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바 있다'는 '~한 적 있다'가 좀더 친근하고, 이를 다시 '~했다'고 하면 더 좋다. 이 용법은 문장을 '힘있게' 쓰기 위한 여러 방법론 중 하나다.

‘~ㄴ 바’는 앞에서 말한 내용 자체나 일 따위를 나타내는 말이다. “각자 맡은 바 책임을 다해라.” “나라의 발전에 공헌하는 바가 크다.” “내가 알던 바와는 다르다.” 이런 쓰임새는 비교적 자연스럽다. 다음 문장에선 좀 다르다. “그는 세계대회에 여러 차례 출전한 바 있다.” “000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바 있는 그는~.” 이런 데 쓰인 ‘~바 있다’는 어색하다. 곧바로 ‘~여러 차례 출전했다’ ‘~국무총리를 지낸’이라고 하고 싶다. 그런 차이는 어디서 왜 생기는 것일까?
이 용법은 주로 ‘~ㄴ 바 있다/ 없다’ 형태로 쓰일 때 문제가 된다. 이때 ‘~ㄴ’은 앞말을 관형어로 만들면서 의미상 사건이나 행위가 과거에 일어났음을 나타낸다. 통상적으로 ‘~ㄴ 바 있다/ 없다’는 ‘~ㄴ 적 있다/ 없다’와 같은 말이다. 이때의 ‘적’ 역시 그 동작이 지나간 어떤 때를 나타낸다. 경력 등 과거 사실·경험을 회상하는 말투다. 그래서 ‘출전한 바 있다’는 곧 ‘출전한 적 있다’와 같은 말이다. 이는 ‘출전했다’로 써도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한 적 있다’보다 ‘~했다’가 힘 있는 표현하지만 글의 흐름과 뉘앙스는 서로 다르다. ‘출전한 바 있다’는 ‘출전했다’보다 예스럽게 느껴진다. 좀 더 공식적이고 의례적 말투라 문어체에 해당한다. 반대로 ‘~바 있다’ 대신 ‘~했다’를 쓰면 글의 흐름이 더 빠르고 깔끔해진다. ‘~바 있다’가 군더더기가 된 까닭은 세월이 흐르면서 말의 쓰임새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 바 있다’는 ‘~한 적 있다’가 좀 더 친근하고, 이를 다시 ‘~했다’라고 하면 더욱 좋다. 이 용법은 문장을 ‘힘 있게’ 쓰기 위한 여러 방법론 중 하나다.
잘못된 글쓰기 연습 탓인지, 군더더기성 ‘~바 있다’가 의외로 눈에 자주 띈다. 실전 응용을 통해 간결하고 힘 있는 문장 쓰기를 연습해보자.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명동 일대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지난해에는 2009년 이후 13년 만에 땅값이 떨어진 바 있다.” 이제 이 문장의 서술 부분 ‘떨어진 바 있다’가 왜 어색한지 눈에 들어올 것이다. 이보다는 ‘떨어진 적이 있다’가 좀 더 낫고, 이를 ‘떨어졌다’라고 하는 게 더 자연스러우면서도 힘 있는 표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