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발표를 할 때는 쉬운 주제를 선택하고 내용을 전부 이해해야 합니다. 대본을 소리내어 말해보고 어색하다면 '글말'을 '입말'로 바꾸는 게 중요합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내용 숙지하고 구어체 많이 써야 좋은 발표죠
동아리 면접, 수행평가, 각종 말하기 대회 등 발표를 해야 하는 상황을 두려워하는 친구들이 있을 것입니다. 저도 고등학생 때는 긴장을 많이 했지만, 대학에 들어와서는 발표를 즐기고 있습니다. 매 순간 좋은 발표를 하려고 노력한 경험이 쌓여 이제는 발표가 제 강점이 된 듯합니다. 가장 도움이 될 만한 발표 관련 팁 몇 가지를 전해드립니다.

무엇보다 먼저 발표할 내용을 ‘전부’ 이해해야 합니다. 전문적이고 어려운 발표 주제가 왠지 멋있을 것 같죠? 그러나 고등학생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를 선정하면 발표가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적절한 수준의 주제를 골라야 합니다. 그리고 발표 내용들, 예를 들면 경제학 용어나 수식 등을 전부 이해해야 합니다.

쉬운 주제를 선정하면 발표를 돋보이게 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자신만의 것’을 추가해보세요. 저는 고등학생 때 평균값 정리와 ‘과속방지 카메라’를 발표 주제로 잡았습니다. 교과서에도 실린 내용인 만큼 주제 자체는 식상했지만, 제가 경험한 ‘문제 상황’을 추가해 발표를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과속방지 카메라가 구간 내 과속을 잡아내지 못하는 것을 한계점으로 잡아 평균값 정리와 연관 지어 설명했죠. 그리고 나름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다음으로 대본을 작성하는 단계입니다. 저는 대본을 작성하는 동시에 발표 연습을 합니다. 대본을 한 문단 정도 쓰고 소리 내어 읽어봅니다. 분명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을 거예요. 이유는 ‘글말’과 ‘입말’의 차이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A과자 나트륨 함량이 기존 수치보다 22%p 증가했습니다.” “A과자에 들어 있는 나트륨이 원래 수치보다 22%p 많아진 것입니다.” 읽기에는 첫 번째 문장이 자연스럽지만, 발표를 듣는 사람은 두 번째 문장이 더 귀에 잘 들어옵니다. 이런 식으로 대본을 읽으면서 글말을 자연스러운 입말로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발표 자료는 가시성 있고 간단해야 합니다. 글은 최소한으로 넣고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추가하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자료에 사진 3장을 넣고 차례대로 설명할 예정이라면 나타내기 효과를 이용해 사진을 한 장씩 띄우며 설명하는 식입니다. 이러면 청중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잡을 수 있어 좋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거나 말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씩이라도 경험을 제대로 쌓아간다면 대학 면접에서도 좋을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임소현 성균관대 의예과 23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