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사람들이 왜 이렇게 행동하고, 사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궁금하다" vs "취업해 돈을 잘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궁금하다" 전자에 속한다면 경제학을, 후자면 경영학을 추천합니다.
상경계열에 진학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이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경제학과 경영학의 차이입니다. 저는 이 두 분야가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사람들이 왜 이렇게 행동하고, 사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궁금하다" vs "취업해 돈을 잘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궁금하다" 전자에 속한다면 경제학을, 후자면 경영학을 추천합니다.
먼저, 누구의 시선에서 바라보는가입니다. 경제 주체는 크게 가계, 기업, 정부입니다. 경제학은 이 세 주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반면, 경영학은 기업인의 관점에서 기업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사람과 사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파악하더라도 경제학은 학술적인 성격이, 경영학은 실무적 성격이 강합니다.
다음으로 무엇을 배우는가입니다. 경영학의 세부 전공은 회계학, 재무·금융, 마케팅, 인사·조직, 생산·서비스 운영, 경영정보, 전략 등입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런 분야를 전혀 배우지 않습니다. 경제학에서는 수학과 통계학을 활용해 환율이 올라갔을 때 국내 소비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미국이 재정지출을 늘릴 때 한국의 투자량은 얼마나 늘어날지 같은 문제를 다룹니다. 또 임금 수준이 높아졌을 때 사람들의 노동 공급이 늘어날지 등을 질문합니다.
졸업 뒤 진로도 다릅니다. 주변에서 보았을 때 경제학부에서는 대학원에 잔학하거나 금융권, 정부 쪽으로 많이 진출합니다. 경영학과에서는 공인회계사(CPA), 로스쿨, 기업으로 많이 나갑니다. 실제로 서울상대 동창회보에 따르면 2023년 경제학부 졸업생 중 36명은 대학원에 진학(로스쿨 포함)했고, 18명은 금융계로 갔으며, 13명은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경영대에서는 대학원 진학(로스쿨 포함)이 30명, CPA 8명, 컨설팅 회사 6명, 중소벤처기업 취업이 12명이었습니다.
경영과 경제 전공을 놓고 고민하는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왜 이렇게 행동하고, 사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궁금하다.” vs “취업해 돈을 많이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자신이 전자에 속한다면 경제학 전공을, 후자면 경영학을 추천합니다. 혹자는 내향적이면 경제, 외향적이면 경영을 선택하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모든 질문 중 가장 후순위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에 관심도 적고 기업 취직이 목표인 학생이 성격이 내향적이라고 해서 경제학을 선택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MBTI 중 하나는 E(굉장히 외향적)지만 경제 전공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수학을 좋아하는가’ 여부도 좋은 기준입니다. 경제학부 학생들은 일부 이공계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보다 높은 수준을 공부합니다. 수학을 싫어한다면 경제학을 공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지원 서울대 경제학부 22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