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歸去來辭 (귀거래사)
▶한자풀이
歸: 돌아갈 귀
去: 갈 거
來: 올 래
辭: 말씀 사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벼슬에서 물러나 자연으로 돌아감
- 귀거래사(歸去來辭)

도연명(陶淵明: 365~427?)은 위진남북조시대 동진(東晋) 말~남조(南朝) 송 초의 시인이다. 유토피아 무릉도원을 노래한 ‘도원화기’라는 불세출의 명작을 남겼다. 집 문 앞에 버드나무 다섯 그루를 심어놓고 스스로를 오류선생(五柳先生)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고 도교와 불교에 관심이 많아 관련 서적을 외고 다닐 정도였다. 좨주(祭酒: 국자감의 우두머리)로 벼슬을 시작해 참군(參軍)을 거쳐 팽택현령에 임명됐으나, 쌀 다섯 말 때문에 허리를 굽힐 수 없다며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죽을 때까지 벼슬하지 않고 살았다. 관직에서 물러나면서 유명한 시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썼다.

시골로 은거해 농사를 지었고, 평생 가난과 병에 시달렸지만 끝내 권세와 타협하지 않았다. 따스한 인간미와 담담한 기풍은 당시의 선비들이 즐겨한 유희 문학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기교를 부리지 않는 평범한 시풍이어서 당시에는 멸시에 가까운 평을 받았지만, 후에는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시풍은 당나라 맹호연 왕유 유종원 백거이 등을 비롯해 많은 시인에게 영향을 미쳐 중국 문학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

다음은 ‘귀거래사’의 내용이다.

‘자, 돌아가자. 숨 막히는 속세와의 인연은 끊어버리자. 이제 다시 벼슬에 올라 무엇을 더 얻으리. 따뜻한 피붙이들의 말을 귀히 여기고, 거문고 소리 들고 책 읽으며 수심을 날려버리자. 농부가 나에게 봄이 찾아오고, 서쪽 논밭에서 농사일이 시작됐다고 일러준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귀거래사’는 도연명의 시 제목으로 ‘고향으로 돌아감을 노래함’ 정도를 의미하지만, 벼슬에서 물러나 자연으로 되돌아감을 이르는 고사성어로 쓰이기도 한다. 시 제목이 동시에 고사성어처럼 쓰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귀거래사’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다. 세상 만물은 결국 돌아온 곳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