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은 폭넓은 쓰임으로 인해 공급자 시각에서는 편한 말이지만 무책임한 표현이기도 하다. 시점을 정확히 드러내는 것이 가장 좋지만 글의 흐름상 시점이 중요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런 경우 무심코, 습관적으로 붙이는 '최근'을 조심해야 한다.

‘최근’의 사전 풀이는 ‘지나간 지 얼마 안 된 즈음’이다. 일상에서 흔히, 아무 거리낌 없이 자유자재로 이 말을 쓴다. 하지만 그 ‘얼마 되지 않은 때’가 정확히 얼마인지도 모르면서 누구나 이 말을 듣고 이해한다. 아니 그런 착각에 빠진다. 그러다 보니 무려 4년 전부터의 기간도 최근이고, 수일 전 일도 최근으로 통한다. 앞의 예문을 통해 보면 그렇다.
그런 만큼 이 말을 잘못 쓰는 경우도 많다. ‘최근 4년간’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 4년을 얼마 되지 않은 즈음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그냥저냥 받아들인다. 말에 대해 논리적으로 따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말은 특히 저널리즘 글쓰기에서 더 주의해야 한다. 저널리즘언어는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쓰는 게 특성이기 때문이다.구체적으로 써야 ‘힘 있는 문장’ 나와몇 가지 사례를 더 살펴보자. 가) 4일 김신영 소속사 씨제스 스튜디오에 따르면, 김신영은 최근 KBS 측으로부터 <전국노래자랑> 하차를 통보받았다. 나) 홍길동 CEO는 최근 5개월간 7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오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 최근 10년 새 혼인 건수가 약 4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에 쓰인 ‘최근’의 대역폭은 꽤나 넓다는 게 확인된다. 가)에선 통상 2~3일 전부터 열흘 전후를 가리키는 것으로 읽힌다. 나)와 다)는 이 말이 5개월, 10년 기간에도 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2~3일 전도 최근이고, 일주일 전, 한 달 전, 심지어 5~6개월 전이나 수년 전도 문맥에 따라 ‘최근’이라고 표현한다. 이렇게 주관적이고 모호한 말은 저널리즘언어로 적절치 않다.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써야 한다.
‘최근’은 사람에 따라 폭넓게 쓰이기 때문에 신문 언어로는 그리 환영받지 못한다. 막연한 말이라 글을 모호하게 만든다. 대개는 정확한 시점을 밝힐 필요가 없는 문맥이거나 다소 늦게 보도해 뒤늦은 감을 표현할 때 정확한 날짜 대신 ‘최근’으로 대체한다. 구체적 시점을 가리는 표현인 것이다. 따라서 뉴스 언어로서는 가)의 용례가 적절하고, 나)는 ‘지난 6개월간’, 다)는 ‘지난 10년 새’ 정도로 쓰는 게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