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경제 기사에서 어떤 숫자가 크다고 하면서 이를 GDP와 비교하곤 한다. 이런 기사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경제를 공부해야 한다.
지난달 30일 미국 애플의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3조달러를 넘겼다. 시가총액은 주식 가격에 유통주식 수를 곱한 것으로, 한 기업이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의 총합으로 이해할 수 있다.이를 두고 많은 언론에서 ‘3조달러면 국가로 따졌을 때 7위에 해당한다’고 소개했다. 국가별 국내총생산(GDP)으로 따졌을 때 6위인 영국(3조1589억달러)과 7위인 프랑스(2조9234억달러) 사이에 있으니 7등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GDP의 1.7배에 해당한다는 기사도 많았다. 그러나 이런 비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유량과 저량을 단순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량(flow)은 ‘일정 기간 동안’의 개념이다. “저는 한 달에 용돈을 10만원 받아요”라고 말할 때, ‘한 달’이라는 ‘일정 기간’ 개념이 들어가므로 용돈은 대표적인 유량이다. 반면 저량(stock)은 ‘어느 시점’의 개념이다. “저는 지금 지갑에 1만원이 있어요”라고 말하는 경우다. 한 달에 용돈을 10만원 받는 학생과 지금 당장 지갑에 용돈이 1만원 남아 있는 학생 중 누가 더 풍족한지 판단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시가총액은 ‘어느 시점’의 주가에 유통주식 수를 곱한 것이므로 저량 개념이고, GDP는 ‘일정 기간 동안 한 나라가 생산한 부가가치의 합’이므로 유량 개념이다. 따라서 시가총액과 GDP는 서로 비교할 수 없는 개념이다.
그러나 많은 경제 기사에서 어떤 숫자가 크다고 하면서 이를 GDP와 비교하곤 한다. 이런 기사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경제를 공부해야 한다.
김현지 생글기자(포항제철고 2학년)