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전기차 바람을 타고 ‘귀하신 몸’이 된 원자재 중 하나가 리튬(lithium)이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40% 안팎을 차지하는 핵심 구성 요소인 양극재에 채워져 전기를 생성하고 충전하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배터리에는 리튬이 30g 들어가는 반면 전기차 배터리엔 30~60㎏이 필요하다. 쉽게 산화하지 않는 특성 때문에 예전부터 스테인리스강 생산에 많이 쓰였는데, 최근 2차전지용 수요가 폭증하는 추세다. 또한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배터리 용량이 커서 고성능 차량에 탑재된다.
문제는 우리나라 땅에서는 리튬이 나오지 않아 수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다. 리튬은 세계 매장량의 60%가 칠레·아르헨티나·볼리비아 일대에 치중돼 있다. 그중 상당량이 중국에서 가공돼 다시 세계 각국으로 공급된다. 채굴된 리튬을 배터리에 쓸 수 있도록 고순도로 제련하려면 상당한 노동력 투입과 환경오염이 불가피한데, 이걸 중국이 잘해서다. 다른 원자재와 달리 리튬의 국제 시세는 달러화가 아닌 위안화로 매겨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 캐나다, 호주 등으로 수입국을 다양화하는 한편 리튬 광산을 직접 사들이는 등 원자재 공급망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이어왔다.어지러운 급등락…양극재 기업에 부담‘하얀 석유’로 불릴 만큼 고공 행진을 하던 리튬값이 최근 급락세로 돌변했다. 탄산리튬 가격은 12월 6일 기준 톤당 9만500위안(약 1650만 원)을 기록, 2021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0만 위안 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11월 톤당 60만 위안에 육박하던 것이 1년여 만에 80% 이상 폭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