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다양한 생각을 가진 여러 나이대의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가치관을 형성하고 생각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생기부 기록 안 되는 외부 활동…그래도 중요한 이유
“생활기록부에 기록되지도 않는데 왜 하나요?” ‘외부 활동’을 하라고 하면 늘 이런 반응이 돌아옵니다. 맞습니다. 고입·대입에는 외부 활동이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외부 활동은 생각을 키워 줍니다. 학교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할 수 있는 경험은 한정적입니다. 직업이 교사인 사람들, 그리고 몇 살 차이 안나는 같은 지역 학생들과 국영수를 매일 공부할 뿐이죠. 다양한 생각을 가진 여러 나이대의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가치관을 형성하고 생각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했던 외부 활동들과 제가 얻은 것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먼저 어학연수입니다. 저는 5학년 때 방학 기간 두 달 간을 미국에서 보냈습니다. 영어를 배운 것도 좋았지만, 더 큰 수확은 한국 밖의 생활상에 대해 알게 된 점입니다. 지역 농산물 축제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장을 보러 가고, 근처 중학교에서 체육 캠프에 참여하는 경험은 여행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월마트에서 비닐봉지 하나에 물건을 오직 하나만 넣어 주는 것을 보고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경제학부에 진학하게 되었으니 돌이켜 보면 중요한 경험이었죠.

중학교 1학년 때엔 대학이 주최한 쓰기·말하기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쓰기 대회를 준비하며 나의 생각을 명료하고 간결하게 정리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이는 고입을 위한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말하기 대회 본선에도 진출해 수백 명 앞에서 발표를 해 보니 그 후로 면접을 보든 발표를 하든 떨리지 않았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는 영어로 진행하는 2박 3일간의 포럼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영어 때문에 자료 수집은 물론 글쓰기도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한번 왕창 깨져 보니 왜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지 깨닫게 됐습니다. 또 의욕적이지 않은 팀원들에게 화를 내곤 했는데,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때로는 화보다는 다독임이 필요하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중3 때는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수학영재원에 합격했습니다. 영재원에서 수학의 즐거움을 깨달았습니다. 수학에는 생각보다 깊고 다양한 분야가 있었고, 명제를 논리 정연하게 증명하는 것은 퍼즐을 푸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쉬는 시간에도 취미로 수학 문제를 푸는 똑똑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다 보니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습니다. 영재원에서 배운 심화 수학을 3년 동안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야무지게 우려먹을 수 있어 꽤나 대입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때로는 학교 밖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관심사와 상황에 맞는 활동을 찾길 바랍니다.

이지원 서울대 경제학부 22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