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집중이 안 되는 상황에서 잡생각이 가득한 채로 공부하는 것은 정말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차라리 밖에 나가 산책을 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머리를 맑게 하는 게 낫습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수능 D-24, 정시 집중과 마음의 여유가 중요
수능일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싱숭생숭해져 공부가 잘 안 되는 수험생이 많을 겁니다. 저는 정시에 집중했는데도 10월 모의고사가 끝난 뒤부터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정신적으로 많이 흔들렸던 거죠. 하지만 저의 이런 경험을 토대로 조언해보자면 ‘흔들릴 때 흔들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집중이 안 되는 상황에서 잡생각이 가득한 채로 공부하는 것은 정말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차라리 밖에 나가 산책을 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머리를 맑게 하는 게 낫습니다. 수험 생활 내내 저는 졸음을 참기보다 10분 정도 쪽잠을 청했고, 몸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으면 바로 학교 보건실로 달려가 쉬었습니다. 효율적인 공부를 위해서는 억지로 버티고 자책하기보다 조금은 쉬어 가는 편이 좋습니다. 저는 이런 약간의 휴식을 통해 적절하게 컨디션을 조절하고 정신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수능 한 달 전에 ‘수능 30일 벼락치기’를 검색하기도 했고, 재수학원도 알아볼 정도로 마음이 심란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를 크게 자책하지는 않았습니다. 때로는 흔들리는 것을 인정하고, 그 이후를 생각하는 편이 낫습니다. 불안한 마음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나는 왜 수능이 다가올수록 더 처지지?’라고 자책하는 데서 벗어나 ‘내가 지금 마음이 심란하구나. 어떤 부분에서 불안한 거지?’라며 자신을 위안하고 재점검하는 걸 추천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수험 기간에는 너무 깊은 생각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바람에 갈대가 흔들리는 것처럼 그냥 앞에 놓인 일, 즉 현재만 생각하면서 정시 공부를 하는 것이 성적과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될 겁니다.

하나 더, 주변을 너무 신경 쓰지 않길 바랍니다. 수시 일정이 더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정시에 집중하는 학생들에겐 수시를 공략하는 친구들이 뭔가 더 앞서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10월에 그럴 가능성이 많습니다. 수시든 정시든 골대 안에 골만 넣으면 됩니다. 수시는 그저 정시보다 일정이 빠른 것이지, 뭔가 더 상위에 있는 입시전형이 아닙니다.

저는 낮은 수시 성적을 가지고 남들처럼 수시에 집중하기보다는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시를 택했습니다. 그 뒤로는 제가 바꿀 수 없는 영역은 건드리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정시를 선택한 여러분도 지금껏 해왔던 만큼의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수능을 앞두고 불안해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유현희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22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