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서울대는 다전공을 할 때 문·이과의 장벽이 없지만, 일부 대학은 같은 단과대 안에서만 다전공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대학마다 다른 '다전공 제도' 미리 확인을
‘학점’에 대해 설명한 지난 글에 이어 다전공 제도를 본격적으로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대학마다 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이 글은 서울대를 기준으로 설명했습니다.

다전공은 2개 이상의 전공을 공부하는 것을 말합니다. 구체적으로 복수전공, 부전공, 연합전공, 연계전공으로 나뉩니다. 정말 간단히 말해, 복수전공은 기존의 학문 분야를 많이, 부전공은 기존의 학문 분야를 조금, 연합전공은 간학문(양쪽 학문 분야를 연결하는 학문)을 많이, 연계전공은 간학문을 조금 공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전공은 간학문성의 여부에 따라 ‘복수전공, 부전공 대 연합 전공, 연계 전공’으로 나뉩니다. 복부전(복수전공과 부전공의 준말)은 입학할 때 지원할 수 있었던 전공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이 전공들은 경제학·경영학처럼 보통 우리가 흔히 아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최근 사회가 복잡하고 정교해지며 기존에 존재하던 두 가지 이상의 학문 분야를 엮어서 하는 공부, 즉 간학문적 학습의 필요성이 높아졌습니다. 연전(연합전공과 연계전공의 준말)을 한다는 것은 학제적 학문의 탐구를 의미합니다. 이를테면 경제학부와 수리과학부가 손잡고 만든 금융수학, 경제학부와 정치외교학부와 철학과가 함께 만든 정치경제철학이 그러한 학문에 해당합니다. 수학 중에서도 금융 분야에서 많이 사용하는 수학을 알고 싶다면 수리과학 복부전보다 금융수학 연합전공을 택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학위 부여 여부에 따라서는 ‘복수전공, 연합전공 대 부전공, 연계전공’으로 나뉩니다. 전자는 전공 수업을 훨씬 많이 듣고(39학점) 학위도 부여하는 반면, 후자는 수업을 덜 듣고(21학점) 학위도 부여하지 않습니다. 학위는 대학에서 이 사람이 이 학문을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는 의미로 주는 증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부전공과 연계전공의 경우 이런 학위는 나오지 않지만, 졸업증서와 학적부에 “이 사람은 이러한 부전공·연계전공을 하였음”이라고 적히게 됩니다.

또 서울대는 다전공을 할 때 문·이과의 장벽이 없지만, 일부 대학은 같은 단과대 안에서만 다전공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 단과대 내에서만 다전공을 할 수 있도록 제한이 걸려 있다면, 경제학부인 저는 인문대학 소속인 철학을 복수전공할 수 없는 것입니다. 대학 순위대로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제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학교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대학교나 학과에 문의해 해당 학교·학과가 다전공에 적합한지 알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지원 서울대 경제학부 22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