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대학은 시간표를 짜서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듣습니다. 수업시간이 고교보다 적어 자신의 관심사를 더 탐구할 수 있어요. 다양한 인사들의 강연을 들었는데 진로 결정에 큰 도움이 됐어요.
[대학 생글이 통신] 고교때와 크게 다른 대학생활, 나만의 계획 있어야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이런 친구들은 주어진 시간을 마음대로 활용할 자유, 목표를 설정할 자유, 인간관계를 마음껏 맺을 자유를 어떻게 누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번 글은 중·고등학교 생활과 대학 생활의 차이점에 대한 것입니다. 코앞에 닥친 중간·기말고사도 중요하지만, 해야 할 명백한 일이 눈앞에 주어지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중·고등학생들도 한 번쯤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대학에선 시간표를 짜서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듣습니다. 고등학교에서는 일주일에 35시간 이상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것과 달리, 대학교에서는 18시간 정도만 들으면 됩니다. 학교에서 정해준 대로 생활하는 대신, 자신의 관심사를 더 탐구해보는 시간을 보낼 수 있죠. 수업 시간에 스마트폰을 이용하거나 화장실을 갈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롭습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같은 반 친구를 매일 만납니다. 하지만 대학에선 내가 만나려고 노력해야 만날 수 있습니다. 같은 과, 같은 학번이라도 다른 수업을 듣거나 점심시간이 겹치지 않는다면 한 번도 보지 않은 채 졸업할 수도 있어요. 노력해야만 친구를 사귈 수 있는 환경이 난감하기도 하지만, 이런 상황을 잘 헤쳐나가는 지혜도 쌓을 수 있죠.

중·고등학교에서는 깊이 공부하려고 하면 “그 정도까지는 시험에 안 나와” “그건 선생님도 잘 모르겠네” 같은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반면 대학교수님들은 자신의 분야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학생이 있으면 매우 좋아하며, 더 깊은 학문의 세계로 이끌어주려고 합니다. 또한 교수와 강사는 박사학위까지 받은 사람들로, 내가 고민하고 있는 많은 문제를 이미 고민해보고 자신만의 답을 찾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대학에서는 다양한 저명한 인사의 강연이 자주 열립니다. 제가 두 해 동안 본 강연자로는 최태원 SK 회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미국 MIT 교수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유시민 작가, 이준석 의원을 비롯한 정치인, JTBC의 손석희 앵커 같은 언론인도 있었습니다.

교수님들의 수업도 가치가 있지만, 학계 밖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2학년 1학기 때 휴학을 하고 일주일에 약 1회씩 학교에서 하는 강연을 들었는데,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지원 서울대 경제학부 22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