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가구가 점점 증가하는 세상에서 특색 있는 동물을 기르려는 개인의 욕구를 막을 순 없다. 하지만 그런 자유를 주장하기 전에 동물도 생명 존엄성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생글기자 코너] 반려동물 인구 1500만…생명 존엄성 인식 가져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증가하면서 양서 파충류, 절지동물과 같은 희소성 있는 특수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특수 반려동물을 과자 봉지나 장난감 상자에 넣어 국제택배로 부치는 불법 밀수가 횡행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많은 동물이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질식사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불법 밀수는 또 국내 생태계를 교란시킬 위험이 크다. 애완용으로 수입되던 외래 생물 늑대거북은 강에 무단 방생되면서 최상위 포식자로서 토종 생물을 위협하고 있다. 전염병 전파 가능성도 높인다. 미국 가재는 ‘가재 페스트’라 부르는 곰팡이균을 지니고 있는데, 국내 토종 가재는 이 바이러스에 치명적이다.

해결 방안으로는 일부 동물에 대한 수입 허용을 생각해볼 수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개·고양이·토끼·페럿·기니피그·햄스터 6종만 반려동물로 규정하지만, 특수 동물의 수입을 허가하고 이들도 반려동물로 인정받도록 법을 개정하면 더 많은 동물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동시에 열악한 밀수 환경도 개선할 수 있다. 물론 선결과제도 있다. 예를 들어, 분양받는 사람이 사육사나 수의사로부터 사료나 건강관리와 관련해 의무적으로 교육받도록 하고 무단 방생하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명 존엄성에 대한 인식이다. 반려동물 가구가 점점 더 증가하는 세상에서 특색 있는 동물을 기르려는 개인의 욕구를 막을 순 없다. 하지만 그런 자유를 주장하기 전에 동물도 엄연히 생명 존엄성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세웅 생글기자(낙생고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