은 채 넘어가는 것이다. 실제로 학생들에게 A라는 공식을 물어보면 그 공식이 나오게 된 배경, 유도 과정, 용도 등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공식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인데도 그렇다. 이러면 흔히 말하는 4점짜리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없다.

암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학원이다. 학원은 성과를 보여야 하므로 학생들의 이해를 고려하지 않고 진도를 빨리 나가려는 경향이 있다.

수학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도구가 등장할 수 있지만, 도구들이 본질을 헤쳐서는 안 된다.

원지훈 생글기자(영훈고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